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sumer PR]전문가 인터뷰/소비자 PR과 사회공헌은 동격
[Consumer PR]전문가 인터뷰/소비자 PR과 사회공헌은 동격
  • 주정환 기자 (webcorn@the-pr.co.kr)
  • 승인 2010.10.21 1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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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명대학교 소비자정보학과 김민정 교수는 지난 6월 공정거래위원회 산하 한국소비자교육정책학회 제6대 회장에 취임했다. 한국소비자교육정책학회는 소비자문제의 해결을 위한 소비자학계, 정부와 기업, 소비자단체 등 소비자 관련 기관의 교류를 통해 소비자 복지 증진을 도모하는 학회다. 저서로 ‘디지털경제와 소비자’, ‘소비문화와 트렌드’가 있다.

기업의 소비자 대상 PR 트렌드가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요?
요즘 소비자 트렌드를 보면 IT가 생활화 되면서 기업과 소비자 사이 커뮤니케이션 방법이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또 소비자 입장에서는 윤리적 소비에 대한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기업 측면에서는 기업이 상품을 제대로 만드는 것은 기본이고 PR의 방향이 단순히 마케팅 차원이 아니라 기업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이윤을 사회 환원하고 또 환경보호, 도덕성, 기부 봉사 등에 까지 관심 폭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시점은 소비 시대를 넘어 가치 시대로 넘어가고 있는 과도기라 보여집니다.


소비자들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십니까?
최근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굉장히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지속 가능성, 환경, 도덕, 윤리, 봉사 등 의 이슈들이 키워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윤리적 소비는 아주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소비자들이 웰빙이다 해서 나만 잘 사는 것이 아니라 더불어 사는 것을 의무라고 생각할만큼 급변하고 있어요. 이제 개인적 차원에서 상품 구입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는 거죠. 소비자들이 사회적인 책임까지 스스로 생각하고, 또 기업에게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상황입니다. 기업도 소비자들의 이 같은 변화에 부응해야겠지요. 소비자PR과 사회공헌은 동격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환경에 따라 소비자와 기업의 관계도 많이 달라졌는데요.
소비자가 뭉치면 소비자 파워가 막강해 지는 거죠. 사실 그 동안 소비자가 뭉칠 수 있는 도구가 없었는데 인터넷이 그런 역할을 담당하면서 기업들이 소비자에게 꼼짝 못하는 상황으로까지 발전했습니다. 또 소비자들의 파워가 과거와는 전혀 다른 양상을 띄고 있습니다. 적극적인 프로슈머로서의 역할로 격상됐기 때문입니다. 소비자 주권이 실현될 수 있는 조건이 된 셈이죠.

왜 소비자 PR이 중요합니까?
위기가 왔을 때 소비자는 냉혹해 집니다. 기업이 어떤 위기에 봉착했을 때 그 기업에 대한 인식이 얼마나 긍정적인가가 기업의 생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줍니다. 일전 도요타 리콜 사례가 좋은 예죠. 애플의 경우 많은 천재적인 디자인이나 아이디어로 전세계 마니아들로부터 열광적인 지지를 받고 있지만 사회공헌이나 소비자 대응에 있어선 수준 이하입니다. 때문에 지금과 같이 애플이 사회적 책임에 대해 등한시 한다면 한 순간에 위험에 빠질 수도 있는 거죠. 이번 아이폰 통화불량 사태에서 본 것처럼요. 아무리 소비자들이 애플에 열광했다 하더라도 이런 오류가 발생하면 여지없이 공략대상이 되고 순식간에 기업이 위기로 빠질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의 여론은 그만큼 무서운 거죠. 마이크로소프트가 많은 편법으로 부를 축적하고 여러가지 위기 상황을 겪었지만 지금까지 건재한 이유는 바로 빌 게이츠가 사회공헌 사업을 많이 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어떤 기업도 이렇게 급변하는 시대에 안전할 수 없습니다. 안전장치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로 PR의 영역이라고 봅니다.

최근 소셜미디어 등장과 함께 달라진 소비자와의 커뮤니케이션 내용은?
스마트폰은 그야말로 소비자와 생산자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효과를 가져오고 있습니다. 프로슈머가 실현되는 그런 상황을 지금 맞고 있어요. 소비자와 생산자를 양분했던 기본적인 조건들 조차도 이제 경계가 모호합니다. 소비자가 곧 생산자가 되는 상황을 보고 있으니까요. 파워블로거의 등장이 좋은 예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이분법으로 하자면 소비자인데 지금 파워블로거는 마케팅이나 PR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기업과 소비자간의 근본적 문제는 무엇이라 봅니까?
대량생산, 대량판매가 이뤄지면서 기업과 소비자간 입장이 상호 호환되지 않고 있습니다. 기업과 소비자간 입장이 대등하지 않기 때문에 기본적인 문제들이 계속 발생하고 있는 것입니다. 인터넷 등장으로 소비자 파워가 생겨 나긴 했지만 아직도 일부 서비스 업체 경우는 음식물이나 식료품을 갖고 장난하는 사례가 있을 정도로 민도가 낮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세계적인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마케팅 기법 등은 좋아졌지만 소비자에 대한 대응 부분은 투자라고 생각하지 않고 비용이라고 보는 경향이 많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거죠. 국내 기업들이 소비자의 중요성을 모르는 게 아니라 알면서도 ‘알긴 알지만 그 정도까지 할 필요가 있을까?’하고 절실함을 못 느끼고 있다고 보입니다. 아직까지 기업들의 소비자 PR에 대한 인식이 미숙하다고 느껴집니다.

소비자단체들의 움직임은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현재 소비자협의회 등 공식적으로 등록한 소비자단체는 13개 정도 됩니다. 소비자단체들이 이슈를 부각하고 사회적인 공감을 모으는 활동 수준이 과거보다 많이 높아졌습니다. 하지만 회원의 회비로 유지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좋은 인력이 들어 갔어도 보수체계가 열악해 장기적으로 버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만큼 운영 자체가 어렵다는 얘기죠. 소비자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회비를 통해 자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객관적인 의견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생이 안되니까 정부 프로젝트에 너무 의존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기업이나 정부에 대해 쓴소리를 하기가 어렵게 되는 거죠. 아직 소비자단체를 자생적으로 이끌만한 국민 수준이 아니라는 반증입니다. 소비자단체의 역량은 회원수의 적고 많음의 문제가 아니라 얼마나 좋은 아이디어로 현실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는가의 문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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