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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나이티드항공의 사후약방문
유나이티드항공의 사후약방문
  • 임준수 micropr@gmail.com
  • 승인 2017.06.15 1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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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준수의 캠페인 디코딩] 승객 폭행 사건이 퍼펙트 스톰 되기까지
지난 4월 승객 폭행으로 물의를 일으킨 유나이티드항공이 이번엔 노인 승객을 바닥에 내동댕이 친 영상이 공개돼 곤혹을 치르고 있다. 2년 전 발생했던 이 사건이 세계적인 공분을 사는 것은 앞선 논란에 따른 반(反)유나이티드항공 정서 탓이 크다. ‘퍼펙트 스톰’을 맞은 유나이티드항공의 위기 커뮤니케이션 사례를 3회에 걸쳐 연재한다.

① 유나이티드항공의 사후약방문
위기관리 실패요인
반면교사 포인트

[더피알=임준수] 2017년 4월 9일 일요일 오후 5시 40분, 69세의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 씨는 다음 날 오전의 예약 환자를 생각하며 시카고발 루이빌행 유나이티드항공 3611편에 탑승했다.

만석인 비행기의 창가 쪽에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잠시 후 ‘급하게 루이빌에 가야 할 승객 4명이 있으니 자리를 양보해주면 400달러의 항공상품권을 주겠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상품권이 800달러까지 올랐지만 아무도 자원하지 않자 유나이티드는 싼 가격에 탑승권을 구매한 고객들 가운데 임의로 4명을 선정했다고 통보했고, 다오 씨가 그중 한 명으로 뽑혔다. 하지만 다음 날 환자 예약이 있던 다오 씨는 자리 양보를 거부했다.

결국 유나이티드의 부탁을 받은 시카고 경찰이 출동해 그를 자리에서 끌어냈는데, 이 과정에서 신체적 피해를 보게 된다. 당시 다른 승객들이 찍은 동영상에서 다오 씨가 내지른 비명과 완강하게 저항하는 모습이 전 세계인의 이목을 붙들었다.

사건이 일어난 다음 날 점심 무렵, 유나이티드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CEO는 “이는 우리 유나이티드 직원 모두를 불편하게 한 사건입니다. 승객들의 자리를 재배치하게 된 점을 사과드립니다. 우리는 당국과 긴밀히 협의해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상세히 조사할 것입니다”는 성명을 냈다.

그런데 이 ‘재배치하다(re-accommodate)’라는 말이 SNS상의 부정적 여론에 불을 지폈다. 유나이티드 계정의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 성명에 수많은 ‘화나요’가 달렸다.

급기야 #NewUnitedAirlinesMottos라는 해시태그를 이용한 조롱조의 트윗이 트위터에 급속하게 퍼져나가기 시작했고, 인기소셜뉴스 사이트인 레딧(Reddit)에는 유나이티드를 조롱하는 패러디물이 메인 스토리를 장식했다. 오후에는 패러디 트윗 계정인 @UnitedOverBooks가 생겨나 패러디를 이어갔다. 이때부터 언론의 보도도 급증하기 시작했다.

여론이 급속히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무노즈 CEO는 저녁 7시 30분경 직원들에게 전자편지를 보냈다. 이 편지에서 그는 당시 기내 승무원들이 취한 행동에 대해 “규정을 준수했다. 나는 결단코 여러분들을 지지한다”는 말로 직원들을 독려했다. 나아가 다오 씨를 가리켜 “그 승객이 파괴적이고 싸우려 들었다”면서 피해자를 비난하는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냈다.

다음 날(4월11일) 새벽 허핑턴포스트는 ‘유나이티드 CEO, 피해자를 비난하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렸고, 그날 아침부터 SNS상에는 무노즈의 발언에 분노한 목소리와 유나이티드 보이콧 주장이 이어졌다. 주식시장에서 유나이티드의 주가는 오전 장중 한때 4%가량 떨어졌다가, 오후에 1.1% 하락해 마감됨으로써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2900억원이 날아갔다.

결국 이날 오후 무노즈 CEO는 전날 발언을 번복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기내에서 일어난 그 끔찍한 일 때문에 많은 분이 분노하고 실망했다. 발생했던 일에 깊이 사과드린다”고 말한 후 “좌석을 강제로 뺏긴 고객과 당시 탑승했던 모든 승객에게 깊이 사과드린다. 그 누구도 이런 식으로 대접받아서는 안 된다”며 전혀 다른 태도를 보였다. 이어 “우리가 모든 책임을 떠안고 잘못을 바로잡겠다”며 “4월 30일까지 조사 결과를 공표하겠다”고 약속했다.

4월 11일 밤, 미 ABC방송의 심야 코미디쇼 '지미 키멜 라이브’에서 MC 키멜은 무노즈 CEO의 무책임한 발언을 풍자했고, 같은 쇼에서 조롱조의 유나이티드 광고를 내보내 화제를 끌었다.

4월 12일 무노즈 CEO는 ABC방송의 모닝쇼인 '굿모닝어메리카(GMA)'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다시 한 번 대국민 사과를 했다. 사건 이후 세 번째 사과였던 셈이다.

그는 다오 씨가 끌려나가는 장면을 보며 “부끄러웠다”고 밝히며, 유나이티드에서 이와 같은 일은 결코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했다. 같은 날 오후, 유나이티드는 당시 탑승객 전원에게 비행 요금 전액을 환급해주겠다고 발표했다.

4월 13일 다오 씨의 소송을 맡은 토마스 데메트리오 변호사와 다오 씨의 딸이 시카고에서 기자회견을 했다. 이 자리에서 데메트리오 변호사는 다오 씨가 코가 부러지고 앞니 두 개를 잃었고, 뇌진탕을 입었다며 소송을 준비 중이라 밝혔다.

그는 항공사에 대한 미국인들의 누적된 불만에 호소하는 한편 언론보도를 자극하는 사운드바이트(sound bite·인상 깊은 한마디)를 제공했다. 데메트리오 변호사는 “유나이티드항공에는 고객을 무례하고 거칠게 대하는 문화”가 있다고 비난하며, 75년 월남전 패망으로 보트피플(선상난민)의 한 사람으로 베트남을 탈출했던 다오 씨가 유나이티드 기내에서 겪었던 것은 “보트로 베트남을 탈출할 때보다 더 두려운 경험이었다”고 표현했다.

해당 기자회견 이후 유나이티드는 다시 한 번 공식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유나이티드 측은 “우리는 계속해서 다오 박사에게 우리의 진심어린 사과를 드립니다”며 성명 말미에 “무노즈 CEO가 다오 박사에게 여러 차례 전화를 걸어 진심으로 깊은 사과를 표명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유나이티드와 물밑협상을 벌이던 데메트리오 변호사는 4월 24일 미 NBC의 인기 아침 프로그램인 투데이쇼에 출연, 사람들의 동정심을 유발하는 말을 던졌다. 그는 다오 씨가 “감자자루처럼 질질 끌려나갔다”고 묘사함으로써 다시 한 번 여론의 동정에 호소하는 전략으로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고 했다.

사흘 뒤인 4월 27일, 유나이티드는 피해자 다오 씨가 제기한 소송을 법정 밖에서 해결했다고 밝혔다. 데메트리오 변호사 역시 다오 씨가 유나이티드와 원만한 합의를 했다며 결과에 만족감을 표명했다.

같은 날 아침, 유나이티드는 미 주요 일간지에 전면 광고를 냈다. ‘행동은 말보다 소리가 더 크다’는 탈무드의 말을 제목으로 한 광고에서 유나이티드는 향후 초과예약 문제가 발생해 문제가 생길 경우, 자리를 양보하는 승객에게 지불하는 보상액을 기존 1350달러에서 최대 1만달러까지 올리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승객 권리 존중을 위한 새로운 정책을 홍보했다.

유나이티드가 주요 일간지에 낸 신문광고. 출처: 트위터리안 @hunterschwarz

또 무노즈 CEO가 소비자를 상대로 또 한 번의 사과와 함께 ‘소비자 최우선주의’를 다짐하는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해당 영상에서 무노즈 CEO는 "2주일 전에 일어났던 그 수치스러운 사건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아울러 “사죄한다고 피해 입은 분이 당했던 그 부당한 처우를 말끔히 가시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내놓은 의미 있는 행동이 말보다 더 울림이 크다는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오늘부터 유나이티드는 모든 면에서 바뀔 것인데, 그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유나이티드가 승객을 더욱 존중하는 회사가 될 것”이라면서 ‘존중(respect)’을 역설했다.

같은 날 신문광고에 낸 유나이티드의 새로운 정책도 소개하며 “우리가 당신의 신뢰를 다시 얻기 위한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때 그는 신뢰를 복원하는 것(restore trust)이라고 하지 않고, ‘당신에게 다시 신뢰를 얻겠다(earn back your trust)고 함으로써 과정이 순탄치 않겠지만 열심히 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리고 5월 2일, 미연방하원 교통위원회는 유나이티드, 아메리카, 사우스웨스트, 알라스카 등 미 주요 항공사 경영자를 불러 청문회를 열었다. 비행사들이 더 많은 수익을 내기 위해 승객들의 권리를 존중하지 않는 문제점을 따지기 위해서였는데, 의원들은 특히 유나이티드의 무노즈 CEO에게 날선 질문을 던졌다. 청문회에서 무노즈는 또 다시 사과했고, 유사사건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유나이티드가 4월 27일에 발표한 제도 개선안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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