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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한 가게는 숨겨져 있다 ①
힙한 가게는 숨겨져 있다 ①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5.03 14: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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힙(Hip)하고 핫(Hot)한 가게가 되기 위해 몇 가지 알아두면 좋을 팁.

하나, 간판을 없애거나 간판답지 않게 만든다.
둘, 가게의 입구를 찾기 어렵게 한다.
셋, 나만 알고 있는 공간이라는 기분을 선사하라.

[더피알=이윤주 기자] 런던 킹스크로스역 9와 3/4 승강장에 사람들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해리포터’에서 호그와트 마법학교로 통하는 웜홀이었기 때문이다. 머글(일반인)을 제외한 마법사들만 안다는 이 비밀의 문은 아직까지도 많은 관광객에게 의미 있는 공간으로 인식되며 사랑받고 있다.

이처럼 공간의 의외성이 주는 힘은 크다. 예상치 못했던 반전은 대상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고 특별하게 각인시켜준다. 이는 요새 SNS에서 뜨고 있는 가게들이 지니고 있는 공통점이기도 하다. 반전의 매력과 수고스러움을 모두 갖춘 카페, 펍, 레스토랑 등의 가게가 계속해서 생기는 이유다.

knock-knock, 여기가 맞나요?

익선동 ‘간판없는 가게’ 인스타그램 ‘no_ganpan’
익선동 ‘간판없는 가게’ 인스타그램 ‘no_ganpan’

익선동에는 ‘간판 없는 가게’라는 이름을 가진 곳이 있다. 실제로 간판은 없다. 심지어 가게에 들어서는 문도 장식장처럼 보여서 손님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든다. 실제로 첫 방문객들은 주방 창문을 열어 입구가 어디냐고 묻거나, 출입구를 못 찾고 돌아서게 되는 경우도 다반사라고.

정종욱 대표는 “맛있는 집은 간판이 없어도 찾아가기 마련”이라며 “맛이라는 본질에만 집중하고자 했다. 불필요한 것들은 필요 없다고 생각해 간판을 만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여전히 간판이나 안내문을 만들 계획은 없다. 다만 정 대표는 “작년 7월 개장했을 때만 해도 (간판이 없는 것이) 기존 정해진 룰에 역행하는 신선한 마케팅적 시도였는데, 요즘은 어느 순간 유행이 된 모습”이라고 덧붙였다.

도장·철물·인쇄소로 가득했던 서울 중구 을지로에도 최근 이러한 트렌드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저녁 시간이 되면 스마폰으로 지도를 보며 골목을 헤매는 젊은층 모습이 자주 목격된다. 이들을 안내해줄 간판 자리에는 이상한 표식이 붙어있거나 대충 휘갈겨 쓴 종이가 간판 역할을 대신한다.

을지로에 위치한 파스타집 ‘녁’은 조명을 이용해 녁임을 드러낸다. 노란색과 파란색으로 그라데이션 된 조명으로 해질 때의 바다와 하늘의 경계면을 표현한 것. 녁이라는 단어가 적힌 간판은 없지만 감각적으로 알아볼 수 있도록 힌트를 걸어뒀다.

익선동 ‘간판없는 가게’ 인스타그램 ‘no_ganpan’
익선동 ‘간판없는 가게’ 인스타그램 ‘no_ganpan’

공동대표 3명 중 총괄을 맡은 백승민 대표는 “녁은 녘의 오탈자이다. 우리는 비표준을 지향한다”며 “회사에 다닐 때 ‘하지 말라’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을지로 근처에는 회사가 많아 이들에게 비표준화 된 공간에서 새로운 경험을 주고자 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용산구 해방촌에도 알 사람은 다 안다는 성게 음식점이 있다. 간판이 없는 대신 야채가게 옆에 있어서 ‘해방촌 야채가게’라는 이름이 붙었다.

외관은 4가지 모양의 나무문짝이 나란히 붙어 있는 게 전부. 이곳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은 그냥 지나쳐버리기 십상이다. 그리고 다녀온 사람들 사이에선 얼핏 가정집인지 연탄집인지 몰라 쉽게 문을 열기 어렵다는 후기가 이어진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실례합니다. 혹시 여기가..”라고 묻게 된다고.

<②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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