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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체험’ 그 너머의 몰입감, VR
‘간접체험’ 그 너머의 몰입감, VR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2.29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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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업계 화두로 급부상…광고에도 접목 시도 계속돼

[더피알=문용필 기자] 한파가 몰아치면 자연스레 따뜻한 휴양지를 떠올리게 된다.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없는 소시민들에겐 꿈같은 일이다. 하지만 굳이 비행기 티켓을 사지 않아도 바로 눈앞에서 남국의 파란 풍광이 펼쳐진다면 어떨까.

ICT산업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는 ‘VR기술’을 통해서라면 더 이상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 그리고 VR이 가져다주는 상상 이상의 몰입감은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광고·마케팅 분야에서 충분히 탐을 낼만한 ‘블루오션’이다.

VR(Virtual Reality)은 말 그대로 ‘가상현실’을 의미한다. 서동일 볼레크리에이티브 대표(前 오큘러스VR 한국지사장)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는 새로운 세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 VR콘텐츠 시장의 강자로 떠오르고 있는 스코넥엔터테인먼트의 최정환 부사장은 “현실과 단절돼 있지만 데이터로 이뤄진 또 하나의 공간”이라며 영화 ‘매트릭스’에 등장하는 가상의 세계를 그 예로 들었다.

종종 증강현실(AR, Augmented Reality)과 VR을 혼동하는 경우도 있다. 이에 대해 최 부사장은 “AR은 실제 현실에 데이터로 이뤄진 가상의 환경 등을 덧댄 것”이라고 차이를 설명했다. 쉽게 말해 AR은 현재의 세계를, VR은 현재를 벗어난 세계를 기반으로 한다. (관련기사: 기술로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불과 몇 년 전 만해도 ‘미래기술의 영역’으로 여겨졌던 VR은 어느새 소비자들 곁에 성큼 다가섰다. 가장 큰 이유는 VR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디바이스의 보급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헤드셋처럼 머리에 착용하는 HMD(Head Mount Display) 등 VR기기들은 그간 높은 가격으로 인해 얼리어답터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던 것이 사실. 하지만 최근 가격을 확 낮춘 HMD 들이 시장에 속속 출시되고 있다.

일례로 지난해 11월 출시된 삼성전자 ‘기어VR’의 출고가는 약 13만원. 같은 해 2월 판매를 시작한 전작의 가격(약 25만원)과 비교하면 거의 반으로 낮아졌다. ‘폭풍마경’ 같은 중국제 HMD는 10만원이 안 되는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구글의 ‘카드보드’는 비록 골판지로 만들어졌지만 단돈 2만원 정도면 VR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제품이다.

뿐만 아니다. 유수의 글로벌 IT기업들이 보다 대중화된 VR기기를 선보일 채비를 하고 있다. 올해가 ‘VR 대중화의 원년’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라고 서동일 대표는 전했다.

얼마 전 폐막한 세계 최대규모의 모바일 전시회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 2016’에서도 VR 열풍이 거셌다.(관련기사: 스페인서 ‘VR대전’ 예고한 삼성-LG) 국내 모바일 제조사 양강인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VR카메라 ‘기어360’과 ‘LG 360캠’을 발표했다. LG전자는 HMD 기기인 ‘LG 360 VR’을 내놓기도 했다. 대만의 HTC와 일본의 소니도 VR기기를 선보여 시장경쟁을 가속화시켰다.

페이스북의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삼성전자의 언팩 행사에 등장해 VR에 대한 페이스북의 남다른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 지난 21일 열린 삼성전자의 언팩행사에서 vr기기를 착용하고 행사를 즐기는 참가자들. 삼성전자 제공

VR시장 규모도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다. 영국의 투자기관인 ‘디지캐피털’은 지난해 발표한 자료를 통해 올해 전 세계 VR과 AR산업 규모를 약 50억달러로 추정하면서 오는 2020년에는 VR산업에 한해서만 300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미래창조과학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VR시장의 규모는 2014년 6768억원에서 2020년에는 6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가상으로 즐기는 신혼여행

VR산업의 성장세가 두드러지고 덩달아 관심도 증가하고 있지만 정작 소비자들이 즐길 수 있는 VR콘텐츠는 아직 빈약한 것이 현실이다. 특히나 무료로 접할 수 있는 콘텐츠는 상당히 한정돼있다. 김형택 마켓캐스트 대표는 “대부분의 VR콘텐츠가 파노라마 형태에 집중돼있으며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거나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콘텐츠는 부족한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VR의 대중화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어쩌면 이는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최정환 부사장은 “VR시장의 큰 파이가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콘텐츠 수도 적을 수밖에 없다”며 “수많은 콘텐츠 회사들이 미래가 불확실한 VR산업에 뛰어들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바꿔 생각해보면 VR콘텐츠 시장이 미완의 영역, 즉 블루오션으로 남아있다는 의미도 된다. 비단 영화나 게임 같은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한정되는 이야기가 아니다. 광고나 마케팅 분야에서도 완성도 높은 VR콘텐츠를 선보인다면 적지 않은 효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국내외를 막론하고 광고·마케팅에 VR기술을 접목하려는 시도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서동일 대표는 세계적인 호텔체인 ‘메리어트’를 대표적인 사례로 꼽았다. 메리어트는 지난 2014년 유튜브에 ‘런던과 하와이로 가는 가상 신혼여행’이라는 동영상을 게재했다. 이 영상은 신혼부부들이 HMD를 착용하고 런던과 하와이의 풍경을 실감나게 체험해보는 이벤트를 담았다. 메리어트는 ‘VR포스트 카드’ 등 관련 영상들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김형택 대표는 최근 진행된 니베아의 ‘두번째 피부(The Second Skin)’ 프로젝트를 소개하기도 했다. 스페인과 파라과이라는 물리적 거리 때문에 쉽게 만나지 못하는 한 모자(母子)의 이야기다. 

니베아는 이들에게 HMD와 인공피부를 장착시키고 마치 눈앞에서 서로의 피부를 만지는 것 같은 느낌을 선사했다. 파라과이에 있는 줄로만 알았던 아들이 실제로 등장하자 어머니는 감격의 눈물을 흘린다. 감동과 호기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은 셈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테마파크인 에버랜드의 인기 놀이기구 ‘호러메이즈’와 ‘T익스프레스’를 VR로 체험해볼 수 있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단순히 HMD를 착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4D체험이 가능한 시뮬레이터 버스를 동원해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체험에 나선 한 소비자는 “실제로 테마파크에 있는 듯한 경함과 짜릿한 스릴감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호평했다.

스코넥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선보인 탄산음료 ‘환타’의 광고는 국내 VR광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을 수 있다. 환타의 ‘리그 오브 레전드’ 스페셜 패키지 출시를 기념해 만들어진 이 광고를 보면 다양한 맛의 음료캔들이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그래픽이 눈앞에서 펼쳐진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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