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총리 후보는 누가 될까?
여섯 번째 총리 후보는 누가 될까?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4.2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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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대통령 입맛 아닌 국민 눈높이 맞춰야

“성완종 회장과 잘 모른다”, “3000만원 받은 증거가 나오면 목숨을 내놓겠다”고 버티던 이완구 국무총리가 21일 결국 사의를 밝혔다. 중남미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도 반나절만에 이를 받아들였다. 정말 성완종 뇌물 파문 때문인지, 악화된 여론 탓인지 모르지만 어쨌든 여섯 번째 총리를 구해야 할 상황에 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일로 국정이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했지만 후임 총리를 또 뽑는 과정에서 진통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독이 든 성배’가 된 총리 자리에 누가 오려 할 것이며, 더 엄격해진 도덕적 잣대를 통과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오죽하면 정홍원 전 총리에게 다시 총리 자리를 맡겨야 한다는 말까지 나오는데, 마냥 농담으로 들리지도 않는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총리 사퇴는 엄밀히 따지면 박 대통령의 자업자득이요,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이 빚은 최악의 참사”라고 평가했다.

이어 “집권 2년2개월을 보낸 박근혜정부는 그동안 5명의 총리 후보 가운데 3명 낙마, 2명 사퇴라는 아픈 트라우마를 안고 있다”며 “도덕성을 최우선 인선 기준으로 삼아 국민 눈높이에 맞출 인물을 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박근혜 대통령의 이완구 국무총리 사의의사를 받아들이면서 여섯 번째 총리 후보를 찾게 됐다. 사진: 중남미 4개국을 순방중인 박 대통령이 세번째 순방국인 칠레 국제공항에 도착한 모습. ⓒ뉴시스

<주요 신문 22일자 사설>

▲ 경향신문 = '이완구 사태'에 박 대통령은 책임감 못 느끼나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 사퇴, 대학 정상화 계기 돼야 /성완종 리스트 수사, 벌써 '물타기' 예고하나
▲ 국민일보 = 총리 부재상황에도 국정은 흔들려선 안 된다 /'성완종 리스트' 수사에 성역도 물타기도 없어야 /교통사고보다 더 심각한 미세먼지, 대책 서둘러라
▲ 동아일보 = '62일짜리 총리' 인사 참사, 국민의 인내심 바닥났다 /박근혜 대통령, 對국민 사과는 왜 건너뛰나
▲ 서울신문 = 이완구 총리 사의… 엄정한 수사만 남았다 /속속 드러나는 성완종 커넥션 또 뭐가 남았나 /北, 개성공단 임금으로 남남갈등 유발 말라
▲ 세계일보 = 낡은 수첩 접고 인망ㆍ능력 기준으로 새 총리감 골라야 /공무원노조, 연금개혁 깨고 '머리띠' 두르나 /국제사회도 주목하는 아베 총리의 입
▲ 조선일보 = 李 총리 사퇴, 국민이 무릎 칠 만한 새 총리로 국정 一新해야 /성과급 똑같이 나눠 먹는 공무원에게 보너스 왜 주나 /'이메일 막말' 朴 이사장 사퇴해도 중앙대 개혁 이어지길
▲ 중앙일보 = 후임 총리, 내편 네편 따지지 말고 최선의 인물 찾아야 /성완종 리스트 수사, 정권 실세 봐주기 안 된다 /한 해 수천 명 죽는 지중해 난민 참사, 그대로 둘 것인가
▲ 한겨레 = 이완구 사퇴, 진실규명의 시작일 뿐 /재벌 기업인 박용성 중앙대 이사장의 폭언 /'노동자는 노예'라는 노동 공무원의 인식
▲ 한국일보 = 李 사퇴, 국가기능 정상화와 본격수사 계기로 /검찰ㆍ국회, 자원외교 비리규명도 고삐 조여야 /대학이 비교육적 시장주의자에 맡겨지면
▲ 매일경제 = 朴정부 6번째 총리지명카드 국민이 바라는 것 /ELS 집단소송 허용, 투자자 보호장치 정비해야 /소득세 한푼도 안내는 근로자 45%나 된다니
▲ 한국경제 = 일본경제의 復活, 한국만 모르고 있지는 않은지 /KTX 효과 보는 光州…길이 뚫리면 경제도 산다 /오죽하면 정홍원 前총리 출국금지說 농담까지 나오겠나

조선일보는 ‘李 총리 사퇴, 국민이 무릎 칠 만한 새 총리로 국정 一新해야’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페루 방문 중에 이완구 국무총리의 사의(辭意)를 받아들임으로써 또다시 총리가 바뀌게 됐다. 이 총리가 취임하고 불과 63일 만의 일이다. 출범한 지 2년여밖에 안 된 정부에서 여섯 번째 총리 후보를 골라야 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어 “이 총리가 실제 3000만원을 받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그런데도 이 총리는 물러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직 총리로는 처음으로 부패 스캔들에 연루된 것부터가 명예롭지 못한 일이었다”며 “무엇보다 그는 지난 10여일 동안 성 전 회장과의 친분 여부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여러 차례 말을 바꿔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고 지적했다.

조선은 “박 대통령이 지명한 총리 후보자 5명 가운데 세 명은 청문회에 서 보지도 못하고 낙마했다. 한 명은 건국 이후 최단명(最短命) 총리가 됐다. 박 대통령이 이번에도 사람을 잘못 뽑고, 뽑힌 사람도 잘못하는 실패가 되풀이된다면 국민은 정권에 대한 기대를 아예 접게 될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한국경제는 ‘오죽하면 정홍원 전 총리 출국금지설 농담까지 나오겠나’라는 사설을 통해 “이완구 국무총리가 결국 사의를 밝혔다. 현직 총리로서 검찰에 소환당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기 위해서인지, 아니면 성완종 뇌물 파문에 관련돼 있는 건지는 차차 밝혀질 일”이라고 보면서도 “총리 한 명 뽑기가 이리 어렵고, 그 자리를 지키는 것도 이렇게 힘들다는 사실을 재확인한 것이 허탈할 뿐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 반복된 총리 인준 파문과 정치공방, 그리고 이 총리 사퇴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에서 국민은 크게 실망했다. 오죽하면 정홍원 전 총리를 일단 출국금지시켜 놓고 다시 총리 자리를 맡겨야 한다는 농담까지 나돌고 있을까. 또 홍역을 치러가며 국무총리를 다시 뽑아야 한다고 생각하니, 나라가 정말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후임 총리, 내편 네편 따지지 말고 최선의 인물 찾아야’라는 사설에서 “후임 총리 인선에서 가장 우선적으로 고려돼야 할 덕목은 도덕성이다. 이 총리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드러날 거짓말을 밥먹듯 하다가 국민의 신뢰를 송두리째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높은 도덕성과 함께 요구되는 자질은 개혁성이다. 시대의 흐름과 민심의 변화를 읽고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대통령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아니라 국민의 눈높이에 맞춘, 국민이 원하는 인물을 찾아서 과감하게 기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동아일보는 ‘‘62일짜리 총리’ 인사 참사, 국민의 인내심 바닥났다’는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임기는 이제 2년 10개월 남았다. 또다시 비슷한 인사 참극이 발생한다면 국민의 실망과 분노는 극에 달할 것이다. 박 대통령이 구상하는 각종 개혁과 원만한 국정 운영도 물거품이 되고 말 게 분명하다”고 경고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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