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 ‘삼성전자역’ ‘LG역’ 생겨날까
지하철에 ‘삼성전자역’ ‘LG역’ 생겨날까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12.15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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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지하철 1~8호선 병기역명 판매 시범 시행

[더피알=문용필 기자] 어쩌면 서울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은 ‘삼성전자역’ ‘LG역’ 같은 기업이름이 들어간 역명을 조만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서울시가 지하철 역사명을 판매하기로 했다. 물론, 기존의 역명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주 역명은 그대로 두고 병기되는 역명만 판매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1호선 청량리역이 ‘서울시립대입구역’ 5호선 광화문역이 ‘세종문화회관역’으로도 불리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 서울시가 시범적으로 지하철 1~8호선 10개 역사를 대상으로 병기역명을 판매하기로 했다. 사진은 병기역명인 '서울시립대입구'가 표시된 청량리역 승강장. ⓒ뉴시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지난 2013년 서울시정과 관련한 컨설팅을 받았는데 (당시 역명을 판매하면) 도시철도 운영기관들이 부대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대학이나 기업 이름을 지하철역에 병기하기 원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일단 서울시는 서울메트로가 관리하는 1~4호선과 서울도시철도공사가 관리하는 5~8호선을 대상으로 각각 5개역씩을 선정해 시범적으로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2월까지 (역을) 선정할 것”이라며 “10개 역을 시범운영해보고 추후 확대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역명판매의 대상이 되는 기업은 해당 역사에서 500m 이내에 위치한 곳을 기본으로 한다. 적절한 대상자가 없을 경우에는 1km 이내까지 확대 가능하다. 계약기간은 3년이다.

이에 따라 공공기관이나 상징성있는 랜드마크가 아닌 민간기업의 이름이 역명으로 병기되는 것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 본사 사옥이 위치한 강남역의 경우에 ‘삼성전자역’으로도 표시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지하철은 많은 시민들이 이용하는 대표적인 대중교통수단인 만큼, 기업 브랜드 인지도 확산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청량리역처럼 기존에 병기된 역명이 있는 경우는 제외가 된다. 아울러 서울시는 공공성에 훼손될만한 기관이나 기업명은 심의위원회를 통해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 내려질 경우 배제할 방침이다.

서울시는 내년 3월 입찰공고와 계약을 거쳐서 해당 5개역의 병기역명을 확정하고 4월 중 표지판이나 지하철 음성안내, 노선도 등에 새로선정된 역명을 반영하는 작업에 들어간다.

판매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의 도시특수성이 있기 때문에 얼마가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역별로 많은 차이가 있을 것이다. 원가산정 용역을 한 뒤 그 금액을 토대로 기본가격을 정한 후 최고가 입찰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부대수익을 창출한다는 명분이 있기는 하지만 부정적인 여론도 일 것으로 보인다. 주역명은 그대로 둔다고 하지만 안내방송과 표지판에도 표시된다는 점에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공공재인 지하철의 역명을 돈을 받고 판다는 점에서도 상업성 논란에서 자유롭긴 힘들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목적지가 역명에 병기될 경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며 “서울시민 1154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67.4%가 찬성의견을 나타냈다”고 말했다.

아울러 “1년정도 시범으로 시행해 본 후 문제점이 있다면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서 보완가능한 부분은 보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부산지하철과 대구지하철 등에서는 이미 병기역명을 유상판매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타 도시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평균(판매)금액이 적게는 2000만원에서 많게는 5000~6000만원 정도”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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