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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의 오늘, 우리가 주목할 5가지[신인섭의 글로벌PR-히스토리PR] 거짓·불신 팽배…새로운 균형점 어떻게?

[더피알=신인섭] 세계 광고·PR산업을 사실상 지배하는 그룹이 6개 있다. 본사 소재지와 수입을 기준하면 영국의 WPP, 미국 옴니콤(Omnicom), 프랑스 퍼블리시스(Publicis), 미국 IPG, 일본 덴츠(電通) 그리고 프랑스 하바스(Havas)이다. 이 거대한 커뮤니케이션 회사 그룹은 모두 광고와 PR업무를 하고 있다.

그 가운데 하바스(Havas) PR의 북미 CEO인 마리안 살즈만의 연례 전망 보고는 대단히 흥미롭다. 언뜻 PR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가만히 그 내용을 보면 PR과 매우 밀접하다. PR을 사람과 사람 간의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사회 전체와 연결시킨 매크로적으로 접근이다. 아울러 우리나라 PR전문가들에게도 필요한 시각을 제공한다. 그래서 몇 가지 소견을 덧붙여 옮겨 보기로 한다.

   

보고서의 제목은 ‘예기치 못할 미래, 2017년을 형성할 트렌드(Blowback to the future: the trends that will shape 2017)’이다. 블로백(Blowback)이란 말은 원래 군정보기관에서 하던 일을 말하는데 외국에서 꾸민 정보가 국내에 흘러 들어와서 오히려 예기치 못한 역풍이 된다는 뜻이다.

2017년이라 그런지 예측은 17가지다. 나름대로 이를 두 가지로 구분해 아래 <표>에서처럼 1에서 9까지를 사회 전반 사항, 10에서 17항까지를 생활과 관련된 사항으로 나누어 살펴본다.

   

사회 전반

비등점과 메아리  찬 물에 개구리를 넣고 서서히 물을 데우면 개구리는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죽지만 뜨거운 물에 개구리를 던지면 튀어 오른다는 말이 있다. 끔찍한 비유인데 사실은 개구리나 사람이나 어느 한도에 이르게 되면 뛰쳐나온다.

사람이 모인 사회도 비슷하다. 세계화(Globalization), 혁신, 공유경제 따위의 좋은 말에 젖어 부유를 누리는 사회계층이 있는 반면 허다한 세계인이 이런 말과는 동떨어진 상태에서 살고 있다. 그러면서 오늘의 풍요는 자기들의 희생의 대가라고 생각하게 됐다.

불만이 쌓이고 쌓인 상태에 어떤 자극이 가해지면 비등하다 터지기 마련이다. 대선 당시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라는 트럼프의 외침은 자극제가 돼 실제 투표함에서 터졌다. 상황은 다르나 비슷한 현상이 서울 세종로의 광화문 촛불로 나타났다고도 볼 수 있다. ▷관련기사: [트럼프 캠페인 복기] ‘아 옛날이여’ 자극

   
▲ 대선 당시 트럼프의 거짓말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퍼졌고'에코 체임버'가 되어 다른 나라에도 확산되고 있다.

거짓말의 세계적 환산도 이런 현상의 일부가 된다. 거짓말의 선두주자로 역시 트럼프를 빼놓을 수 없다. 후보 시절 그가 가장 먼저 들고 나온 것이 버락 오바마의 출생지가 미국이 아니므로 대통령이 될 자격이 없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의 거짓말은 에코 체임버(비슷한 성향의 이들끼리 모여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듣고 싶은 것만 듣는 편향된 현상)가 되어 다른 나라에도 확산되고 있다. 특히 올해 선거를 앞둔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네덜란드 등의 경우는 더욱 심한 허위보도와 증오적 욕설이 퍼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 대통령 선거가 끝난 뒤 러시아가 정부의 관여 하에 미국 대선전에서 해킹을 했다는 정보기관의 보도가 나왔다. 아울러 가짜뉴스 확산으로 허위선전의 통로가 된 페이스북과 구글은 서둘러 방지책을 세워야 했다. 독일 정부는 페이스북이 허위보도를 전달하는 경우 벌금을 부과하는 법안을 검토 중이다. 이와 관련, 프랑스 레오 버넷(광고회사) 부사장은 “영국과 미국에서 일어난 것과 같은 헛수작의 폭풍이 다가올 것에 대비하고 있으며 모두가 안테나를 세워 놓고 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트럼프 캠페인 복기] 소셜미디어 통한 가짜뉴스 확산

비등점이 지나고 나면 상반되는 세력이 대두하기 마련이다. 차량공유 서비스인 우버 택시와 숙박공유 업체 애어비앤비(Airbnb) 사례가 대표적이다. 우버가 세계 각국으로 진출하자 현지 택시 사업자와의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고 상호 충돌하는 과정에서 조정이 뒤따르게 되었다. 애어비앤비 역시 마찬가지다. 서비스가 확장되자 호텔 사업자의 반발이 일어났고 미국과 유럽에서 각종 도전에 직면하면서 균형점을 찾고 있다. ▷관련기사: 우버의 쾌속 드라이빙, 브레이크 걸린 이유

   
▲ 세계 각지에서 정치·사회적으로 불확실성이 커지며 새로운 균형을 찾고 있다. 

에스노그라피(Ethnography)  적당한 번역을 찾지 못해 민족지학(民族誌學)이라는 사전 풀이를 사용하는데 민족심리학이라는 말이 현실에 더 가까울 것이다. 이 문제가 제기된 것은 트럼프의 당선이 결정적이다.

주지의 사실이지만 수많은 유력 언론과 여론조사는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의 당선을 예측했었다.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디지털 시대의 조사 결과가 빗나간 것이다. 매스미디어에 대한 신뢰는 떨어졌고 여론조사도 믿을 수 없게 됐다. 이런 사태가 나타난 것은 미국 대선 그리고 영국의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와 같은 정치적 사건의 영향이 컸다. ▷관련기사: ‘탈진실’ 다음은 무엇일까

세계 시장을 대상으로 물건과 서비스를 파는 다국적기업의 비즈니스에서도 이런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 그래서 소비자나 유권자와 같이 살면서 그들의 진짜 생각과 느낌을 파악하는, 이를 테면 밑바닥을 훑어내는 조사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하바스의 연례 예측이 수년 전부터 관련 연구에 중점을 두는 이유다.

지킬박사와 하이드  지난 10여년 사이에 인류는 상상을 초월할 만한 기술 발전을 이뤘다. 영화에서나 나왔을법한 인공지능(AI)이라는 말이 일상용어가 됐을 정도다. 만물박사가 된 구글이 설립된 해가 1998년이니 이제 겨우 19년이다. 페이스북 창립은 2004년이니 불과 13년밖에 지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의 보급률은 나라마다 차이가 심하나 올해는 세계 총 인구(약 74억6000만명)의 44%에 해당하는 32억3000만에 이를 것으로 예측된다. 신문과 같은 활자매체의 존망에 대한 논의 등도 모두 기술 발전의 결과이다.

   
▲ 기술의 발전은 생활의 편리와 불편을 동시에 안겨주고 있다.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기 마련이다. 테크회사가 번성하며 생활의 편리를 가져다주지만 학교에 가기도 전에 어린아이들이 ‘스마트폰 귀신’이 되어가고 있다. 국가 간의 정치문제가 된 해킹도 인터넷 ‘덕분’이다.

야후는 작년 9월에 약 5억명의 개인정보가 해킹당했다고 공표했다. 세계 최대라는 기록을 세웠다. 올 초부터 친러시아 성향으로 알려진 트럼프 대통령과 미국 정보기관 사이에는 한류(寒流)가 흐르고 있는데 2016년 미국 대선전에 개입한 러시아의 해킹 문제가 도마 위에 오르면서다. 기술 발달은 지킬 박사와 하이드의 선악 더 나아가서는 동양철학의 음양 문제를 제기하게 된다. 아직 미결 사항은 휴대전화가 뇌파에 미치는 연구이다.

분뇨·배설의 말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미국 언론은 특히 욕지거리나 상소리를 금기시한다. 흑인을 가리키는 ‘니그로(Negro)’란 말은 사용하지 않고, 표기는 ‘N-word’ 즉 N이 들어간 단어라고 한다. 이제는 아프리카계 미국인(African-American)이는 말을 사용한다.

우리말 중에서 흔한 상소리로 ‘O팔’이 있다. 영어로는 ‘F'자로 시작되는 네 글자(Four-letter Word)라고도 한다. 이 밖에도 사람의 배설물과 관련된 말은 언론에서 전통적으로 기피해 왔다. 그런데 지난 2~3년 사이에 이런 말들이 언론지상에 버젓이 등장하게 됐다. 스카톨로지(Scatology)는 대변·소변을 연구하는 분변학(糞便學)을 말한다. 그런데 특종을 쫓는 언론의 워딩이 분변학 못지않았던 것이다.

남성·여성상  남성의 상(像)과 여성의 상이 달라지고 있다. 서양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한국 국회에도 여성의원의 수가 증가하고 있다. 여성이 대통령으로 뽑혔고, 제1 야당 당수도 여자이다. 아기가 탄 유모차를 남자인 아버지가 끌고 가는 것은 이제 낯익은 광경이다.

세계 도처에서도 사회 모든 분야의 다양성을 요구하고 있다. 여권 신장의 목소리가 커졌다. 그러면서도 가정을 돌보는 일은 역시 여성에게 중요한 일이라는 의식도 강한 것이 현실이다. 미국 서부극에서 남자가 입던 청바지가 남녀공용이 된지 오래다.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이 무엇인가 하는 성 정체성 문제는 앞으로도 활발한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다.

계속

신인섭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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