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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 시리즈’ 어디까지 갈래?
‘허니 시리즈’ 어디까지 갈래?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5.05.22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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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을 뒤흔든 단맛, 스낵군 넘어 전방위 확산

허니버터팩, 허니버터아몬드, 허니버터마카다미아, 허니버터 핸드폰케이스…. 달콤하면서 짭조름한 풍미를 뽐내는 감자칩 하나에 온 대한민국이 열광했다. 해태제과 허니버터칩이 만들어낸 돌풍에 웃음을 짓는 진정한 승자는 누가될까?

▲ (사진자료: 플릭커)

[더피알=안선혜 기자] “한 번도 못 먹어 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

집 앞 마트, 편의점을 누비며 ‘여기 허니버터칩 있어요?’를 되풀이하게 했던 주인공, 허니버터칩과 관련된 어록이다. 기존에는 없던 달콤하고 짭조름하면서도 고소한 맛을 복합적으로 내는 감자칩에 보낸 일종의 찬사인 셈이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이후 SNS를 중심으로 입소문을 타더니 어느새 품귀현상을 빚으며 귀하신 몸이 된 이 스낵은 경기 침체 여파 속에서도 제과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수개월 간 이름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 제과만이 아니다. ‘허니버터’란 단어 자체가 유행이 된 듯 화장품, 폰케이스 등 온갖 상품이 허니버터 이름을 달고 출시되는 모습을 어렵잖게 볼 수 있다.

글로벌 정보분석 기업 닐슨코리아의 ‘2014년 하반기일용소비재(FMCG)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 스낵류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4.2%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해 12월 기준 해태제과 허니버터칩,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터드, 오리온 포카칩 스윗치즈맛 제품이 생포테이토칩 시장 전체 판매액의 32.7%를 차지하면서 ‘허니버터칩 발(發)’ 돌풍으로 생겨난 달콤한 감자 스낵류가 스낵 시장 자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식품 넘어선 허니 열풍

허니버터칩의 열기를 전달받아 ‘허니’란 이름표를 붙이고 출시된 스낵 종류만도 열 손가락으로 다 꼽기 힘들 정도다. 경쟁사인 농심에서 지난해 12월 ‘수미칩 허니머스터드’를 출시한 데 이어, 오리온도 올 2월 ‘오!감자 허니밀크’를 출시하면서 허니 시리즈 열풍을 이어갔다.

오리온의 경우 허니버터칩보다 한 달 가량 앞서 달콤감자 시리즈인 ‘포카칩 스윗치즈’를 출시했으나, 초기 큰 주목을 받지 못하다가 허니버터칩이 입소문을 타면서 대체상품으로 덩달아 수혜를 누렸다. 롯데제과도 기회를 놓치지 않고 ‘꿀먹은 감자칩’과 ‘꼬깔콘 허니버터맛’을 선보였다.

▲ 허니를 주제로 출시된 다양한 제품들.

편의점 및 대형마트들도 자체브랜드(PB) 상품을 내놓으며 허니 열풍에 가세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가 각각 ‘달콤감자 왕버터’와 ‘케틀칩’을 선보였고, 편의점 CU와 세븐일레븐은 ‘리얼감자 스위트허니’와 ‘허니버터 감자스틱’ 등을 출시했다.

해태제과는 생산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자 ‘자가 복제품’도 만들었다. 올해 ‘허니통통’과 ‘자가비 허니 마일드’ ‘허니콘팝’ ‘구운감자 허니치즈’ 등을 차례로 내놓으면서 시장 수성에 나선 것. 공장을 풀가동시키고 있음에도 절대적인 생산량이 경쟁사를 따라잡지 못하면서 내놓은 고육지책이다.

허니버터칩 열풍 덕에 국내 제과업계는 활기를 되찾았다는 평가다. 과대 포장 문제와 값싼 수입과자들의 공세로 위축돼 있던 시장이 모처럼 활력을 얻었다는 것. 오리온의 경우 지난해 포카칩 매출이 1300억원을 돌파하면서 스낵 단일브랜드 최고 매출을 경신했다.

허니 열풍에 신난 건 제과업계만이 아니다. 맥도날드는 약 열흘 한정이었지만, 지난 2월 말부터 ‘허니버터맛 후렌치후라이’를 출시했고, 롯데리아는 3월부터 양념감자 허니버터맛을 판매하고 있다. 화장품업체 미샤는 지난 1월부터 허니버터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어필하는 성분 또한 허니버터칩과 동일하게 국내산 아카시아 벌꿀과 프랑스산 고메버터다. 상품 출시 15일만에 누적 판매량 1만개를 돌파할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다른 화장품업체인 스킨푸드도 지난해 11월 ‘로열허니 프로폴리스 에센스’와 ‘로열 허니 커버 바운스’ 등을 내놓으며 허니 마케팅에 나섰다.

재주는 허니버터칩이 부리고 돈은 왕서방이?

견과류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업체인 길림양행은 ‘허니버터아몬드’로 최근 유명세를 타고 있다. 이 역시 SNS를 타고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최근 SNS에서 허니버터 시리즈의 끝판왕 격으로 주목받고 있는 건 나라통상의 ‘허니버터 마카다미아’다.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황’ 사건으로 유명세를 탄 마카다미아에 허니버터 맛까지 더해 인기를 얻고 있다. 그야말로 유명 아이템의 총집합이다.

▲ 인스타그램에서 '#허니버터칩'을 검색했을 때 나오는 다양한 게시물들.

물론 이런 아이템들이 반짝 인기에 영합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돋보이는 아이디어나 연구개발 노력 없이 그저 기존 인기에 묻어가려 한다는 데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허니버터칩 덕분에 다른 브랜드들이 어부지리를 누리는 것 같다”며 “공장 생산량이 안 되다보니 허니버터는 항상 없고, 대체 상품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 1월 달콤한 감자칩 시장의 후발주자인 농심의 수미칩 허니머스터드가 월 매출 1위를 차지한 가운데 원조격인 허니버터칩은 6위를 차지(AC닐슨코리아 자료 기준)하는 데 그쳤다. 시장의 활력은 허니버터칩이 불어넣고, 이익은 공급에 여력이 있는 다른 회사들이 챙긴 셈이다.

다만, 지난 4월 말 해태제과는 1분기 매출 집계결과에서는 허니버터칩이 184억원의 매출을 달성하면서 농심 수미칩 허니머스타드(130억원)와 새우깡(114억원)을 제치고 스낵시장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고심 끝에 해태제과는 지난 4월 허니버터칩 생산 공장 증설을 결정하기도 했다. 현재 허니버터칩의 최대 생산량은 매월 75억원 정도로, 새로운 공장이 2016년 완공되면 공급량을 2배(월 150억원) 정도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해태제과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존재한다. ‘제2의 꼬꼬면’이 될 수도 있다는 노파심이다. 한국야쿠르트는 지난 2011년 꼬꼬면의 인기가 치솟자 5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증설하고 팔도로 법인까지 분리했지만, 반짝 인기에 그치면서 투자 손실을 고스란히 떠안은 적이 있다.

업계 다른 한 관계자는 “꼬꼬면도 세 달 정도는 품귀현상을 겪었다”며 “수요와 공급이 맞지 않아서 그럴 뿐 공장이 증설됐을 때까지 인기가 지속된다는 보장이 없다”고 경고했다.

허니버터칩 열풍=희소성+SNS

브랜드 전문가인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허니버터칩을 둘러싼 이 같은 열풍이 희소성(exclusivity)에서 출발했다고 봤다. 김 교수는 “희소하기 때문에 ‘득템(아이템을 얻다)’한 소비자가 SNS를 통해 주변인들에게 자랑하게 됐고, 이게 재밌는 글 또는 사진과 결합되면서 단순히 희소한 제품이 아니라 즐거움을 주는 제품으로 인식될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다만, 허니버터를 소재로 한 유사 상품들이 쏟아지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했다. “초기에는 시장전체에 대한 수요(primary demand)가 높아질 수 있고, 단기적인 유행(fad)이 아니라 일종의 트렌드(trend)를 만들 수 있기 때문에 해태제과에도 도움이 될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신선함이 단기간에 사라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식상하고 지루하다고 생각되는 순간 식품과 같은 경험적 콘셉트의 브랜드는 생명을 다하게 되는데, 유사 제품이 만연할 경우 신선함이 쉽게 떨어지게 된다는 설명이다.

허니통통과 같이 해태제과 자체 내에서 생산하는 자매 제품의 경우도 “단기적으로는 수익 창출에 도움이 되겠지만, 허니버터칩 측면에서는 수명기간이 짧아질 수 있는 우려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고 전했다.

반면 해태제과는 성공을 자신하는 모습이다. 공장 증설도 신정훈 해태제과 대표이사가 합작파트너인 일본 가루비사를 적극적으로 설득해 이뤄낸 결과인 데다, 허니버터칩 효과로 인해 올해 1000억원 이상의 매출 증가와 41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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