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앱 147개 폐기 결정…68억 세금 낭비
공공앱 147개 폐기 결정…68억 세금 낭비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8.03.16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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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청 19억원 들여 만든 7개 시리즈 전량 폐기, 민간 앱과 유사해 퇴출되기도
공공앱 895개 중 147개는 폐기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폐기 될 앱을 만들고 관리하는데 각 행정기관이 사용한 비용은 68억원에 달한다. 출처: 플리커

[더피알=서영길 기자] 정부부처·지자체 등 각 행정기관에서 만든 공공앱 147개가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공연히 국민 세금 수십억원만 축내버리게 된 꼴이다.

행정안전부가 16일 내놓은 ‘2017년 공공앱 성과측정 및 정비 결과’를 보면 중앙행정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공공앱 895개 중 16.4%에 해당하는 147개에 대해 폐기 결정이 내려졌다. 또 나머지 앱 중 510개는 유지, 215개는 개선이 필요하다고 평가됐다.

지난해 895개 공공앱에 들어간 돈은 총 800억원이다. 이를 평균 계산하면 1개 공공앱을 개발하고 유지·보수하는 데 8900여만원의 세금이 투입된 셈이다. 이 중 폐기 예정이거나 이미 폐기된 앱에 쓴 비용만 해도 68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행안부 관계자는 “성과측정 결과 70점 중 40점 이하면 폐기 판정을 받는다. 이 같은 결과를 해당 기관에 통보하고, 이를 받아들이면 최종적으로 폐기 처리 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문화재청에서 내놓은 ‘내손안의 OOO’ 시리즈 앱 7개는 전량 폐기 처분된 것으로 조사됐다. 여기에 들어간 세금은 무려 18억7600만원이다. 폐기 결정이 내려진 전체 공공앱 금액(68억원)의 27.5%에 해당하는 수치다.

문화재청이 6억2700만원을 들여 만든 내손안의 덕수궁 앱 화면. 지난해 12월 폐기됐다.

문화재청은 ‘내손안의 덕수궁’(2013년 구축) ‘내손안의 경복궁’(2014년) 앱에 각각 6억2700만원, 5억2200만원을 들였다. 또 2016년에 만든 ‘내손안의 창덕궁’(구축비용 4000만원), ‘내손안의 창경궁’(1억8700만원), ‘내손안의 궁’(2000만원) 등의 앱도 1년여 동안 짧게 운영하다 퇴출됐다.

문화재청은 “이용률이 저조해 폐기하게 됐다”면서도 “다만 (국민 세금) 피해를 최소화 하기 위해 앱에서 사용하던 콘텐츠는 모바일 웹을 통해 계속해서 서비스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뿐 아니라 민간에서 만든 앱과 사용 면에서 유사해 폐기 예정된 공공앱도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 만든 ‘잇마트(eaTMart)’가 그것으로, 해당 앱은 지난 2016년 9월에 첫 선을 보였지만 행안부로부터 폐기 판정을 받고 곧 사라질 예정이다.

사업 시행에 있어 사전 조사가 면밀히 이뤄지지 않았기에 빚어진 촌극이다. 실제 잇마트와 같은 이유로 퇴출 결정이 내려진 공공앱은 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행안부 관계자는 “공공앱을 구축, 개발하기 전에 민간에서 출시된 유사한 앱이 있는지 각 행정기관에서 검토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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