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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는 더 이상 TV 전유물 아니다
드라마는 더 이상 TV 전유물 아니다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5.09.14 14: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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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모바일, 플랫폼 주도권 이양 여부는 의견분분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MBC <마이리틀텔레비전>은 방송가, 더 나아가 미디어 플랫폼 전반에 있어서 하나의 상징적인 장면이 돼버렸다. 오랜 세월 ‘올드미디어’의 왕좌를 지키던 TV와 ‘뉴미디어’인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의 경계를 허무는 발칙한 실험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는 무시무시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뉴미디어 파워를 기존 방송사들이 공개적으로 인정했다는 의미를 지닌다. 어쩌면 우리는 지금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미디어 주도권이 이양되는 역사적인 장면을 매주 접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피알=문용필 기자] <마이리틀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새로운 포맷의 등장이라는 관점을 넘어 미디어 플랫폼의 무게중심이 뉴미디어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작지 않다. (관련기사: ‘‘마리텔 돌풍’ 미디어 역전현상 서막인가실제 인터넷·모바일에 기반하거나 접목한 콘텐츠 시도는 주류 방송사들 사이에서 조금씩 이어지는 양상이다.

대표적인 예가 SBS가 지난달 파일럿 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18초>다. 8명의 출연자들이 러닝타임 18초짜리 동영상을 제작, 이를 SNS에 올려 조회수 대결을 펼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 들어 SNS에서 영상콘텐츠가 대세로 자리 잡고 있다는 점, 또 모바일에서 짧은 분량의 영상을 즐기는 스낵컬쳐 트렌드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지만 결과는 그리 신통치 않았다. 이는 마리텔처럼 인터넷 1인 방송의 특성을 TV플랫폼에 자연스럽게 녹여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나영석 pd의 웹 예능 프로그램 <신서유기>./사진:tvn

이와 관련, 인터넷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모바일에서 뜨고 있는 짧은 영상들을 공중파에서 방송한다면 그것을 보겠느냐”며 “똑같은 콘텐츠도 어떤 플랫폼에 얹혀있느냐에 따라 각색하고 변화를 줘야 각자의 플랫폼에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꽃보다시리즈> <삼시세끼>의 나영석 PD는 강호동, 이승기 등 <1박2일> 1기 멤버들과의 재회작 <신서유기>를 이달 초 내놓았는데 자신이 몸담고 있는 CJ E&M 방송채널이 아닌 인터넷을 통해 독점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관련기사: ‘‘신서유기’서 ‘新방송문법’ 보다)

제작은 tvN의 인터넷 콘텐츠 브랜드인 ‘tvN go’가 맡았지만 방송 플랫폼은 네이버 TV캐스트다. 굳이 ‘티빙(tving)’같은 자사 인터넷·모바일 플랫폼을 놔두고 네이버로 향한 것은 포털사이트가 가진 막강한 영향력과 콘텐츠 전파력 때문이 아니겠느냐는 분석이다.

인터넷·모바일 전용 콘텐츠 ‘봇물’

방송에 모바일·인터넷을 융합하는 움직임을 두고 일각에서는 기존 TV가 갖고 있던 미디어 플랫폼의 주도권이 자연스럽게 인터넷·모바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마리텔은 플랫폼 권력 교체가 이뤄지는 변곡점을 상징하는 하나의 장면이라는 이야기다.

최근 들어 TV에서는 볼 수 없지만 인터넷·모바일에서만 즐길 수 있는 전용 콘텐츠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점도 이같은 시각을 뒷받침한다. 네이버가 지난달 내놓은 ‘V’는 대표적 사례다. (관련기사: ‘‘네이버 ‘V’, 한류스타-해외 팬 생방송으로 잇는다)

V는 스타들의 실시간 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어플리케이션이다. 스타들과 연예기획사들이 자체적인 콘텐츠를 준비해 인터넷을 통해 실시간 방송하고 팬들과 만난다. 걸스데이, 카라, 원더걸스, 씨앤블루, 비스트 등 소속사를 불문한 스타 아이돌들이 V를 통해 팬들과 만났다.

과거 TV 가요순위 프로그램이나 예능프로그램을 통해서만 만났던 스타들과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시대가 만들어진 것이다. 가수 윤종신이 이끄는 미스틱엔터테인먼트는 아프리카TV와 손잡고 크라우드소싱을 통해 시청자와 함께 누구나 콘텐츠를 생산하고 공유하는 조인트벤처 ‘프릭’을 설립했다.

▲ 자료:hs애드 2015 mpm 조사결과

웹 드라마 제작이 활발해진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드라마는 TV에서만 본다는 편견은 이미 사라진지 오래. 네이버는 지난 2013년부터 웹드라마 전용관을 구축했으며 <연애세포> <후유증> 등 다양한 인기 웹드라마를 서비스했다. (관련기사: ‘‘광고야 드라마야? ‘10분의 승부’ 웹드라마 시대)

실제로 TV를 통한 콘텐츠 소비 시간은 이미 모바일에 비해 짧아진 상황이다. HS애드가 최근 3스크린(TV, PC, 모바일)을 모두 보유한 국내 거주자 17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미디어 이용행태 조사결과(2015 MPM)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일평균 모바일 이용시간은 3시간 49분으로 TV(3시간 6분)보다 43분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TV는 지난해 9월(2시간 52분)에 비해 이용시간이 14분 늘어났지만 모바일은 18분이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TV와 인터넷·모바일의 융합, 혹은 경계파괴 현상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는 데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지만, 미디어 플랫폼의 주도권이 TV에서 인터넷·모바일로 넘어갈지 여부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플랫폼 주도권 이동” VS “큰 흐름 속 과도기”

박명진 판도라TV 프리즌 팀장은 “콘텐츠 유저 측면에서 봤을 땐 방송사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런 부분이 VOD나 (1인 방송) 라이브, 모바일 콘텐츠를 시청하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며 “플랫폼 이용시간이나 매체이용 스크린에 많은 변화가 있다는 것이 여러 데이터를 통해 보인다. 그런 변화들이 플랫폼 간 경계를 허문다기 보다는 올드미디어에서 뉴미디어로 이전되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 팀장은 “당연히 플랫폼 역전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며 “동일한 지상파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시청하는 비율은 점점 늘고 있고 TV로 보는 비율은 줄고 있다”며 “지금 현재 TV가 없어지지는 않지만 지금의 10대들이 결혼할 때 쯤 TV를 살까에 대한 고민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김헌식 동아방송예술대 교수는 “최근 멀티채널네트워크(MCN)이야기가 나오는 등 겉으로 보면 인터넷 방송이 지상파를 위협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런 것 같지는 않다”고 진단했다. “오히려 마리텔의 경우 (인터넷 플랫폼과) 융합했지만 지상파가 오히려 인터넷 시청률을 높이는 데 유리하게 사용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 네이버의 글로벌 셀러브리티 개인 방송 어플리케이션 ‘v’./ 사진:네이버

김 교수는 “1인 미디어나 MCN이 확장하려면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 같다”며 마이리틀텔레비전이라는 제목이 주는 함의를 강조했다. 아직은 ‘텔레비전 패러다임’이 아니냐는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다음카카오 관계자도 “플랫폼 역전현상으로 보지는 않는다”며 “협업을 통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었다는 것이 더 맞는 것 같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양윤직 오리콤 미디어본부장은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취했다. 양 본부장은 “젊은층 사이에서 (디지털 플랫폼이) 빠르게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들은 지상파와 케이블 방송을 본다”며 “큰 틀에서 디지털 플랫폼으로 (미디어) 소비환경이 바뀌는 것은 맞지만 디지털 콘텐츠가 전체 시장을 바꾼다기보다는 마니아층 위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아직은 성공을 판단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명승은 벤처스퀘어 대표는 “모든 콘텐츠의 오리지널리티(originality)는 디지털로 옮겨올 것”이라며 “플랫폼의 경계가 없는 상황에서는 어떤 채널을 갖고 있는지는 크게 중요치 않다. 예전에는 채널이 곧 오리지널리티였기 때문에 주도권을 갖고 있었지만 이제는 콘텐츠자체가 디지털이기 때문에 채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고 말했다.

임정수 서울여대 언론영상학부 교수는 “(마리텔 같은 포맷이) 전반적인 방송 트렌드라고 보기는 힘들다. 다양한 시도가 가능해졌다는 정도로 이해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다”며 “유사한 카피프로그램들이 나올 수 있고 한동안 유행할 수는 있지만 TV프로그램 포맷이 (상당수) 이런 방식으로 바뀔 것이라고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생각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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