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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함’에 집중하는 리딩브랜드
‘사소함’에 집중하는 리딩브랜드
  • 정지원 스톤 브랜드커뮤니케이션 대표 (admin@the-pr.co.kr)
  • 승인 2014.07.25 13: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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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톤의 브랜드 에세이]작은 것에 귀 기울여 디테일을 완성하라

[더피알=정지원] 리딩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은 어렵다. 남들은 그 자리에선 뭘 해도 다 되는 자리 아니냐고 반문할지 모르겠지만, 하려면 그야말로 제대로 해야 하는 자리이고 무언가를 안할 수도 없는 자리이다. 존재감이라는 것은 그냥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등이기에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보여주어야 하는 것이다.

최근 필자가 발견한 좋은 리더의 커뮤니케이션 모습은 6·4지방선거를 마친 박원순 시장의 행보에서였다. 선거를 마친 이틀 뒤인 지난달 6일 밤 11시 박원순 시장은 수행비서 없이 조용히 진도를 찾는다. 선거승리를 축하하기도 바쁜 일정 속에서 최우선 순위의 활동지를 진도 팽목항으로 정해 비공식으로 시간을 빼고 직접 레몬청을 준비한다.

이 시대의 리딩 브랜드들의 커뮤니케이션에서 소비자들이 기대하는 모습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아닐까.

코카콜라의 더 깊어진 Happiness

‘박원순 시장의 레몬청’은 최근 달라진 코카콜라의 행보를 연상시킨다. ‘독보적 리더의 위상을 120년 넘게 가져간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에 대한 대답을 주겠다는 듯 굵직함과 세심함이 엿보인다.

코카콜라의 핵심가치는 ‘행복(Happiness)’이다. 2009년부터 사용해온 슬로건 ‘오픈 해피니스(Open Happi­ness)’는 이를 더욱 구체화시켜준다. 핵심가치는 ‘행복(Happiness)’인데 제품에 대한 경험요소를 연상시킬 수 있는 동사 ‘오픈(Open)’이 결합됐으니 이보다 더 강력하고 구체적일 수는 없다.


그런데 최근 선보이는 코카콜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발견하는 ‘Open’, 그리고 ‘Happi­ness’의 의미는 사뭇 달라졌다. 더 넓어지고 깊어졌다고나 할까? 코카콜라의 최근 스토리들을 살펴보자.

#1. 조용한 어느 대학 캠퍼스에 나타난 코카콜라에는 조금 특별한 장치가 있다. 두 명이 서로 코카콜라의 뚜껑을 교차시켜야 열린다는 것인데, 이로 인해 무덤덤했던 주변 학생에게 말을 걸게 되고 새로운 우정을 시작(open)하게 된다.

#2. 중동의 아랍에미리트(UAE)에 등장한 코카콜라 부스는 동전 대신 코카콜라 뚜껑을 넣고 전화통화를 할 수 있다. 먼 아시아 대륙에서 건너온 블루컬러 노동자들이 해외통화요금의 부담에서 자유롭게 가족과의 대화를 열어준다.

#3. 세계에서 제일 더운 지역 중 하나인 콜롬비아 Aipir라는 지역에 등장한 코카콜라. 전기공급이 어려워 변변한 냉장고도 없는 이곳에 식물의 증발현상을 이용해 100% 자연친화적 냉장고를 제작하고 이를 통해 정말 시원한 코카콜라를 제공한다.

#4. 정수기가 없는 베트남에서 페트병을 물통으로 사용한 후 더 다양하게 활용되도록 특별한 도구들을 뚜껑에 제작한다. 코카콜라를 즐긴 이후에도 코카콜라와 함께 즐거운 삶을 열어간다는 의미다.

4개의 스토리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 각지의 다양한 사람들의 생활 속에서 코카콜라와 함께 행복해하는 모습을 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코카콜라의 ‘Open Happiness’라는 메시지를 단순히 주입하고 호소하는 방식이 아니다. 솔루션이 필요한 구체적인 ‘사람들’의 사소한 스토리를 발굴하고, 그 작은 이야기에 귀 기울여 유익하면서 위트 있는 해결책을 만들어줌으로써 모두가 행복해지는 것이다. 다분히 공익적인 방향의 커뮤니케이션이지만 흥미로운 아이디어와 이를 구현해주는 작은 기술을 통해 그리 무겁지 않고 경쾌하게 스토리를 이어간다. 단순히 감각적인 즐거움을 넘어서는 행복을 몸소 체험하게 해주는 코카콜라만의 방식인 셈이다.

카드의 리딩브랜드, 단순화서 세분화로 턴어라운드

국내 리딩브랜드들은 어떨까? 가장 최근에 커뮤니케이션 변화를 발표한 신한카드의 경우를 보면 코카콜라와 상당히 다른 상황임에도 공통적인 부분을 찾을 수 있다. ‘사소함에 대한 집중’이라는 관점에서 말이다.

코카콜라가 세계 방방곡곡 작은 마을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였듯이 신한카드는 자사의 ‘2200만 고객의 세분화된 생활’과 ‘카드를 경험하는 짧은 순간’이라는 사소함에 집중한다.

▲ 신한카드에서 지난달 출시한 23.5도 카드. 이 카드는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개발한 '코드9' 시리즈 중 하나로, 상품명을 가로 세로에 모두 표기하고 프레임 라인에 홈을 파는 등 소비자 입장에 선 편리한 디자인 구현에 신경을 썼다는 평가다.
카드업계에서 브랜드 체계를 단순화하는 것은 최근 5~6년간 지속된 화두였다. 이는 수백개의 카드로 나뉜 복잡다단한 상품체계를 정리해 관리효율을 꾀하고 대표상품 중심으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었다.

신한카드는 이러한 트렌드와 전혀 다른 선택을 한다. 빅데이터 분석에 의해 고객의 삶을 더욱 세분화하고 끊임없이 변화하는 패턴을 반영하겠다는 내용의 ‘코드9’을 발표했다. 관리의 단순화보다는 2200만 개개인을 속속들이 파고들어 그들의 욕구와 세분화된 스타일에 맞추어 상품을 설계하는 접근을 택한 것이다.

‘2200만 고객의 사소함’에 집중한 것은 카드디자인에도 반영됐다. 상품명을 가로, 세로 모두에 표기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하고, 프레임 라인에 홈을 파서 빡빡한 지갑에서도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했으며, 결제 방향을 디자인 요소로 적용해 알려주는 등 미세한 사용상의 편의성을 도모했다.

또한 카드 앞·뒷면의 숫자정보를 모두 가로에 배열시켜 한눈에 주요정보를 볼 수 있게 했다. 카드를 사용하는 짧은 순간이라는 사소함에 집중한 결과이다. 1등 브랜드의 커뮤니케이션 방향을 ‘다수 고객의 사소함’에 두었다는 것은 향후 전개될 신한카드의 커뮤니케이션을 기대하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변화된 커뮤니케이션, 디테일한 스토리 뒷받침돼야

앞서 언급했던 박원순 시장의 행보에서 가장 주목해야 하는 것은 ‘즉각적 실행’이다. 옳다고 생각했을 때 조금도 지체하지 않고 바로 실행에 옮기는 것. 코카콜라의 커뮤니케이션이 더 의미 있는 것도 솔루션이 필요한 세계 곳곳을 향해 바로 움직여 행복한 실행을 만들어 냈다는 점에 있다. 신한카드가 리딩브랜드로서 가야할 길과 큰 메시지를 설정했다면 이제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이를 얼마나 신속하고 디테일한 실행으로 보여줄 수 있느냐이다.

2200만 고객이라는 의미심장함은 세분화된 고객의 디테일한 욕구들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보다 실질적인 솔루션으로 제시될 때 더욱 빛을 발할 것이다. 변화된 커뮤니케이션을 선보인 리딩브랜드 신한카드에게 박원순 시장의 레몬청, 코카콜라의 16종 재활용 뚜껑에 견줄 수 있는 디테일한 스토리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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