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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 개념,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으로 확장하라[2017 PR전망 전문가 좌담 ②] 개개인이 ‘스토리 컴포저’가 돼야

‘확실한 게 없는 게 확실하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불확실성의 한 가운데서 정유년이 시작됐다. 좀처럼 나아지지 않는 경제에 안팎으로 요동치는 정세, 온·오프라인을 관통하며 들끓는 다양한 여론은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헤아리기 어렵게 만든다. 한정된 자원 속에서 감당해야 할 역할은 많아졌고, 디지털 생태계는 지속적인 학습과 적응, 진화를 요하고 있다. 어찌 보면 갑갑할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2017년 PR을 전망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논의 내용을 3회에 걸쳐 연재한다. 

   

참석자
김영욱 한국PR학회장(이화여대 커뮤니케이션미디어학부 교수)
장성빈 에델만 코리아 사장
한광섭 한국PR협회장(전 삼성전자·물산 전무)
진행·정리 - 강미혜 기자 / 사진 - 성혜련 기자

360도 커뮤니케이션, 포션 넓혀나가야에 이어...

[더피알=강미혜 기자] 김 교수님께선 올해 학회장 취임사로 PR 위상 강화와 PR업 불공정 관행 개선 등을 언급하셨습니다. 지금까진 학회가 PR 현장과 동떨어져 있다는 얘기가 많았는데, 어지러운 시기에 학계와 업계에 필요한 활동들에 대한 견해와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김 : 회장 재임 기간에 제일 중요시 할 것이 PR업무 관행 개선과 PR의 정체성 확립입니다. 지금까지 외부에서 PR을 보는 시각과 내부 시선이 많이 달랐던 게 사실입니다. 거기에 뉴스커뮤니케이션즈 등 업계 플레이어들의 부정적 이슈가 터지면서 PR에 대한 인식이 이상하게 왜곡되기도 했고요. 그래서 PR인 윤리강령을 새롭게 만들어 4~5월 중으로 기업과 정부기관, 언론 등에 공표하려 합니다. ▷관련기사: 뉴스컴 이슈로 보는 PR업에 대한 오해와 진실

또하나 상반기에 계획 중인 것이 PR 관행 개선을 위한 조사입니다. 공공PR 영역에서 가격 경쟁으로 결과가 뒤집히는 80 대 20 원칙이라든지, 경쟁 프레젠테이션에 불러놓고 리젝션 피(rejection fee)도 없이 아이디어만 슬쩍 가져가는 행위, 에이전시 간 제살 깎아먹는 가격 덤핑 등의 문제를 조사해서 발표할 예정이에요.

장·한 : 학회와 유관 협회들이 힘을 모아 공동으로 추진하는 것도 좋지만, 별도의 위원회를 만든다면 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기업들도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 여지를 두는 건 어떤가요.

김 : 물론입니다.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니 관행개선의 경우 업계·학계 경험이 풍부한 분을 위원장으로 모시고, 윤리강령 부분은 관련 연구를 해보신 분들을 주축으로 위원회를 발족하려 합니다.

   
▲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한광섭 협회장, 김영욱 학회장, 장성빈 사장

국정농단 사태 때문에 김영란법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진 것이 사실이지만, 법이 바뀌지 않는 이상 올해는 김영란법이 본격적으로 언론·PR 지형을 바꿔놓을 것이란 얘기도 들리는데요. 이에 대한 견해는.

장 : 해외 팸투어 등은 어려워졌지만 업무 전반에 큰 변화가 있는 건 아니에요. 다만, 프로텍션을 위한 PR의 경우 언론과의 밀접한 관계가 중요하기 때문에 이제까지 언론과 긴밀한 관계를 구축한 회사는 잘 버티고, 그렇지 않은 곳은 상당히 힘들어지겠죠.

김 : PR이라고 하면 흔히 기업이나 정부(부처·기관) 대상 컨설팅이나 프로모션을 떠올리지만 여론을 형성하고 변화를 기획하는 관점에서 보면 시민단체와 생활영역 등 우리가 생각하지 못한 영역에서 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따라서 2017년은 언론에 접근하지 못했던 사람과 조직들이 힘을 갖게 되면서 더 활발한 경쟁이 일어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PR의 주체도 훨씬 다양해질 것이고요.

한 : 김영란법의 상징어가 3·5·10(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이 되면서 본질이 흐려진 건 사실이에요. 관행 개선을 위한 법의 취지는 공감합니다. 다만, 어떤 행사를 진행할 때도 모든 언론사(기자)에 일률적으로 다 열어놓도록 하는 건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가 무한한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기본적으로 PR 이벤트 설계가 매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뉴스 가치를 만들어내는 데 더 집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래전부터 ‘콘텐츠 드리븐 커뮤니케이션(Contents Driven Communication)’을 강조해왔는데요, 김영란법 시대를 맞아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100일 넘은 김영란법, 그때는 맞고 지금은 아니다?

김 : 개인적으론 김영란법 시행 이후 언론인들의 실질적 임금이 깎이는 효과가 있다고 생각해요. 언론인 입장에선 쓰지 않던 비용은 늘고 누리던 혜택들이 줄어드는 거니까요. 요새 학교에서 보면 우수한 친구들이 언론계에 잘 지원을 안 해요. 이런 흐름이 계속되면 언론계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그것이 퍼블릭 릴레이션에 미치는 영향도 굉장히 클 것이라고 봐요.

최순실 사태와 맞물려 전경련 해체론이 대두되면서 광고주협회의 위축을 예상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동시에 PR인들의 구심점으로서 PR협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데 그 역할이 제한돼 있다는 지적입니다. 이에 대한 한 회장님의 생각이 궁금합니다.

한 : 협회도 그렇고 어떤 일이든 소명의식이 있어야 합니다. 존속하기 위해선 장기적으로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민이 뒤따라야 하고요. 이 두 가지는 결국 자원과 사람에 달려 있어요. 근데 PR협회 구조를 보면 상부는 나름 탄탄한데, 실질적으로 손발이 돼 움직이는 하부구조가 상대적으로 취약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입니다만, PR협회는 PR인들의 구심점으로서 역할을 하면서 다른 많은 PR관련 단체들과 협업을 확대해 가는 것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협회의 또 다른 중요 역할이 사회적 이슈가 불거졌을 때 PR계의 목소리를 내는 것일 텐데요, 이를 위해서는 학계와 업계가 회장직을 번갈아 맡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SNS 등 디지털·소셜미디어를 빼놓곤 PR활동을 논할 수 없는 시대죠. 최근 몇 년 간은 새로운 것이 없는 정체기라고도 표현되는데 2017년 뉴미디어를 활용한 PR은 어떻게 나아갈 것이라 보십니까.

장 : 지금 디지털 쪽에선 확산이 가장 큰 화두에요. 잘 만든 하나의 콘텐츠를 오프라인 기사든 페이스북에 태우든 목표로 하는 타깃들에게 확실히 도달할 수 있는 전략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에선 기자 이상으로 대도서관과 같은 1인 크리에이터가 엄청난 파워를 갖고 있어요. 기자 만나서 기사화를 위해 피칭하는 것과는 영역이 완전히 달라요.

기존 PR의 개념을 커뮤니케이션의 모든 것으로 확장하는 순간 너무나 많은 게 바뀌는데 한국 기업들은 몇몇 선도 케이스를 제외하면 여전히 옛날 방식에 머물러 있어요. 4~5 년 전 어도비 본사를 방문했을 당시 마케팅 담당자로부터 온라인·디지털 매체에 쓰는 예산이 전체의 70% 가량이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지금은 그 수치가 더 올라갔겠죠. 마케팅 쪽에선 그렇게 빠르게 시프팅하면서 변화를 실행하고 있는데 PR은 여전히 많이 더뎌요.

한 : 디지털에서도 마케팅 콘텐츠는 대단히 한시적입니다. 바로바로 성과를 내지 않으면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 반면 코퍼레이트(기업PR) 콘텐츠는 달라요. 무궁해요. 어딘가에 놓으면 알아서 살아 움직여요. 그런데 디지털PR하면 목표가 분명한 마케팅 콘텐츠에만 관심을 쏟고 코퍼레이트 콘텐츠는 다소 한가한 것으로 보는 것 같습니다. 사실은 굉장히 중요한 건데 말이죠.

기업 관련 키워드로 포털사이트에서 검색을 해보면 대개 공격하는 내용이 먼저 나와요. 그대로 방치하지 말고 사실에 근거한 기업의 입장이 반영된 우호적 콘텐츠를 계속 심고 뿌려나가는 활동이 필요합니다. 그게 누적되면 디지털 자산이 되거든요. 사람들이 지식적으로 아는 게 아니라, 공감 할 수 있는 스토리로 코퍼레이트 콘텐츠를 고민하고 개발해서 씨딩(seeding)하는 구조가 되어야 네거티브 이슈도 줄여나갈 수 있어요.

김 : 그런 측면에서 요즘은 PR하는 사람들을 스토리 컴포저(story composer)라고 말하기도 하죠. 방금 두 분 말씀을 들으면서 광고회사가 PR회사보다 훨씬 영역 침투가 빠르게 이뤄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해 말 한 광고제 시상을 갔는데 ‘광고회사가 이런 일도 했나’ 할 정도로 세분화된 영역을 아우르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PR 사이드가 소화해야 하는 건데 말이에요.

<계속>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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