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공연장 사고, 안전불감증이 부른 안타까운 人災
판교 공연장 사고, 안전불감증이 부른 안타까운 人災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4.10.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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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안전은 어디에 내동댕이친 것인가”

[더피알=박형재 기자]18일 종합일간지 사설 최대 이슈는 ‘판교 공연장 사고’다.

어처구니없는 참사가 또 터졌다. 17일 경기도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 공연장에서 붕괴 사고가 일어나 관람객 16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쳤다. 사고를 당한 관람객들은 공연장 인근 지하 주차장의 환풍구 덮개 위에서 구경하다가 덮개가 사람들 무게를 못 이기고 무너져 내리는 바람에 20m 깊이 지하 주차장 바닥으로 추락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이날 사고도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였다”며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 사고가 반복되고 있으니 참담하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사고가 난 사고가 난 환풍구는 계단식으로 된 데다 턱이 1m 높이여서 관객들의 접근이 용이했음에도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은 없었다. 공연장에 배치된 안전요원들도 관객들의 환풍구 진입을 제지하지 못했다.

사설들은 “이날 사고는 한국이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안전에 대한 교훈을 전혀 얻지 못했음을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사회의 화두가 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최근에 많이 무뎌진 것은 아닌지, 안전이란 말을 닳도록 외쳤지만 헛구호에 불과했던 것은 아닌지,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를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고 비판했다.

▲ 17일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에서 열린 행사장에서 환풍구가 무너져 있다. ⓒ뉴시스

다음은 18일자 전국 종합일간지 사설이다.

<주요 신문 사설>(18일 조간)

▲ 경향신문 =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를 지켜봐야 하나 /공무원연금 개혁, 국민 협의체 구성해 논의하자 /검ㆍ경이 매일 의료정부 수천건 들여다본다니
▲ 국민일보 = 세월호 참사 이후 도대체 몇 번째인가 /北, 대화할 생각있다면 어서 고위급접촉 응해야 /아직도 고용세습 일삼는 뻔뻔한 공공기관들
▲ 동아일보 = 野, 언제까지 초이노믹스 발목만 잡을 텐가 /北과 회담하고 뒤통수 맞는 일, 더는 안된다 / 4만명 울린 동양그룹 총수에 사기罪 중형 내린 법원
▲ 서울신문 = 개헌, 논의 단계부터 혼란 부르면 지지받겠나 /수능 출제오류 피해학생 어떻게 구제할 건가 / 아동학대에 경각심 일깨운 울산 계모 판결
▲ 세계일보 = "실패하면 미래 없다"는 각오로 연금개혁 돌입하라 /또 후진국형 참사, '안전한 대한민국'은 언제… / 北 황당한 공개보도, "원칙" 다시 일깨운 남북대화
▲ 조선일보 = 하루만에 改憲 발언 뒤집은 김무성 대표의 가벼운 입 /공연장 붕괴로 또 집단 참변, 이런 慘事 언제까지 겪어야 하나 /공무원年金 개혁, 이번엔 확실하게 매듭지으라
▲ 중앙일보 = 남북 대화 불씨 어떻게든 살려 나가야 /혼란을 빚은 집권당 대표의 개헌 발언 / 어처구니 없는 성남 공연장 붕괴 참사
▲ 한겨레 = 공무원연금 개편, 졸속으로는 안된다 /여당 대표의 낯뜨거운 '개헌론 소동' / 곳곳에서 벌어진 '정보인권 붕괴'
▲ 한국일보 = 개헌 논의를 정파적 계산대에 올려선 안된다 /비공개 군사회담 北의 일방적 공개는 무리수 / 여당도 수긍 못하는 공무원연금 정부개혁안
▲ 매일경제 = 김무성 대표 靑과 개헌 갈등 국민이 뭐라 하겠나 /北 실세 3인방 방한ㆍ군사회담 모두 쇼였나 / 수능 오류 2심 판결, 피해자 구제 총력 경주하라
▲ 한국경제 = 단통법 효과 없자 기업 협박하는 이런 정부 /물도 전기도 펑펑, 하지만 댐도 발전소도 안 된다? /개헌론 꺼냈다 하루 만에 발 뺀 김무성 대표

경향신문은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를 지켜봐야 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17일 경기 성남 판교테크노밸리 야외공연장에서 환풍구 덮개 붕괴사고로 관람객 16명이 지하 4층 20m 아래로 떨어져 숨지고 11명이 부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야외공연장에서 관객 27명이 환풍구 덮개 철망 위로 올라가 걸그룹 공연을 지켜보던 중 덮개가 관객들의 무게를 못 이겨 휘어지면서 붕괴한 것이다. 사망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이어 “이날 사고는 온전히 안전불감증에 의한 인재(人災)였다. 사고가 난 환풍구는 계단식으로 된 데다 턱이 1m 높이여서 관객들의 접근이 용이했음에도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시설은 전혀 없었다. 공연장에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있었으나 관객들의 환풍구 진입을 제지하지 못한 점도 큰 문제다. 환풍구 안에 낙하를 막아주는 보호물도 설치돼 있지 않아 사망사고를 예방할 수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정이 이런데도 공연을 주최한 경기도와 성남시, 모 언론사는 아무런 안전조치 없이 공연을 강행했다. 공연 도중 사회자가 한 차례 환풍구 붕괴 위험을 경고한 게 전부였다고 한다. 사고가 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라고 지적했다.

경향은 “이날 사고는 한국이 세월호 참사를 겪고도 안전에 관한 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했음을 잘 보여준다.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거나 기본적인 안전시설만 갖췄어도 발생하지 않을 사고가 빈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사회 전체가 나서 안전이란 말을 닳도록 외쳤지만 헛구호에 불과했던 것이다. 언제까지 이런 후진국형 참사를 지켜봐야 하는지 답답하기 이를 데 없다. 정부와 시민사회의 안전의식에 문제가 없는지 성찰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세계일보는 ‘또 후진국형 참사, ‘안전한 대한민국’은 언제…’라는 사설을 통해 “많은 사람이 모이는 공연에서는 사전에 안전을 점검하고, 조치를 취하는 것은 기본이다. 사전 안전조치가 제대로 취해졌는지 의심된다. 공연장 바로 곁에 4층 깊이의 환풍구가 있다면 당연히 통제돼야 했다. 관람객들은 ‘안전요원을 보지 못했다’고 했다. 통제하는 사람도, 오르지 말라는 표식도 없으니 시민들은 그 위로 올라갔을 터다. 규격에 맞는 철제 덮개가 쓰였는지도 의문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안전한 대한민국 건설’을 다짐했지만 사고는 이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경주 마우나오션 리조트 체육관 붕괴로 204명의 사상자가 났다. 세월호 참사 이후에는 전남 장성요양원 화재, 경기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고가 이어졌다. 서울 송파구 석촌지하차도 아래서는 대형 동공도 발견됐다. 안전은 어디에 내동댕이친 것인가”라고 안타까워했다.

국민일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도대체 몇 번째인가’라는 사설에서 “수백명의 목숨을 앗아간 세월호 참사 이후에도 안전 무방비의 사고가 반복되고 있으니 참담한 노릇이다. 고양시외버스종합터미널 화재, 상왕십리역 열차 추돌 사고, 소방헬기 추락 등 크고 작은 사고가 잇따랐다. 세월호 사고를 계기로 한동안 우리 사회의 화두가 된 안전에 대한 경각심이 최근에 많이 무뎌진 것이다. 모든 국민과 정부가 다시 한번 안전의식을 다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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