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F1에 열광하는가?
왜 F1에 열광하는가?
  • 김주호 (admin@the-pr.co.kr)
  • 승인 2010.11.04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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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의 스포츠

자동차경주는 선진국의 스포츠다. 자동차산업이 발달한 선진국에서 시작된 스포츠대회로 마니아들이 엄청난 관심을 갖는 행사다. 2005년 호주 멜버른의 F1 개막전을 보러 간 적이 있는데, 처음 접해 보는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는 완전히 다른 세계였다. 엄청난 속도감과 소음 속에 대회를 즐기는 수십만의 인파에 놀랐다. 4일간 다양한 자동차 퍼레이드와 경주, 그리고 하이라이트인 F1 본선대회 등이 개최됐다. 도시 전체가 자동차대회를 보러온 관광객들로 넘쳐났고 호텔도 만원이었다. 당시 시드니 사무소에 잠깐 들렀는데 직원들이 F1을 보러 간다고 휴가를 냈다고 하는데 그것이 당시 호주에서는 흔한 일이라는 얘기였다. 국내에는 올해 처음 개최됐지만 선진국에서는 그만큼 인기 있는 스포츠다.
F1 코리아 그랑프리 대회는 10월 22일부터 24일까지 국내에서는 최초로 전남 영암에서 개최됐다. 포뮬러1(F1)은 국제자동차연맹(FIA)에서 주최하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경주 대회다. 1950년부터 시작됐으며 매년 17개국 내지 20개국에서 열린다. 올해는 바레인을 시작으로 19개국에서 개최되고 있으며 한국은 처음이고, 아시아에서는 일본, 말레이시아, 중국,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바 있다. 싱가포르는 유일하게 야간대회가 개최되는 도시이고, 모나코는 싱가포르와 함께 서킷이 별도로 없고 시내 도로에서 경주가 펼쳐지는 지역이다. 각 나라 대회를 그랑프리라고 부르는데 한국대회는 F1 코리안 그랑프리로 불린다. 한국대회는 향후 7년간 열리게 된다.

전세계 188개국 생중계, 시청자 6억명 달해
영암 서킷은 185만㎡로 여의도 면적의 4분의 1 정도다. 한 바퀴 주행 총 길이는 총 5.615㎞로 레이스는 총 44바퀴를 달리게 되는데 총 거리는 305㎞에 이른다. 관람석은 본부석 격인 주 관람석 1만5000석을 포함해 총 12만석이다.
F1대회에는 2400cc 배기량 자동차만을 가지고 출전하는데 12개 팀에 두 명씩 총 24대가 경주에 나선다. F1자동차는 머신이라고 불리는데 F1머신은 시속 350㎞까지 속도가 나온다. 경주 차량은 대당 가격이 약 100억에 이르는 첨단기술의 총아라고 할 수 있다. 대회 때 마다 드라이버는 물론, 각종 엔지니어 등 한 팀당 500 내지 600명의 인력이 함께 자동차 경주에 참여한다. 드라이버 연봉은 약 1000만달러에서 4000만달러에 이른다. 대회 때 마다 우승자를 가리기는 하지만 1년 전체의 기록을 합산해 챔피언을 선정하는데 드라이버 우승자에게 ‘드라이버스 챔피언십’, 총감독인 인스트럭터에겐 ‘인스트럭터스 챔피언십’이 주어진다.
F1의 영웅 미하엘 슈마허는 세계 스포츠사에 기록될 인물이다. 슈마허는 1991년부터 F1레이스에 참가해 2006년 은퇴하기까지 91개 대회우승과 7차례 챔피언에 올랐다. 2004년에는 18개 대회에서 13번 우승, 2002년에는 17개 대회에서 11번 우승이라는 금자탑을 쌓았다. 초기에는 조단-포드, 베네통-포드 팀에 소속됐지만 1996년부터 페라리 팀에서 활동했으며 2006년 은퇴 이후 2010년 메르세데스 팀으로 복귀하기도 했다. 슈마허는 타이거 우즈와 세계 스포츠 스타 연봉 수입 1,2위를 다투고 있는 인물이다.
2010년에 레이스에 참여하는 12개 팀은 맥라렌, 메르세데스 GP, 레드불, 페라리, 윌리엄스, 포스 인디아(Force India), 토로 로소(Toro Rosso), 르노, 로터스(Lotus), HRT, 자우버(Sauber), 버진 등이다. 국가마다 차이가 있지만 관중만 그랑프리당 20만명에 총 400만명에 이르며, 188개국에 생중계돼 총 시청자만 6억명에 이른다. 그만큼 기업들이 홍보 플랫폼으로 사용하기에 F1은 매력적이다. 국내에서는 올림픽이나 월드컵에 견주는 것 자체가 무리지만 유럽 등지에서 F1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스폰서 비용도 엄청나다.
대회조직위는 대회를 앞두고 일반의 자동차대회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관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다양한 홍보이벤트를 개최했다. F1자동차 경주대회가 열린 전남 영암의 코리아인터내셔널서킷(KIC) 경주장을 지난 9월 4일과 5일 양일에 걸쳐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했다. 한국대회를 주관하는 코리아오토밸리오퍼레이션(KAVO)은 3000여명의 관객을 초청한 가운데 레드불 팀의 카룬 찬독 선수를 초청해 F1머신(경주용 자동차) 시범 운행을 해보였다. 국내에서 F1머신이 정규 코스에서 운행을 한 것은 처음이다. 조직위는 정규코스가 아닌 코엑스 앞 도로에서 홍보 차원에서 운행을 한 바 있다.

세계 3대 스포츠, 300여개 스폰서 각축
르노삼성자동차는 10월 3일 광화문에서 F1 코리아 그랑프리 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르노삼성자동차와 함께하는 르노 F1팀 시티 데모 런’ 행사를 열었다. 오후 2시부터 4시간 가량 교통을 통제하고 서울 광장에서 세종로 사거리까지 약 550m 도심지를 가르는 임시 트랙을 만들어 F1머신이 달리는 모습을 시민에게 보여줬다. 로노자동차 소속 드라이버 제롬 담브로시오(Jerome d’Ambrosio)가 탄 R29는 550m를 질주했다. 물론 이 행사에는 르노자동차 생산 차량의 퍼레이드도 함께 개최됐다.
조직위는 ‘2010 꿈의 스피드 축제가 온다’는 캐치프레이즈로 다양한 홍보활동을 벌이고 있다. 무한도전팀을 영암서킷에 초청해 레이스에 참가하는 모습이 방송을 탔다. 비록 F1머신은 아니지만 시청자들에게 레이스의 재미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었다. F1의 전체 스폰서는 약 300개 기업으로 팀당 15~17개 정도다. 그 동안 담배회사들이 적극적으로 자동차경주를 후원해 왔는데 페라리의 말보로가 대표적이다. 역시 자동차회사들이 팀을 가지고 있거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타이어 회사는 서브 스폰서로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스폰서는 대회 글로벌 스폰서, 그랑프리 스폰서, 팀 스폰서 등으로 나뉜다. 국내기업으로 LG가 F1의 글로벌 스폰서이고 르노, 메르세데스 등 자동차회사들이 팀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 BMW가 윌리엄스 팀 스폰서로 참여하기도 했고, 파나소닉이 도요타와 한 팀을 이루기도 했다.
국내기업들은 자동차 레이스에 대한 대중적 관심이 적어 코리안 그랑프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했다. 그러나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대회 스폰서 등 다양한 형태로 참여하고 있는 현실을 보면 아직 국내에서는 자동차 레이스가 일부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특히 F1자동차대회가 올림픽, 월드컵에 이어 세계 3대 스포츠의 하나로 인식되는 해외에서와는 달리 국내에서는 기업들이 F1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자동차가 운송수단 이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는 것을 반증한다. 따라서 향후 7년간 개최될 영암서킷을 국제적 축제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홍보활동과 함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홍보소재가 많이 개발돼야 한다. F1대회가 국제사회에 한국을 알리고 한국의 자동차 산업을 홍보하는 이벤트로 발전해 대중적으로 관심을 끌어 국제적인 스포츠로 인식되길 기원한다.

김주호

제일기획 마스터

(BTL캠패인팀장 ·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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