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케이블 싸움에 애먼 광고주만 ‘똥줄’
지상파-케이블 싸움에 애먼 광고주만 ‘똥줄’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6.01.15 1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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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송출 중단 겨우 막았지만...갈등 불씨는 여전

[더피알=안선혜 기자] MBC 광고송출 중단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맞을 뻔한 케이블SO(종합유선방송사업자)와 지상파 간 기싸움이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

양쪽은 VOD공급 문제로 갈등을 빚다 15일 지상파방송이 케이블TV에 VOD 공급을 재개하면서 MBC 채널 광고 송출 중단 계획을 취소했다.

앞서 지상파방송 3사(KBS, MBC, SBS)는 지난 1월 1일부터 케이블 가입자 대상 신규 VOD 공급을 중단했다. 재송신 계약을 맺지 않은 개별 SO들에게는 VOD를 공급하지 말아달라는 요구를 거절했다는 이유에서다.

▲ 지난 13일 열린 비상총회에서 so대표들이 결의문을 낭독하고 있다. ⓒ뉴시스

재송신은 지상파 방송의 신호를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받아 가입자에게 실시간으로 전송하는 행위로, 안테나만 있으면 누구나 신호를 잡아 볼 수 있는 지상파 특성을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부당하게 이용한다는 것이 지상파 측의 주장이다.

전체 지상파방송과의 협상이 난항을 겪었음에도 유독 MBC와 갈등이 두드러진 건 “MBC가 지상파를 대표해 그간 SO들과 협상해왔다”는 게 한국케이블TV협회 측의 설명. 다만, 한국방송협회와 MBC 측은 각 사별로 개별적인 협상이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한국케이블TV협회는 <더피알>과의 통화에서 “VOD든 지상파 재송신이든 이 문제들과 관련해서 MBC가 대표적으로 나서 왔다”고 말했다.

양측은 일단 시청자 불편을 준 것에 대해 공동으로 사과의 뜻을 전하고, 이달 말까지 VOD 서비스 대가 산정 등을 위한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다.

급한 불은 껐지만 광고주들은 상황이 어떻게 돌변할 지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광고업계는 MBC 광고 송출 중단이 예고되면서 광고 집행 여부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예정된) 광고를 빼야 하나 말아야 하나 이런 이야기를 했다”며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속된 말로 똥줄이 탔다. 무한도전 같은 킬러 콘텐츠에 배치한 광고주는 이게 무슨 일이냐는 심정이었고 내부적으로도 계속 모니터링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다만 또다른 관계자는 “케이블로 MBC를 보는 시청자의 비율이 신경이 안 쓰일 정도는 아니나 크지도 않기에 광고를 뺄지 큰 고민은 하지 않았다”고 크게 동요하지 않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와 관련, 광고회사 한 관계자는 “광고주 규모에 따른 온도 차는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면서 “과거 유사 사례들을 찾아보며 케이스스터디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단 케이블TV에서 VOD 서비스가 재개되며 파국은 막았지만 향후 협상에 있어서도 난항이 예상된다.

지상파방송과 케이블SO 간 여전히 상반되는 입장을 내보이며 삐그덕거리고 있기 때문. 실제 MBC 측이 협상 후 케이블TV 측이 사과했다는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배포한 데 대해 협회 측이 반발했고, 이후 공동보도 자료를 다시 내보내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TV협회 관계자는 “사과하면 시청자들에게 해야지 지상파에 할 이유가 없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지상파 측의 얘기를 들으면 상황이 더 녹록치 않음을 짐작할 수 있다. MBC 관계자는 <더피알>과 통화에서 “케이블TV협회가 협상테이블에 오를 자격은 없다. 계약을 맺는 주체는 각 법인”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를 배제하고 재송신 계약을 맺지 않은 개별 SO들은 VOD 제공 대상에 포함시키지 않겠다는 뜻이 읽히는 대목이다. 중소SO들까지 안고 가려는 게 협회 측의 기존 입장이었기에 논란은 계속 진행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광고 중단 사태에 대한 광고주들의 우려와 관련해서는 “관련 부서에서 준비를 했던 사항”이라고 밝혔다. 과거 유사한 상황에서는 보너스 광고를 덧붙이거나 단가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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