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혐오광고’로 빨간불 켜진 페이스북
‘혐오광고’로 빨간불 켜진 페이스북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7.10.23 10: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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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디지털 생태계 흐리는 유해성 콘텐츠…브랜드 보이콧으로
페이스북상에서 혐오나 차별을 조장하는 글이나 페이지가 돌아다닌다.

최근 미국에서는 브랜드 세이프티(Brand Safety)가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습니다. 디지털 광고가 의도치 않게 혐오성 콘텐츠와 함께 노출돼 기업(브랜드) 가치를 훼손하는 일이 잦아지고 있기 때문이죠. 이 문제에 정면으로 도전을 받고 있는 ‘디지털 상의 큰손’ 페이스북이 처한 상황과 대응, 함의를 3회에 걸쳐 짚어봅니다.

‘혐오광고’로 빨간불 켜진 페이스북
쟁점관리 위한 페이스북의 PR행위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인사이트

[더피알=임준수] 영국의 페미니스트 작가 로라 베이츠(@EverydaySexism)는 여성의 인권과 평등권에 위반하는 사례를 수집하는 ‘일상의 섹시즘 프로젝트(The Everyday Sexism Project)’ 웹사이트를 운영한다.

그는 지난 4월 핀란드 항공사 핀에어(Finnair)의 트위터 계정에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옆에 귀사의 광고가 뜨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시나요?”라는 트윗을 날렸다. 핀에어 트위터 담당자는 곧장 “그것은 우리 회사의 가치와 정책에 전적으로 어긋나는 것입니다”라고 답했다.

페이스북상에서 여성 혐오나 여성에 대한 폭력을 조장하는 페이지와 글이 떠돌아다니는 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문제는 여성, 성소수자, 특정 인종을 향한 증오와 혐오를 조장하는 페이스북 글 옆으로 브랜드의 광고가 붙는다는 점이다. 물론 그 브랜드들은 핀에어 사례처럼 누군가 알려주지 않으면 혐오 콘텐츠 옆으로 자사 광고가 게시된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

일례로 올 초 페이스북에선 “나는 너 같은 XX를 죽인다(I kill bitches like you)”와 같은 여혐 글 옆으로 듀라셀(Duracell)의 광고가 떠 논란이 됐다. 물론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이미 2013년에 미국 광고전문지 애드위크(Adweek)는 “이 XX는 언제 입을 닥칠지 몰랐다. 너도 그러냐?”라는 문구와 함께 얼굴에 피멍이 들도록 맞은 여자 사진을 올린 페이스북 포스트 옆으로 세계적인 여성 미용 브랜드의 광고가 붙은 사실을 보도한 바 있다.

그뿐 아니다. 이 브랜드의 광고는 “농아 여아를 강간한 후에는 뭘 해야 할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도록 손가락을 모두 부러뜨린다”와 같이 실로 잔인한 여혐 유머와 함께 우는 여자아이 사진을 올린 페이스북 페이지에도 등장해 문제가 된 적이 있다.

이 일이 도마 위에 올랐을 당시 미국의 재클린 프리드먼이 이끄는 ‘여성, 행동과 미디어(Women, Action and the Media)’와 영국의 로라 베이츠가 주도하는 ‘일상의 섹시즘 프로젝트(Everyday Sexism Project)’ 등 수많은 페미니스트 운동 조직은 허핑턴포스트지에 낸 공개서한에서 페이스북이 강간과 가정폭력을 조장하는 여혐 폭력물에 대해 신속하고 포괄적이며 효과적인 조처를 취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페이스북 조치를 위한 온라인 청원에만 20여만명 이상이 서명했고, 혐오 게시물의 광고를 방치하는 브랜드에 항의 전화하고 보이콧 하자는 트위터 메시지 역시 수만 번 리트윗되며 퍼져나갔다. 이후 닛산(Nissan)이나 네이션와이드(Nationwide), 도브(Dove)와 프록터앤갬블(P&G) 등 대형 광고주들은 페이스북에 광고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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