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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세대 움직이는 십대들의 사랑
부모세대 움직이는 십대들의 사랑
  • 안선혜 기자 anneq@the-pr.co.kr
  • 승인 2018.02.23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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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도 다운에이징 시대…영상 소비량 압도적인 영타깃 겨냥, 2030 거쳐 4050 전달
주류 미디어에서는 변방과도 같았던 10대들의 이야기가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점점 파급력을 갖고 있다.

[더피알=안선혜 기자] “너 왜 사람 헷갈리게 해? 왜 자꾸 필요한 시간에 딱 맞춰 나타나서 잘해주는데? 니가 무슨, 티몬 슈퍼마트야.”

쓸데없이(?) 애절한 초등학생들의 사랑이야기를 담은 병맛 광고로 1000만뷰를 달성한 티몬의 광고 중 나오는 대사다. 자신이 필요할 때마다 나타나 도움을 주는 남자아이에게 설레는 모습이나, 친구들이 좋아한다고 놀리자 아니라고 버럭 화를 내는 모습 등이 묘한 공감대와 훈훈한 웃음을 준다.

감정이 폭발하는 클라이맥스에서 갑자기 허를 찌르고 등장하는 노골적 광고 멘트는 대놓고 B급 정서를 드러내 오히려 웃음을 안긴다.

티몬이 10대들의 연애 감정을 소재로 제작한 이 홍보용 웹 드라마 시리즈는 아이들의 귀여움과 병맛 개그 코드를 무기로 인기를 구가했다. 덕분에 자사 ‘슈퍼마트’ 서비스를 알리는 광고를 시작으로 섬유유연제 브랜드인 다우니, 뉴발란스 운동화 등과도 연이어 협업 콘텐츠를 선보였다.

티몬 관계자는 “10대들의 사랑이 조금은 진부하고 유치하지만, 누구나 10대를 겪어왔고 아련한 추억이나 기억 정도는 갖고 있기에 공감대를 끌어내는 데 강점을 갖는다”고 말했다.

10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지만, 오히려 소구 대상이 넓은 점도 해당 소재를 선택한 주요 이유다. 애초에 티몬 슈퍼마트 광고의 주된 타깃은 30~40대였지만, 영상을 보면 10대들도 함께 반응하는 걸 볼 수 있다. 부모와 자녀 세대를 동시에 공략하는 게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협업 브랜드의 면면을 살펴보더라도 섬유유연제와 같은 생활용품에서 운동화 등 실제 10대들에게 소구할 수 있는 패션 상품으로까지 외연을 확장했다.

티몬 관계자는 “부모 세대는 영상을 보고 요즘 아이들에게 반응이 좋은 상품을 알게 되고, 아이들 역시 광고를 보며 보다 직접적 수요가 생길 수 있다”며 “다양한 타깃을 확보는 데 소구 포인트는 아이들로 잡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KT도 앞서 초등학생의 사랑을 주제로 한 바이럴 영상을 제작한 바 있다. 만 12세 이하 어린이들을 위한 Y주니어 요금제와 라인프렌즈 스마트폰을 알리기 위한 것으로, 직접적 타깃인 초등학생들을 공략함과 동시에 그 윗세대들에게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총 2편에 걸쳐 제작된 이 시리즈는 유튜브 공식 계정에서만 각각 590만과 450만 뷰를 달성했다. 천 단위로 달린 댓글에는 “와 이런 게 광고구나”와 같은 감탄부터 “흑ㅠㅠㅠㅠㅠ 아니 마지막에 저 남자 애는 왜 오해를 만들어서”와 같이 감정을 이입한 댓글들도 다수 보인다.

주류 미디어에서는 변방과도 같았던 10대들의 이야기가 온라인으로 넘어오면서 점점 파급력을 갖는 모습이다.

밀레니얼 코드는 히트공식?

티몬의 경우 소재를 아이들로 삼았을 뿐 주타깃은 3040이었다면, 최근에는 10대들이 등장하지 않더라도 아예 소재 자체를 10대에 포커스를 맞추거나, 10대들이 전면에 등장하고 10대들 사이 소구되는 콘텐츠가 다수 등장하고 있다.

이른바 콘텐츠 다운에이징이 진행되고 있는 현장이라 할 수 있다. 특징은 이들 콘텐츠가 영상에 집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메이크어스가 힙합 문화를 전문으로 다루는 채널로 특화시킨 딩고 프리스타일은 최근 ‘13세 랩 지니어스’를 콘셉트로 박현진, 조우찬, 에이칠로 세 동갑내기들의 신곡 뮤직비디오를 발표했다.

이들은 서로 다른 소속사지만 프로젝트 그룹 방식으로 콘텐츠를 제작, ‘OGZ’라는 곡을 발표했다. OGZ는 OG(Original Gangster·힙합에서 존경과 과시의 뜻을 가진 단어)가 되겠다는 포부도 담겨있지만, 10대 사이 유행 중인 급식체인 ‘오지다(야무지다 내지 알차다)’라는 표현을 변형한 것이기도 하다.

제목에서부터 또래들의 정서를 반영한 셈이다. 가사에서도 “우리들은 정말정말 OGZ(오지 지) 오늘 급식은 식은 소시지”와 같은 랩이 등장해 타깃 연령층을 분명히 한다.

이들은 네이버 V라이브에서도 ‘OGZ 스페셜 라이브’를 진행, 200만 하트를 돌파하는 기록을 세웠다. 공개된 딩고 프리스타일 라이브에는 약 50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렸다. 그 중 일부는 루머 때문에 노이즈가 늘어난 면도 있지만, 그 만큼 이들에 대한 또래집단의 관심도가 높음을 나타내기도 한다.

자신의 일상을 영상으로 담아내는 Vlog(브이로그·Video +Blog)에도 10대들의 참여가 활발하다. 등굣길을 담아내거나, 여고생의 급식 풍경 등을 소재로 다루고 있다. 별 특별한 내용을 담고 있는 것도 아니지만, 다른 사람의 일기를 들여다보는 듯한 재미에 특정 브이로거(브이로그를 만드는 사람)의 채널을 구독하고 댓글 먼저 달기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기성세대에게는 선뜻 이해되지 않는 풍경이지만, 동영상 콘텐츠가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에게 영상으로 기록한 일상과 생각은 자연스런 흐름이다.

모바일 앱 분석업체 와이즈앱이 지난해 11월 한 달간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 2만3000명을 대상으로 앱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10대들은 단연 유튜브를 가장 오래 사용하고 있었다. 10대들의 유튜브 총 사용시간은 1억2900만 시간으로, 두 번째를 기록한 카카오톡 사용시간(4300시간) 보다 약 3배 가량 높게 나타났다.

요즘 10대들이 포털 검색 대신 유튜브에서 궁금한 것들을 찾아보는 트렌드 역시 이같은 현황을 일정 부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유튜브에서 화장이나 원서접수와 같은 키워드를 입력하면 화장하는 법이나, 원서접수하는 법과 같은 자동완성 연관검색어들이 하단으로 표시된다. 액체괴물 만들기와 같은 How to(요령) 영상이 즐비한 이유이기도 하다.

수년째 SNS 채널에 대처법 영상을 만들어 올리고 있는 쉐어하우스의 경우 초등학생 구독자들도 상당수라 전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크리에이터에게 전달하기 위해 사무실로 선물을 보내기도 하고, 영상이 올라가면 30분만에 댓글이 200개 까지 달리기도 한다. 영상이 업로드되면 구독자에게 푸시 알림이 가면서다. 좋아하는 채널을 구독하는데 익숙한 독자들의 특성 덕에 가능한 일이다.

김종대 쉐어하우스 이사는 “실수로 방귀가 나왔을 때 대처법이나 말발이 딸렸을 때 대처법처럼 어떻게 보면 유치한 내용이지만, 어린 친구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내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10대가 콘텐츠 시장에서 중요한 이유

10대들을 대상으로 삼는 콘텐츠가 증가하는 현상은 결국 이들 세대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월등히 높은 영상 소비량을 보이기 때문이다. 김건우 자몽 대표는 “크리에이터나 기업들이 10대를 겨냥한 콘텐츠를 만드는 건 트래픽에 대한 기대감에서”라며 “콘텐츠를 소비하는 라이프 사이클을 볼 때 학업이나 취업준비, 업무에 매인 20~30대보다는 10대가 시간적 여유가 크다보니 트래픽도 끌어내고 수익에도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또 10대는 다른 세대가 꺼리거나 민망해하는 유행이나 트렌드를 쫓아감에도 거리낌이 없고, 새로운 기능들을 보다 자유롭게 활용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10대 사이 조성된 붐업은 2030에 전파되는 모방 효과로도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Z세대들(1995~2005년 태어난 디지털 세대)의 급식체가 일종의 유행으로 번진 현상을 들 수 있다. 급식체를 패러디한 다양한 영상들이 등장하고, 기업들 역시 디지털 커뮤니케이션을 할 때 재미 요소로 급식체를 빈번히 사용하곤 한다.

디지털에서는 특정 커뮤니티에서 이슈가 된 사안들이 외부로 알려지면서 화제를 일으켜 폭발력을 더하는 경우가 많다. 디지털 활용도가 높고 체류 시간도 긴 10대들에게 인기를 끈 콘텐츠나 트렌드가 다른 세대로도 확산되기 쉬움을 의미한다.

김종대 쉐어하우스 이사는 “구매력이 있어도 4050대 타깃은 거의 없는 이유가 매체로 그들과 접점을 만들어 내는 게 쉽지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아이들은 부모님에게 전달자가 되곤 한다”고 전했다.

10대가 세대 간 연결 접점이자 콘텐츠 확산력을 키우는 전달자가 된다는 설명이다. 김 이사는 “댓글과 공유 등 콘텐츠에 대한 이들의 적극적 참여가 오가닉(Organic·유기적) 도달률을 높여주고, 이들이 만들어준 콘텐츠 가치가 이슈를 만들어내고 그게 다른 층에게도 전파된다”고 강조했다.

10대들에게 소구하는 콘텐츠는 이들의 정서를 기민하게 읽어내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건우 대표는 “콘텐츠 퀄리티 우수성보다는 내용과 스토리에서 10대들의 세계관이 얼마나 반영됐는지가 중요하다”며 “이들이 움짤을 즐겨 쓰듯 가볍고 재미있는 부분만 잘라내 브리지(연결) 영상으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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