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로 치닫는 교육감 선거
‘막장드라마’로 치닫는 교육감 선거
  • 박형재 기자 (news34567@nongaek.com)
  • 승인 2014.06.02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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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정책·공약 없는 폭로전…유권자 꼼꼼히 따져야

2일 종합일간지 사설 중 눈길끄는 이슈는 ‘교육감 선거’다. 이틀 뒤 치러질 서울시 교육감 선거가 ‘막장드라마’로 치닫고 있다. 공약 대결은 이미 실종됐고, 누가 드라마 주인공인지를 가리는 폭로만이 난무하고 있다.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녀를 내팽개친 고씨는 교육감 자격 없다”는 친딸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했다. 이어 “딸을 이용하는 공작정치에 맞서겠다”며 문용린 후보(현 교육감)를 지목했다. 문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유권자들이 알고 싶은 건 가정사에 숨겨진 진실이 아니다. 산적한 교육 현안을 어떻게 풀 것인지, 식견과 전문성이 있는 후보는 누구인지를 알고 싶을 뿐”이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초·중등교육에서 교육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지만.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었다”며 “고 후보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교육 문제를 짚어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2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2일 조간)

▲ 경향신문 = 첫 사전투표의 높은 참여 열기가 말하는 것 /민간 잠수사 사망, 또 한 번의 '인재' /3년째 계속되는 녹조 라떼…수문 개방 왜 못하나
▲ 국민일보 = 김관진 실장, "또 육사냐"는 지적 새겨듣길 /로펌에 둥지 튼 관피아 폐해도 다잡아야 한다 /민간 잠수사들 희생 더는 없어야
▲ 동아일보 = 김관진 새 안보실장, 전략적 사고와 능력 갖췄나 /사전투표율 연령대별 공개는 문제 있다 /경제 관료 177명을 로비스트로 거느린 10대 로펌
▲ 서울신문 = 거짓말 적게 하는 후보 뽑는 게 답이다 /北 인질 잡아놓고 인천 오겠다는 것인가 /로펌 진출 관료들, 또 다른 '관피아'다
▲ 세계일보 = 새 안보라인, 안보ㆍ국익 극대화 컨트롤타워 돼야 /전관들은 대형 로펌서 대체 뭔 일 하는 건가 /도망자 유병언, 잠수사의 잇단 悲報 들리지 않는가
▲ 조선일보 = 金 안보실장, '또 軍 출신 발탁'에 대한 우려 씻어내야 /檢, 유병언 못 잡고 언제까지 허둥지둥할 건가 /가능성 보여준 '사전투표' 더 확대할 방안 찾아야
▲ 중앙일보 = 김관진 새 국가안보실장이 해야 할 일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 교육감 선거 /또 일어난 민간 잠수사 사망 사고
▲ 한겨레 = 이래서 교육감의 자질과 철학이 중요하다 /급변하는 정세에 맞지 않는 김관진 안보실장 /뜨거운 사전투표 열기, 6ㆍ4 본투표까지
▲ 한국일보 = 흑색선전 후보 선거 후 끝까지 책임 물어야 /'관피아 로펌재취업 제한法' 신속히 매듭지어라 /탄소배출권 시기ㆍ목표 다시 한번 검토해 보자
▲ 매일경제 = '한국판 피케티 불평등' 稅金이 해법 아니다 /우리집 家計, 敎育에 도움 될 인재에 투표하길 /김관진 안보실장, 복잡해진 對北변수 잘 관리해야
▲ 한국경제 = 세금ㆍ과징금 남발은 국가 권위를 약화시킨다 /과도한 환율 개입, 투기세력 더 불러모을 수도 /戰雲 감도는 삼성과 애플의 미국 개발자회의

중앙일보는 ‘막장 드라마로 치닫는 교육감 선거’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가 어제 ‘교육감 자격 없다’는 친딸의 페이스북 글에 대해 ‘부덕의 소치’라고 사과하고, ‘딸을 이용하는 공작정치에 맞서겠다’며 문용린 후보(현 교육감)를 지목했다. 딸의 글이 자신의 전 처남이자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아들과 문 후보 사이의 야합에서 나왔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문 후보는 ‘사실무근’이라며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이어 “선거에 출마한 후보의 가족이 부모를 향해 ‘무자격’을 거론하는 건 흔치 않다. 고 후보 개인의 가정사이므로 외부인이 시시비비를 가리기는 어렵겠으나 그의 도덕성은 적지 않은 상처를 입었을 것으로 보인다. 유권자들의 귀중한 한 표가 그의 해명과 후보 사퇴 거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앙은 또 “폭로와 해명, 반박과 공격이 이어지는 현재 교육감 선거판은 정상의 궤도에서 벗어난 지 오래다. 서슴없이 상대를 향해 막말과 패륜이란 말을 주고 받으며, 서로 물어뜯는 형국”이라며 “유권자들이 알고 싶은 건 가정사에 숨겨진 진실이 아니다. 산적한 교육 현안을 어떻게 풀 것인지, 식견과 전문성은 있는지, 아이들 앞에 본이 될 도덕성을 갖춘 사람은 누구인지를 알고 그에게 표를 던지고 싶을 뿐이다”라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이래서 교육감의 자질과 철학이 중요하다’는 사설을 통해 “기호도 없고 정당도 없는 교육감 선거는 ‘깜깜이 선거, 묻지마 투표’가 되기 십상이다. 자치단체장·의원 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탓에 후보들이 유권자의 눈길을 붙들기는 더욱 어렵다. 실제로 최근 여론조사에서 교육감 후보가 누군지 안다는 유권자는 24.6%에 그쳤다”고 전했다.

이어 “그러나 초·중등교육에서 교육감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교육감은 학교의 존폐와 선발 방식, 예산편성과 교원 인사권 등을 관장하는 만큼 ‘교육 대통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0교시, 야간자율학습, 우열반 편성과 학업성취도 평가 등 학교현장의 문제들을 크게 바꿀 수 있는 사람도 교육감이다. ‘묻지마 인기투표’로 뽑기엔 너무도 중요한 직책이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고승덕 서울시교육감 후보의 친딸이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계기로 선거 막바지에 교육감 선거가 시선을 끌게 됐다. 고 후보 개인의 유불리를 떠나 이 시대의 교육적 과제가 어떤 것이고, 이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할 교육감이 갖춰야 할 자질과 철학은 무엇인지 곰곰이 짚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싶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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