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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송 전쟁! 감동을 경험시켜라
배송 전쟁! 감동을 경험시켜라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6.04.29 09: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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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고객과의 서비스 접점...차별화 포인트 톡톡

#1. 점심 먹고 주문한 책을 퇴근 후 집에서 읽을 수 있다. #2. 회사 건물 1층에 위치한 편의점에서 도시락과 컵라면을 배달시켜 먹는다. #3. 집에 아무도 없을 때 도착한 택배, 하지만 배송기사가 현관 앞에 고이 놓인 상자를 사진으로 찍어 전송해준다. 배송전쟁이 만든 요즘의 풍경이다.

 

 

 

[더피알=조성미 기자] 알라딘은 최근 주문 당일 도서를 받아볼 수 있는 당일배송 주문시간을 서울 기준으로 오후 2시에서 3시로 한 시간 연장했다. 거점지역의 주문시간 역시 기존 오전 10시에서 11~12시로 확대했다. 이를 위해 알라딘은 당일배송 전담 인력의 여타 업무를 완전히 없애 해당 서비스의 질을 높일 계획이다.

알라딘이 이 정책을 발표하자 경쟁사인 예스24 역시 곧바로 당일배송 주문시간을 연장했다. 주문 가능 시간 확대를 비롯해 물류 서비스 안정화에 지속적으로 힘쓰고 있다는 예스24 측은 “고객들에게 더욱 편리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당일배송 서비스를 확대 운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이들 모습은 현재의 배송경쟁이 얼마나 치열한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실제 온라인서점 업계 외에도 맥도날드의 ‘맥딜리버리’를 시작으로 한 패스트푸드 업계의 햄버거 배달경쟁부터 일부 아이스크림 전문 매장의 배달 서비스 시험 운영 등 포화된 시장에서 배송이 하나의 전략적 무기로 떠올랐다.

이는 비단 국내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미국 최대 전자상거래업체 아마존은 ‘배송시간 zero’를 목표로 유통채널의 수직적 통합을 통해 외부업체에 맡기던 배송을 직접 함으로써 고객과의 약속을 더 철저히 지키려하고 있다.

김지헌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아마존은 항공기를 직접 임대하고 선박업체를 인수하거나 심지어 3D프린터를 탑재한 차량을 운영함으로써 배송과 제품 제작을 동시에 진행하기도 한다”며 “고객이 주문하기도 전에 미리 데이터분석을 통해 고객과 가까운 물류센터로 제품을 옮겨놓는 예상배송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스마트물류 스타트업 로지스틱사이언스의 최효석 대표는 “물류산업은 오랫동안 큰 혁신이 없다가 최근 몇 년 새 미국에서 아마존이나 애플 등의 IT기업들이 물류와 IT를 결합하면서 상당한 생산성 향상을 이룬 것을 토대로 국내에서도 이른바 ‘스마트 물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고 이야기한다.

O2O 발달과 물류 혁신

기업 입장에서도 물류 혁신을 통해 서비스 비용과 만족도를 향상 시킬 수 있으니 제품 혁신과 마찬가지로 큰 관심을 둬야 하는 영역이 됐다는 것이다.

특히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스타트업 열풍의 핵심은 우버(Uber), 에어비앤비(AirBnB) 등 O2O 플랫폼 비즈니스다. 마찬가지로 물류업계에서도 O2O 서비스가 크게 성장하고 있다. 우버는 택시를 넘어 신선식품(UberFresh), 화물(UberCargo) 등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고, 대만의 고고밴(GoGoVan) 등 많은 물류 스타트업들이 성공적으로 비즈니스를 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한 O2O 서비스의 성장이 배달 서비스 다양화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세탁물을 수거해 원하는 시간에 다시 가져다주거나 정기적으로 화장품, 꽃 등을 받아볼 수 있는 등 곳곳에 퍼져있는 고객과 서비스 제공자를 이어주는 앱을 기반으로 품목 제한 없이 다양한 배달 서비스들이 등장하는 추세다.

다양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의 ‘배민프레시’가 지난 설에 선보인 명절음식 기획전.
다양한 음식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배달의민족의 ‘배민프레시’가 지난 설에 선보인 명절음식 기획전.

 

가장 활발하게 운영되는 곳은 역시 배달음식 업계다. 현재 업계 추산 10조~13조원 규모를 형성한 것으로 파악되는 배달음식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배달통, 요기요 등의 앱들은 소비자들의 주문 행태를 바꿔놓았다.

업계 선두주자인 배달의민족은 음식점과 소비자를 연결해주는 것을 넘어 다양한 배달 서비스에도 뛰어들고 있다. 배달이 안 되는 식당의 음식을 가져다주는 외식배달 서비스부터 신선식품 배달은 물론, 현대백화점과 협업을 진행하는 등 소비자가 원하는 먹거리를 무엇이든 가져다주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O2O의 편리성은 골목 구석구석까지 들어온 편의점도 배달 서비스에 가세하게 만들었다. 편의점 CU(씨유)는 지난해 6월 배달 서비스 전문업체 ‘부탁해!’와 손잡고 CU 모바일 앱을 통해 1만원 이상 구매 시 상품을 직접 배달해주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편의점에 들를 시간조차 없는 바쁜 직장인들을 주 고객으로, 혼자 사는 이들이 많은 원룸과 오피스텔 지역에서도 사용빈도가 높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이다. 특히 배달 서비스의 경우 인당 구매 금액이 방문 고객에 비해 높기 때문에 점포 수익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편의점 배달 서비스는 본격적인 운영이 시작된 지난 연말부터 11월 128.8%, 12월 112.6%, 1월 162.7%를 기록하며 매월 가파른 신장률을 보이고 있다.

품질→디자인→배송

기존 유통망들이 배달 서비스에 뛰어들고 관련 스타트업이 속속 탄생하며 가히 전쟁이라고 할 만큼 배송 경쟁은 치열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배송을 통해 서비스 차별화를 꾀하는 것이라고 보고 있다.

CU앱의 배달 주문 화면.
CU앱의 배달 주문 화면.

김지헌 교수는 “소비자가 얻게 되는 기본 혜택을 제공하는 ‘핵심제품’과 포장·브랜드·디자인 등의 요소가 중요한 ‘유형제품’의 차별화가 힘든 상황에서 고객가치 창출을 통해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최효석 대표 역시 “기존 상품 및 서비스만 가지고 경쟁하던 것에서 이 분야가 성숙기에 접어들어 차별화 포인트가 커지지 않게 되자 새로운 영역인 물류시장으로 경쟁구도가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사실 배송은 온라인을 통해 상품을 주문하는 고객들에게 매우 큰 의미를 지닌다. 온라인 쇼핑몰의 상품평 요소를 살펴보면 G마켓의 경우 상품·가격·배송·서비스 등으로, SSG닷컴은 품질·가격·포장·배송기간, GS샵은 디자인·품질·배송·사용만족도, CJ몰은 품질과 배송에 대해 100점을 기준으로 점수를 평가하도록 돼 있다.

상품을 직접 볼 수 없는 온라인쇼핑의 경우 타인의 경험이 제품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대부분의 온라인몰이 배송을 상품 구매의 중요 기준으로 두고 있는 것은 고객들의 구매 결정에서 그만큼 중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실제 소비자들의 불만 사항을 살펴보면 배송기사의 불친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은 부분을 차지하기도 한다. 단순히 빠른 배송, 저렴한 배송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라는 얘기다.

최 대표는 “현재 택배비는 거의 한계 수준까지 도달했다. 그래서 결국은 가격이 아닌 고객경험에서의 경쟁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배송이 단기적인 이익을 위한 것이 아니라, 고객감동을 통해 장기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인 것이다.

때문에 소비자가 제품을 손에 받아들게 되는 배송의 순간을 감동으로 만들어내려는 움직임도 많아지고 있다. 이를 최 대표는 고객이 제품과 만나는 접점의 순간을 말하는 경영학의 중요개념인 MOT(Moment of Truth)로 설명한다.

최 대표는 “호텔이나 백화점에서 고객들과 맞닥뜨리는 직원들의 서비스가 강조된다. 고객과 만나는 접점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온라인 유통업에서 MOT는 무엇일까? 홈페이지상에서의 UI/UX 일수도 있지만 결국 제품을 건네주는 배송기사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지헌 교수 역시 비슷한 견해를 나타냈다. 김 교수는 “온라인쇼핑은 전 과정이 온라인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고객들과 직접 만날 수 있는 유일한 터치포인트(touchpoint)는 바로 배송”이라며 “고객들에게 배송은 매우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접점”이라고 설명했다.

제품 전달 넘은 가치 창출

배송이 고객 감동 서비스라는 점에서 쿠팡의 로켓배송과 쿠팡맨은 우수 사례로 꼽히곤 한다. 이커머스 기업인 쿠팡은 상품판매부터 배송까지 모든 단계를 직접 서비스하는 ‘다이렉트 커머스’ 모델을 구축하며, 자체배송 인력인 쿠팡맨을 채용해 ‘로켓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이에 대해 김 교수는 “쿠팡맨에 감동한 고객들이 인터넷 카페나 블로그에 올린 글들을 보면 배송이 기업이미지에 미치는 영향을 짐작해볼 수 있다”고 했으며, 최 대표 역시 “최저가 배송이라는 치킨게임을 하는 여타 택배회사들과 달리 비용이 많이 발생하더라도 고객 서비스를 관리하는 쿠팡맨 서비스가 호평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쿠팡맨최고란 해시태그를 달아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이미지들.
#쿠팡맨최고란 해시태그를 달아 소비자들이 소셜미디어에 게시한 이미지들.

고객의 경험 측면에서 배송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는 쿠팡은 “물건을 옮기는 단순한 수준을 넘어 온라인 고객과 오프라인이 만나는 ‘접점’으로 끌어올린다면 모바일에서 시작된 유통혁명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배송 혁명을 선언한 배경을 밝혔다.

로켓배송은 빠르고 친절한 서비스로 고객 감동을 실현하고 있다는 점 외에도 온라인 쇼핑의 한계였던 ‘즉시성’을 극복하려 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쿠팡은 전국 당일배송을 목표로 현재 주요 거점의 14개 물류센터를 올해 18개, 2017년 21개까지 확대할 것을 목표로 물류 인프라를 구축 중이다.

김지헌 교수는 “진정한 배송의 경쟁력은 고객이 주문한 제품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또 다른 고객가치 창출을 위한 과정이라는 관점의 전환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배송 이후의 소비자 만족을 위해 아마존이 도입한 ‘좌절제로포장기법(Frustration Free Package)’이 좋은 예다. 김 교수는 “온라인쇼핑몰에서 마우스를 구매한 사람들은 마치 조개껍데기 같은 포장을 뜯기 힘들었던 경험이 있을 것”이라며 “이는 전시용 포장으로 제품 내부가 잘 보이도록 하기 위해서 만든 것으로, 온라인 쇼핑으로 구매하는 제품에는 어울리지 않는 포장방법”이라고 지적했다. 때문에 아마존은 좌절제로포장인증제를 도입, 제조업체들과 협력해 제품을 충분히 보호하면서도 쉽게 뜯을 수 있는 포장기법을 적용한 수를 늘려가고 있다.

김 교수는 “배송 경쟁에 많은 기업들이 가세한 상황에서 이제는 그 다음 단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고객들이 배송을 받은 제품을 뜯는 과정에서 느끼는 경험의 차별화”를 언급했다.

최 대표는 앞으로의 배송에서 데이터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배송단계에서 일어나는 막대한 빅데이터를 잘 활용해서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설계할 수 있는 기업이 향후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며 데이터 비즈니스 분야에서 할 일들이 많이 남아 있다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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