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회담, 손익계산서 따져봐야
한중회담, 손익계산서 따져봐야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5.09.03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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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북한 압박·통일 공론화 의미…美日 균형외교 과제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정상회담을 하고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떠한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국 정상은 오는 10월~11월 한국에서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개최하자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두 정상은 이날 최고의 수사(修辭)를 동원해가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박 대통령은 한·중관계를 ‘환난지교(어려울 때 함께한 친구)’에 비유했고 시 주석은 ‘이심전심’이라 화답했다. 시 주석은 3일 열리는 항일전쟁 승전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30개국 정상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과 단독 오찬까지 함께했다.

중국은 이번 전승절 열병식 행사를 이용해 세계 정상급 군사대국으로 발돋움했음을 과시하려는 속내를 엿보이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 정상은 한 명도 행사에 오지 않은 가운데 박 대통령이 부담을 무릅쓰고 방문한 것이라 의미를 크게 두는 모양새다.

우리 입장에서도 중국과 관계개선은 나쁘지 않다. 중국은 수출 최대 교역국인데다 이웃나라이고, 무엇보다 북한 문제에 있어 도움 받을 일이 많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한국이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 경제 분야뿐 아니라 외교 안보 측면에서도 협력의 범위를 넓혀 가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이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는 미국 등 전통적인 우방 국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라며 “균형외교를 통해 주도적으로 한반도 문제를 해결하고 이럴 때일수록 밖의 시선을 더 의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일 중국 베이징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3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동북아 갈등 해소 전망 보여준 한ㆍ중 정상회담/국방부, 북한 왜 자극하나/환경 파괴 컨설팅하는 환경부
▲ 국민일보 = 韓中 정상회담 계기로 실리외교 지평 넓혀가기를/국회ㆍ법무부는 '司試 갈등' 구경만 할 텐가/'리모델링 임대사업' 실질적인 유인책 필요하다
▲ 동아일보 = 최고의 환대 속 韓中회담, 北核해법 진전은 없었다/'작계 5015' 유출한 군 장교에게 안보 맡길 수 있는가/중학생이 대낮 교실에서 저지른 '부탄가스 테러'
▲ 서울신문 = 한ㆍ중ㆍ일 협력 복원에 큰 진전 이룬 한ㆍ중 정상/수출 위기 신품목 발굴, 신시장 개척으로 돌파를/학교 부적응 청소년, 관심과 대책이 절실하다
▲ 세계일보 = 한ㆍ중 정상회담, 동북아 새 지평 여는 출발점 돼야/사정수사, 정공법만이 성공한다/우리 사회 '건강성' 묻는 중학생 묻지마 '분노범죄'
▲ 조선일보 = 밖의 시선을 더 의식해야 할 '역대 最上의 한ㆍ중 관계'/검찰, '靑 하명 사건' 말고 살아 있는 권력부터 수사해보라
▲ 중앙일보 = 중국, 화려한 의전이 전부가 아니다/기재부의 노사정 합의 파기…망가지는 노동개혁/북한 무인기가 마음대로 서울 하늘 날도록 할 것인가
▲ 한겨레 = 동아시아 평화ㆍ협력 기반 넓힌 한-중 정상회담/서울대 역사교수들도 나선 '국사 국정화' 반대/'언 발에 오줌 누기' 서민 주거 대책
▲ 한국일보 = 한중 정상회담, 중층적 호혜관계 진입 계기로/충격의 중학 폭발, 부적응생 학교ㆍ사회 전체의 문제/검찰 2차 사정, 필요하나 정치적 의혹 없도록
▲ 매일경제 = 韓中 정상회담, 북한과 일본에 변화를 압박했다/여행수지 적자 사상최대, 관광진흥법 등 통과 서둘러라/'학교 부적응' 중학생의 부탄가스 테러에 경악한다
▲ 한국경제 = 시진핑 발언, 중국은 별반 달라진 게 없지 않나/FTA 할 때마다 무역이득 나눠먹자며 발목잡는 국회/성동조선을 이렇게 삼성중공업에 떠넘겨도 되나

중앙일보는 ‘중국, 화려한 의전이 전부가 아니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온갖 논란을 무릅쓰고 ‘항일 전승 70주년 기념행사’ 참석차 2일 중국을 방문,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했다. 미·일의 만류를 뿌리치고 간 터이기에 예상대로 중국은 박 대통령에게 파격적인 의전을 베풀었다”고 전했다.

이어 “30여명의 각국 정상들이 베이징에 집결한 상황에서 시 주석은 회담 직후 박 대통령만을 위한 오찬을 마련했다. 이뿐 아니라 회담 이후 리커창 총리와의 연쇄회담이 이어지도록 배려했다”며 이는 “중국 측이 이번 행사에 오는 정상들을 거명하면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보다 먼저 호명한 것이나 오늘 열리는 열병식에서 시 주석 옆자리에 박 대통령을 배치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라고 해석했다.

중앙은 “‘외교의 절반이 의전’이란 표현엔 진실이 배어 있다. 어떻게 대접하고 대접 받느냐는 양국의 관계를 가늠하는 바로미터다. 그런 면에서 박 대통령에 대한 극진한 대우는 중국이 한·중 관계를 중시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하지만 화려한 외교적 수사나 의전만으론 부족하다. 중국은 동북아 평화, 특히 북한 핵문제 해결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밖의 시선을 더 의식해야 할 ‘역대 最上의 한·중 관계’’란 사설을 통해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최고의 수사를 동원해가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박 대통령은 한·중관계를 ‘환난지교’에 비유했고 시 주석은 ‘이심전심’이라 화답했다. 한·중 외교가에선 두 나라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고 전했다.

특히 “시 주석은 회담 후 공동발표문에서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통일 관련 논의’가 오갔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간 중국 측은 공식 회담에서 통일 의제를 나눴어도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금기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선은 “중요한 것은 한·중 관계가 당장은 한반도 평화, 길게 보면 남북 통일의 열쇠가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일이다. 이 과정에서 한국이 중국으로 기울고 있다는 미국을 비롯한 전통적인 우방 국가들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일 역시 중요한 과제다. 박 대통령은 10월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일 정상회담에 이르는 외교적 고비를 주도적으로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매일경제는 ‘韓中 정상회담, 북한과 일본에 변화를 압박했다’는 사설에서 “한국은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 중국에 거는 기대가 크다. 남북은 고위급 접촉을 갖고 대화 분위기로 전환했지만 언제 또 난관에 봉착할지 모른다. 북핵 문제는 해결책을 찾지 못했고 북한의 도발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런 때에 시 주석이 박 대통령과 만나 우의를 과시하고 북한에 경고 메시지를 던진 데 따른 압박 효과는 크다”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동북아 갈등 해소 전망 보여준 한·중 정상회담’이란 사설에서 “박 대통령의 중국행은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을 더 중시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미국 일각의 의구심 속에서 이뤄졌다. 중국 전승절 참석을 양국의 항일 연대로 생각하는 일본의 속내도 복잡하다. 박 대통령은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균형외교’를 통해 그런 우려를 씻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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