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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피임약 광고, 예능형 콘돔 영상…性에 대한 새 시선
아이돌 피임약 광고, 예능형 콘돔 영상…性에 대한 새 시선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8.14 12: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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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거부감 낮추는 마케팅 노력 활발, 수용자 인식은 엇갈려

[더피알=안선혜 기자] “난 내가 선택해”라는 아이돌의 당돌함을 강조한 멘트가 피임약 광고의 현주소를 말해주는 것일까.

성(性)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빠르게 개방적이 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피임 관련 제품 광고들이 과거와 결을 달리해 대중 앞에 나서고 있다.

동아제약에서 출시하는 경구피임약 마이보라는 최근 걸스데이 유라를 모델로 기용, 국내 피임약 광고 역사에서는 전무했던 아이돌이 메인으로 등장하는 영상광고를 선보였다.

지난 2005년에도 걸그룹 SES 출신 유진이 한국쉐링과 1년 간 피임약 지면광고 계약을 맺은 바 있지만, 제품 광고가 아닌 캠페인성 광고였다는 점에서 차이가 난다.

이번 광고에서 유라는 즐겁게 데이트 하고 일에도 열정적인 여성으로 등장해 누구와 만나고 어떤 사랑을 할지는 자신이 선택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피임에 대해 숨기지 말고 당당하게 처신하자는 의미에서 솔직하고 당당한 이미지를 지닌 유라를 모델로 기용했다”고 밝혔다.

걸스데이 소속사인 드림티엔터테인먼트 관계자 역시 “가벼운 생각으로 광고를 수락하게 된 건 아니고 피임약이 숨겨야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해서 진행하게 됐다”는 입장을 전했다.

콘돔 브랜드 ‘바른생각’은 피키캐스트와 협업해 홈쇼핑 형식을 차용한 온라인 광고를 선보였다.

남녀 쇼호스트가 등장해 다양한 유형의 콘돔 제품들을 소개, 전문가로 등장하는 가짜 박사가 콘돔 착용법까지 상세히 일러준다. 온라인에서 소구되는 광고인만큼 곳곳에 유머 포인트를 심어 놓아 유쾌한 톤으로 그려냈다.

아울러 이 회사는 이달부터 ‘콘돔 피팅룸’이란 캠페인성 이벤트도 진행하기로 했다. 청소년들도 대상에 포함, 간단한 설문조사 후 샘플을 발송한다.

일동제약 에이리스도 최근 온라인을 통해 피임제품 광고 대열에 가세했다. 다소 앳돼 보이는 커플이 등장해 세 가지 상황을 선보이며 여성용 경구피임약 복용 시 걱정되는 우려들을 질문하고 상담사가 답해주는 내용이다.

해당 광고 역시 커플들의 귀여운 모습과 중간 중간 말장난을 통한 유머를 구사하며 전체 분위기를 가볍게 끌어간다.

경쾌함을 강조한 이같은 광고들은 피임약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기 위한 일련의 노력들로 보인다. 다소 껄끄러울 수 있는 성(性)에 대한 직접적 연상은 되도록 피하면서 발랄함으로 이미지 개선을 시도하거나 제품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처럼 피임 제품을 소구하기 위해 각 회사들이 보다 적극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지만, 광고 자체로 보면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다소 아쉽다는 전문가의 지적도 있다.

박재항 하바스코리아 전략부문 대표는 “제작진이 대중들의 수준을 너무 낮춰 잡았다는 느낌이 있다”며 “한때 출산억제 정책을 펼치면서 정부 차원에서 피임약에 대한 캠페인을 벌이며 권장했던 나라인데, 이들 광고들은 해석의 정도가 늦고 낙후됐다는 인상을 받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표는 “크리에이티브를 보다 상징적으로 녹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여름 시즌을 맞아 공격적으로 집행되는 이들 피임 제품 광고를 보는 소비자들의 시선은 여전히 엇갈린다. 덮어놓고 쉬쉬할 게 아니라 올바른 피임법을 알려야 한다는 의견과 무분별한 관계를 권장하게 될까 하는 우려가 공존한다.

또한 여성이 복용하는 경구피임약의 경우 호르몬을 조절하는 약제이다 보니 자칫 몸에 무리가 갈 수도 있는데, 피임의 책임을 남성이 아닌 여성에게만 전가하는 것 아니냐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와 관련, 동아제약 관계자는 “피임약이 호르몬 조절제는 맞다”면서 “사회적 이슈가 있으니 아무래도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지만 생리 주기 조절이라든지 좋은 점도 많다”고 전했다.

일부 피임약 광고 영상에는 다소 눈살을 찌푸리게 만드는 댓글들이 달리기도 한다. 등장하는 여성 모델을 성적 대상화시켜 희롱성 발언을 한다거나, 성행위 자체에 집중해 저속한 표현을 사용한 농담을 하는 식이다. 전달자의 세련됨과 수용자의 성숙함이 모두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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