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적 자살의 계보를 밝힌다
한국적 자살의 계보를 밝힌다
  • 이슬기 기자 (wonderkey@the-pr.co.kr)
  • 승인 2014.01.24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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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 이 책] 자살론

▲ 자살론
지은이 : 천정환
출간일 : 2013년 11월 18일
출판사 : 문학동네
가    격 : 1만4000원
면    수 : 376쪽

[더피알=이슬기 기자] 8년째 OECD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대한민국 국민은 전 세계에서 가장 우울한 국민이기도 하다. 이제는 크게 놀라지도 않는 무수한 자살에는 우울증이라는 진단이 따라붙고 이는 너무도 쉽게 그가 처한 상황이나 실질적인 자살 이유를 덮어버리기도 한다.

사회학의 창시자 에밀 뒤르켐은 그의 명저 <자살론>을 통해 자살의 사회적 현상을 분석하고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라는 주장을 한 바 있다. 자살의 원인으로 주목되는 우울의 배후에 있는 원인을 짚어내고 진단한 것이다.

“오늘날 만연한 자살은 ‘자아’들이 덮어쓴 양면 가면의 어두운 뒷면이며, 그 앞면은 경쟁의 전쟁터를 그야말로 홀로 ‘각개약진’하는 ‘자기계발’ 전사의 ‘쿨하고’ 잔인한 얼굴이다. 이 야누스는 심약하고 허약하다. 각도를 조금만 틀면 가려진 그의 뒷면이 보인다. 쓰러지도록 지치고, 더 외로운.”

자살은 여러 원인에 의해 선택되거나 그렇게 해석될 수 있지만 그게 경제적 생존의 모든 수단이 박탈된 상태에서 남은 단 한 가지 선택이라면 그것은 자살자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뒤르켐이 19세기 후반 프랑스의 사회를 분석해 자살을 설명했다면, 저자는 한국의 자살, 그 근대성을 계보화해서 추적하고 있다.

나아가 저자는 돈과 미디어 속에서 삶을 시종하는 후기 근대의 자살을 둘러싼 현상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 “사람들의 정념이 바뀌어 ‘동정 없는 세상’, 무관심과 비공감의 세상을 사는 것이다.” SNS와 방송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중개된 남성연대 성재기의 죽음과 무려 스물 몇 명에 이르는 쌍용차 노동자와 가족들의 상황을 다른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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