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록달록 리본에 ‘건강’을 묶어…
알록달록 리본에 ‘건강’을 묶어…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4.09.26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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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본(Re-Born)’ 위한 리본 캠페인 활발

[더피알=조성미 기자] 질병에 관한 인식을 제고하고 조기진단을 통해 발병률을 낮추기 위한 헬스 커뮤니케이션은 대중들에게 친근하게 다가서는 것이 중요하다. 그 일환으로 최근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가 큰 주목을 끌기도 했다. 루게릭병(근위축성측삭경화증)을 알리고 환우들을 위한 모금활동이라는 ‘의미’를 얼음물을 맞는 ‘재미’있는 행위에 담아냄으로써 많은 이들의 동참을 이끌어낸 성공 사례이기 때문이다.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대중에게 다가서는 무기로 재미를 택했다면, 대중과 함께 호흡하기 위해 익숙한 상징물을 선택한 헬스 커뮤니케이션 활동도 있다. 바로 ‘리본 캠페인’이다.

리본 캠페인은 대중들에게 낯설고 무섭게만 느껴지는 질병이나 질환에 대해 제대로 된 정보를 알리고 편견을 없애, 조기 검진을 통한 발병율 및 사망률을 줄이기 위한 활동이다.

현재 진행 중인 리본 캠페인은 핑크리본(유방암), 블루리본(전립선암), 레드리본(에이즈), 골드리본(대장암과 요실금), 퍼플리본(자궁경부암), 노란리본(폐암), 실버리본(중·장년층 남성질환), 레이스리본(골다공증), 레드튤립(파킨슨병) 등과 같이 특정 질병이나 질환을 연상시킬 수 있는 컬러를 통해 전개되고 있다.

이렇듯 리본 캠페인은 그 이름에 맞게 색색의 리본을 통해 질병의 증상을 알리고, 사람들이 가진 편견을 깨는 데 주 목적을 두고 있다. 병의 증상에 대해 알림으로써 발병 시 즉각 병원을 찾고 치료를 통해 발병률과 사망률을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헬스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캠페인에 활용되는 리본의 의미에 대해 이병일 더 커뮤니케이션즈 엔자임 공익마케팅본부장은 “리본 캠페인은 먼저 브랜드적인 의미로 다시 태어난다는 ‘리:본(Re-Born)’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며 “여기에 긍정적인 효과 즉, 조기발견이나 검진, 회복 등을 선사하는 의미를 담아 사람 간에 전달함으로써 계속 능동적으로 확산되는 속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리본은 캠페인을 대변하는 ‘물리적인 증거물(Physical Evidence)’로써 개개인이 부착하거나 선물하거나 달아주는 의식 등으로 직접적으로 참여(En­gagement)시키는 수단이 된다”며 “동시에 함축된 의미를 홍보하는 기능과 가치집약적인 기념품으로 기금마련에 활용되는 펀드레이징의 아이템으로도 확장될 수도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다목적의 역할을 리본이라는 한 가지 아이템으로 일관되게 소화할 수 있는 장점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단순화된 의미를 통해 대중 접점에서의 확장성 측면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30년 역사의 ‘핑크리본’ 캠페인

리본 캠페인 가운데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은 유방암 인식 제고를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이다.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계획한 핑크리본 캠페인은 1985년 미국에서 처음으로 전개했다. 그리고 1990년 초 핑크색 리본을 ‘유방암 예방의 달’ 상징물로 정하고, 1991년 가을 뉴욕에서 유방암 생존 환자의 레이스를 개최하면서 주최 측이 참가자들에 핑크리본을 나누어 준 것이 기원이 됐다.

이후 전 세계적으로 유방암을 표현하는 ‘상징’으로 쓰이게 된 핑크리본은 다양한 모티브로 활용되면서 질환 캠페인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전통적으로 여성적 색상인 핑크 컬러의 리본이 유방암 극복의 희망과 환자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는 주요한 상징이 된 것이다.

핑크리본은 공익단체·기업·미디어 등에 의해 유방암을 상징하는 매개체로 지속적으로 노출되며 대표적인 리본 캠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또 현재는 질병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예방과 초기 진단 방법을 교육하고 연구 지원 비용을 모금하는 캠페인이 전 세계로 확대됐다.

특히 비영리단체와 정부기관, 의료진이 유방암 예방을 증진하기 위해 적극 협력하고 있는 가운데. 2000년대에 접어들며 세계적인 화장품 기업인 에스티로더가 핑크리본 캠페인에 참여하며 기업들의 동참도 활발해졌다.

▲ 핑크리본 캠페인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에스티로더 컴퍼니즈가 지난해 선보인 유방암 캠페인 포스터, 아모레퍼시픽과 한국유방건강재단의 ‘2013 핑크리본 사랑마라톤’, 한국유방암학회가 개최한 ‘2012 핑크리본 합창제’의 모습.

국내에서는 아모레퍼시픽을 필두로 여러 기업이 캠페인의 뜻에 동참하면서, 유방암 인식의 달인 10월에는 온 세상을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다. 유방암과 관련된 제약사나 의료단체는 물론, 여성 소비자를 주 타깃으로 하는 에스티로더 컴퍼니즈와 아모레퍼시픽을 비롯한 화장품 업계, 한국GM·넥센타이어·불스원 등 자동차 관련 업계와 네오플램·탐앤탐스·갤러리아백화점 등 유통·소비 업계에 이르기까지 많은 기업들이 기념행사나 핑크색을 모티브로 한 기념 제품 출시 등 다양한 방법으로 캠페인에 동참한다.

그 중 대표적인 프로그램이 아모레퍼시픽이 진행하는 ‘핑크리본 사랑마라톤’이다. 2001년 시작된 이 행사는 국내 최대의 핑크리본 캠페인 행사로 총 5개 지역에서 매년 4월 시작해 10월 서울 대회로 대미를 장식한다. 참가비 전액이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돼 저소득층 유방암 환우의 수술치료비로 지원된다.

많은 기업들이 핑크리본 캠페인에 뜻을 같이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핑크리본에 대한 저작권이나 소유권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어서 누구나 자유롭게 동참할 수 있다는 데 있다.

핑크리본 캠페인은 한국유방암학회가 주관하지만, 학회와 함께 하지 않고 기업이 자체적으로 이끌어 가는 프로그램과 공신력을 위해 학회와 기업이 함께 진행하는 프로그램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렇게 다각도로 캠페인이 활발히 전개됨에 따라 핑크리본 캠페인을 인지하고 참여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늘어나고 있는 것은 물론, 유방암 조기 발견과 치료에서도 큰 효과를 거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유방암학회가 발간한 <2013 유방암백서>에 따르면 1996년 3801명으로 집계된 유방암환자는 2010년에 1만6398명으로 증가, 14년 사이에 약 4배가 늘어나 한 해 유방암 발생 환자 수 1만5000명을 넘어섰다. 빠르게 높아지는 유방암 발병률에 따라 2001년 보건복지부가 국립암센터 및 관련 전문학회와 공동으로 선정한 5대암에 포함될 정도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암이 됐다.

이에 한국유방암학회는 유방암 조기 검진을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을 전개, 실질적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11년도 유방암 수검율은 51.5%로, 5대암 검진 수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유방암 검진으로 발견된 유방암의 경우, 증상 발견 후 진단된 유방암에 비해 좀 더 좋은 예후 인자를 가진 경우가 많고, 사망률이 낮은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경우 최근에는 전체 유방암의 60%가 낮은 병기를 보이고 더불어 98%의 높은 생존율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나 유방암 검진의 효과 및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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