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D. 2018-09-19 16:25 (수)
소확행 흐름이 콘텐츠로 스며들고 있다
소확행 흐름이 콘텐츠로 스며들고 있다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8.02.23 14:0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상에서 소소한 행복 찾는 각자의 방식, 소비 문화도 변화
일상의 평범함 속에서 각자의 스토리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픽사베이

[더피알=조성미 기자] 커다란 인생의 목표보다는 순간순간 행복을 발견하며 만족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행복을 만나는 지점은 골목길 작은 가게에서 만난 취향에 꼭 맞는 물건을 발견할 때일 수도, 손 안에 장난감을 조물닥거리며 아무런 생각도 하지 않는 시간일 수도 있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당신을 움직이게 하는 아주 평범한 이야기

그렇게 새로울 것 없는 일상에서, 사소한 이야기에서, 혹은 어제 만난 사람에게서 행복을 발견하는 법을 배워가는 것이다. 남들은 아무 것도 아니라 여기며 지나쳐 가는 일상에서 이야깃거리를 찾아내기도 하고,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은 채 자신의 모습에 만족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한다. 이런 흐름은 문화 콘텐츠에도 고스란히 나타나고 있다.

무자극 컨텐츠 연구소 볕을 받고 있는 벽돌, 건조 중인 수건, 빈 김통, 배추김치 등 누구나 일상에서 쉽게 마주하지만, 주목하지 않았던 풍경과 사물이 무자극 컨텐츠 연구소의 주된 소재이다. 아무런 자극도 없는, 누군가에겐 쓸데없어 보이기까지 하는 사진의 의도에 공감하면 공감하는 대로, 그렇지 않으면 아닌 대로 각자의 감상을 존중한다.

독자들의 펀딩을 통해 출판된 ‘無자극’과 리워드 상품. 텀블벅.

운영자는 ‘자극으로 가득찬 우리들의 페이스북 뉴스피드. 이 페이지를 통해 조금이라도 무자극의 여유를 느끼시길 바랍니다’라고 밝힌다. 여기서 이야기하는 ‘無자극’이란, 자극적인 모든 것에 반대하는 극단적인 상태가 아니라, 피로를 유발하는 부정적인 자극을 모두 차단할 수는 없으니, 편안한 느낌과 머리를 비울 수 있는 시간을 통해 ‘자극의 균형’을 찾아 가자는 의미에 더 가깝다고 설명한다. ▷관련기사: 요지부동 그와의 페메 인터뷰

2017년 6월 페이스북 페이지를 오픈, 5개월 만에 5만여명의 구독자를 모은 이곳의 팬들은 “아무 맛도 얹지 않은 순수한 쌀밥처럼 자극 없는 콘텐츠야말로 진정한 마음의 양식이다” “자극의 끝은 무자극이다”며 열광했다.

많은 이들의 호응에 힘입어 우리 삶에 존재해왔던 것들을 시각으로 전달하는 60장의 사진과 60개의 문장이 담긴 독립출판 책 <無자극>도 나왔다. 책 출판을 위해 진행된 펀딩의 리워드 역시 건조한 느낌의 글자로 ‘양말입니다’ ‘수건입니다’를 적은 양말과 수건 등 자극 없는(?) 상품으로 구성됐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스틸컷.

리틀 포레스트 개봉을 앞둔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시험, 연애, 취업 등 뭐하나 뜻대로 되지 않는 고단한 도시의 삶에 지쳐 잠시 일상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온 주인공과 친구들이 아주 특별한 사계절을 보내는 스토리다.

일본 작가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동명만화를 원작으로 한 리메이크작으로, 2015년 일본에서 먼저 영화화됐는데 소소한 즐거움을 찾아 나가는 힐링 스토리로 국내에서도 주목을 끌었다. 영화는 마치 이렇게 말해주는 듯하다. ‘잠시 쉬어가도, 달라도, 평범해도 괜찮아’

사소한 인터뷰 우리 시대 쉽게 잊혀지는 ‘사소한’ 지혜들을 찾는 인터뷰 프로젝트 사소한 인터뷰는 블로그 등을 통해 주 1회 발행되는 콘텐츠다. ‘평범한 사람들에게도 누구나 각자 자신만의 답이 있다’는 가치를 두고 주위 사람들의 사소한 이야기를 담아간다. 지금까지 211명의 인터뷰이를 만났으며, 지난 12월 말에는 4주년을 맞아 소소한 생일파티 ‘사소한 순간들’이 진행되기도 했다.

사소한 인터뷰’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는 프로젝트이다.

인터뷰에 등장하는 이들은 대부분 평범한 모습의 요즘 청년들이지만 10대에서 70대까지 다양한 이들의 이야기 또한 접할 수 있다. 너무 가까워서 궁금해 하지 않는 가족의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마감 시간에 급박해 절대 거절하지 않고 인터뷰에 응해줄 베프를 급섭외하기도 한다. 또 ‘나를 인터뷰 해달라’는 요청도 흔쾌히 받아준다.

글로 대화하는 분위기도 무척이나 자연스럽다. 인터뷰에서 흔히 보는 포즈를 잡고 찍은 사진을 찾는 것이 더 어렵다.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주고받은 술잔이나 먹은 안주가 그대로 나와도 괜찮다. 그냥 사람의 소소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니까.

2018 ss 컬렉션에서 고프코어룩을 선보인 발렌시아가.

놈코어(Normcore) 노멀(Normal·평범함)과 하드코어(Hardcore·핵심)의 합성어인 놈코어 스타일은 ‘꾸민 듯 안 꾸민 듯 평범하면서도 센스 있는 패션’을 말한다. 2013년 하반기 떠오른 것으로 평범함마저도 수용하지만 자신만의 핵심 포인트로 멋과 세련됨을 추구하는 경향으로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다.

이에 더해 2018 S/S 시즌에서는 고프코어가 트렌드로 제시됐다. ‘고프(Gorp)’는 그래놀라(Granola), 귀리(Oat), 건포도(Raisin), 땅콩(Peanut)의 첫머리를 딴 약자로, 트레킹이나 캠핑을 갈 때 들고 가는 견과류 믹스를 뜻한다.

일상복을 ‘무심한 듯 시크하게’ 착용, 보여주기식 디자인보다는 개인의 편의와 실속에 더 치중하는 놈코어 스타일에서 한발 더 나아가 고프코어 스타일은 패션 따윈 관심 없다는 듯 실용성을 추구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정장과 셔츠에 후리스 집업 점퍼를 입거나, 양말에 스포츠 샌들을 신는 등 어찌 보면 아재패션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빵지순례로 올라온 이미지들.

빵지순례 전국의 맛있기로 소문난 빵집을 성지순례하듯 찾아가는 문화가 떠오르고 있다. 동네 곳곳마다 빵집이 있는 요즘 빵은 너무나 흔한 음식이다. 이렇게 일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음식임에도 맛있는 빵 하나로 행복감을 느끼는 이들이 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빵지순례를 떠난 여배우의 모습을 담아내기도 했으며, 인스타그램에서는 #빵지순례 게시물이 2만여건에 이른다.

특히 빵지순례는 젊은 여성들의 작은 행복으로 상징된다. 탄수화물, 버터, 설탕 등 다이어트의 적이 똘똘 뭉쳐 만들어진 탓에 좋아함에도 맘껏 먹기 쉽지 않다. 때문에 빵지순례란 명분하에 하루쯤 맘껏 폭풍흡입하는 것에서 소소한 행복을 찾고 있는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