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E의 디지털을 만든 세 가지
GE의 디지털을 만든 세 가지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7.02.08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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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Talk Talk]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팀 조병렬 전무·정길락 부장

[더피알=안선혜 기자] 분명한 타깃이 있다. 내용은 깊어야 한다. 산업을 선도하는 기술 기업의 이미지를 위해 새로운 테크닉을 발 빠르게 도입한다. 브랜드 저널리즘 구현 사례로 유명한 GE가 추구하는 바는 명확하다. 국내에서의 활동상황은 어떠할까. 국내 상륙 2년을 넘긴 ‘GE리포트 코리아’를 콘텐츠 허브로 삼아 GE코리아가 펼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이야기를 조병렬 전무·정길락 부장에게서 들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과 협업해 유명 감독들과 기술관련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GE가 보유한 기술로 불가능해 보이는 실험들을 감행한다.

병 안에 번개를 담고, 불구덩이에서 눈뭉치를 그대로 보존하는 등 다소 엉뚱하지만 신기한 실험들이다. 기술의 ‘기’자도 모르는 문외한이건만 넋 놓고 영상을 지켜보게 된다.

물론 이런 고퀄리티 콘텐츠들은 GE 글로벌 차원에서 진행된 프로젝트다. 하지만 국내로 이런 콘텐츠를 옮겨 오는 데도 창작 못지않은 공이 들어간다.

“초벌 번역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전직 기자 등의 인력이 붙어 재윤문 과정을 거쳐야지만 세상 밖으로 콘텐츠가 나온다”는 정길락 GE 커뮤니케이션팀 부장의 설명이다. 소설가 한강이 맨부커상을 받도록 한 일등공신으로 잘 된 번역이 꼽힌 점을 생각한다면 과장된 엄살만은 아니다.

해외 콘텐츠만 국내로 들어오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 제작한 콘텐츠들도 글로벌에 공유된다. 조병렬 GE코리아 커뮤니케이션·대외협력 총괄 전무는 “한국 인력이 디자인적으로 더 예쁘게 만들기도 하고, 온라인 수준도 높은 편”이라며 “회사 본연의 기능을 중심축으로 비즈니스 전략과 연계한 콘텐츠를 국내외적으로 확산시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말했다.

활용 채널도 다양해졌다. GE리포트 코리아를 비롯해 페이스북, 블로그, 슬라이드셰어, 인스타그램 등 다양한 디지털 채널에서 GE의 콘텐츠가 유통되고 있다.

지난해엔 이렇듯 열일(열심히 일)한 노력을 보상받듯 ‘대한민국 소셜미디어대상’에서 소셜브랜드와 디지털콘텐츠 부문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일반 대중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과학, 기술, 공학 분야 콘텐츠를 다루면서 B2B기업으로서의 존재감을 발휘했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디지털 산업 기업, 세계가 당면한 어려운 과제를 기술로 해결한다는 회사의 미션을 갖고 있다. 이를 온라인에서 어떻게 스토리텔링할 것인가에 대한 글로벌 전략과 실행이 있다”는 자신감에 찬 목소리다.

▲ 조병렬 ge 전무

GE리포트 코리아를 발간한지 2년이 넘었습니다. 그간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일단 가입자 수가 굉장히 늘었어요. 분포도 다양합니다. GE 고객사를 비롯해 잠재 고객, 일반 엔지니어, 학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가입해 있습니다. 물론 일반 소비재 기업에는 비할 바 없는 숫자이나, 한 기사에 머물러 있는 시간이 늘어나는 점이 고무적입니다.

스낵 콘텐츠가 아니다 보니 PC로 많이 읽는 편이고 정기적인 방문자도 많아요. 때론 추가 정보를 요청하는 사람도 있고, 관련된 직원을 소개해 달라는 요청도 들어옵니다.

다른 채널들의 상황은 어떤가요.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네이버가 힘을 많이 잃을 거라 생각했는데, 콘텐츠 공급자들을 끌어 모으면서 트래픽을 유지하고 있어요. 네이버 트래픽은 압도적이에요. 네이버 포스트에 몇 되지 않는 인증 기업으로 등록돼 있는데, 개별 콘텐츠에 따라서는 조회수가 수만을 넘어가기도 합니다. 사이언스와 테크놀로지 중심으로 게시물을 올리고요.

페이스북은 확실히 자리를 잡았습니다. 타깃 오디언스(audience)가 모여 있어요. 주요 확산 채널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구글 트래픽도 많이 늘었어요. 우리 콘텐츠 자체가 산업 관련 내용을 다루다 보니 전문가들이 구글에서 검색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GE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의 특징은 무엇인가요. 

보통 B2B 기업은 할 이야기가 많지 않다는 인식이 있지만, 기술혁신·과학·산업별 콘텐츠를 다양하게 담고 있습니다. 산업을 선도하는 미래지향적 내용과 국내 업계에서 구하기 힘든 정보들, 가령 글로벌 시각이 담겨 있는 자료 등을 가공해 보여줍니다. 일반 전문가들의 지식수준에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되, 저널리스트의 글쓰기 역량을 결합시킨 콘텐츠를 제공합니다.

또 텍스트, 동영상, 인포그래픽,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이 동원되고요. 우리는 커뮤니케이션 대상 자체가 관련 산업계 사람들로 맞춰져 있습니다. 내용의 참신성과 깊이 있는 전문성, 명확한 타깃이 우리 콘텐츠의 특징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간 브랜드 저널리즘을 도입하는 몇몇 시도들이 국내에서 있었지만, 크게 가시적인 성과를 거둔 곳은 별로 많지 않은 듯합니다. 왜 그런 걸까요. 

▲ 정길락 ge 부장

흔히 B2B 기업이 디지털에 접근할 때 철학이 불분명할 때가 많습니다. 디지털을 시대 상황에 따라 변하는 마케팅 테크닉 정도로 해석하면 (잘 되기) 어려워요. 특정 사업부 측면이 아니라 기업의 미션, 철학이 디지털 공간에서 확산돼 나가는 데 포커스를 맞춰야 합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은 보다 다양한 시도를 하지만, 회사의 본업과 관계없는 콘텐츠도 많이 보입니다. 가령 사회공헌 활동, 라이프스타일 잡지에서 볼 수 있는 내용으로만 구성되기도 하죠. 브랜드 특징이 반영되지 못한 겁니다.

쇠를 만드는 회사, 전기회사라면 관련 콘텐츠로 채워져야죠. 담당자들이 제품 및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것도 걸림돌이 됩니다. 이럴 경우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를 만들 수가 없어요. 때문에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이 아닌 채널 위주로 활동을 전개하는 모습도 보입니다.

회사 내부에서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 대한 합의가 적고, 외부 에이전시에 의존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 결과 회사가 갖고 있는 전문성, 철학이 반영되기보다는 호흡이 짧은 단발성 콘텐츠가 쏟아집니다. 콘텐츠를 만들 때 내부에서 피드백을 받아야 해요. 우리는 회사 내부 기술자들과 소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보내는 편입니다. 내용 검증에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요.

어떤 콘텐츠에 대한 반응이 높게 나타나는 편인가요. 

산업군이 갖고 있는 독특한 언어를 썼을 때 반응이 좋습니다. 우리는 빅모델이 없어요. 산업별로 갖고 있는 전문성을 내세우는 게 최우선 전략입니다. 엔지니어 등 우리가 목적으로 삼는 대상에서 확산되는 게 중요합니다. 논문 등을 담는 슬라이드 셰어로도 많은 방문이 이뤄지고 있는데요, 아무래도 새로운 정보에 대한 니즈가 있다 보니 영문 보고서를 잘 번역해 놓은 콘텐츠 자체로도 관심을 끄는 듯합니다.

디지털에서 모두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애를 쓰긴 하지만, 산업군이 겹치게 되면 각 회사 간 변별력을 갖기란 쉽지 않을 듯합니다.

어려움이 있기는 하나 나름대로 변별력을 지니기 위한 장치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내용 전개 자체를 이미지적인 느낌으로 합니다. 전달 방식도 혁신 기술을 사용하고요. 로고라든지 폰트 등을 활용해 흔히 하는 소리로 룩앤필(look&feel)의 통일성을 가져가고 있습니다.

GE 콘텐츠의 특징을 드러낼 수 있는 예를 하나만 들어주신다면. 

지난해 세포 이미지 공모전을 진행 한 적이 있어요. 밤하늘을 수놓은 유성을 닮은 이미지, 꽃으로 가득한 꽃밭을 연상시키는 이미지 등 다양한 세포 사진이 접수됐어요. 이걸 꼭 전문가가 아닌 일반 사람들이 보더라도 흥미로운 콘텐츠로 재구성했습니다. 결과적으로는 이렇듯 아름다운 세포 사진을 찍는 게 가능하도록 하는 GE 장비가 있다는 걸 어필하죠.

유명 사진작가를 고용해 산업 현장에서 클로즈업한 터번 등을 찍기도 합니다. 산업이 갖고 있는 아름다움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우리가 만들어내는 제품 자체가 차별화된 스토리가 됩니다. 기술, 제품, 사람들의 스토리를 기존 방식과 달리 보여주는 크리에이티브를 발현하는 게 중요합니다. 드론이든 인포그래픽이든 테크닉 차원에서 앞서가는 새로운 시도를 먼저 하기 위해 애씁니다.

인력구성이 궁금합니다.

내부 직원과 외부 에디토리얼팀, 기술지원팀이 있습니다. 다양한 외부 전문가 그룹과 연계해 유연한 조직을 유지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정 에이전시와 손잡는다고 잘되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기술, 콘텐츠를 만드는 경향은 계속 변하고 있거든요.

GE 미국같은 경우는 엄청 많은 에이전시와 일하고 있어요. 그들이 매일 새로운 기술을 제시하고 그중 베스트를 받아내는 거죠. 우리도 여러 전문가 그룹을 엮어서 운영하고 있는데, 회사가 갖고 있는 정보를 그들에게 거의 오픈합니다. 내부 정보와 외부 정보에 대한 구분이 별로 없습니다. 일단 신뢰 수준이 높고, 각 전문가들과 전문성을 함께 발휘한다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습니다. 내부 인력은 회사의 분명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요.

콘텐츠 품질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은? 

‘이노베이션콜’이라고 2주에 한 번씩 하는 컨퍼런스콜이 있는데, 일종의 온라인 공동학습 시스템입니다. 글로벌 전문가와 에이전시를 초대해서 비디오 스토리텔링이라든지 카드뉴스 제작방법, 검색엔진 최적화 등 최신 커뮤니케이션 도구들에 대한 강의를 듣습니다. 전세계 수많은 파트에서 참여할 수 있고, 궁금한 걸 물어보기도 하면서 정보를 공유합니다.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면서 느끼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끊임없는 학습이 가장 어려워요. 가령 카드뉴스를 도입한다고 했을 때 검색엔진에서는 잡히지 않는 점을 보완하기 위해 이미지와 텍스트를 분류해서 작업하는 등 신경 써야 할 점들이 한 둘이 아닙니다. 기술적 변화를 캐치해야 해요.

한국 같은 경우는 로컬 특수성도 있습니다. 네이버를 이용할 수밖에 없는데, 그럼 폐쇄적이 될 수밖에 없어요. 웹 환경 개방성은 유지하면서도 네이버 시스템도 맞춰야 하니 적절히 리소스를 분산해서 쓸 수밖에 없어요.

성과분석은 어떻게 하나요. 

한 달 단위로 성과 분석을 합니다. 페이지 뷰, 채널별 구독 경로, 유입 경로, 키워드 분석 등을 진행하고, 이 분석을 바탕으로 검색엔진 최적화 작업 등을 진행합니다.

올해 목표를 말씀해 주세요. 

크게 세 가지가 있어요. 글로벌 테마 소통, 한국 비즈니스 지원, 다른 하나는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GE 스토리텔링이에요. GE가 평창올림픽에 인프라스트럭처(기반 시설)를 공급하는 탑 파트너가 됐는데, 기존 채널로 확산시키기도 하겠지만, 올림픽 관련 허브 사이트 등 신규 채널을 론칭할 계획입니다. 올림픽을 중심으로 어떻게 GE의 이야기를 확산시켜 나갈 것인지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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