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원·대리 ‘젊은피’ 주축… 2차는 기본
사원·대리 ‘젊은피’ 주축… 2차는 기본
  •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 승인 2010.12.01 1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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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人 식홍모] 35개사 60여명 회원 활동
 

이름은 들어봤나 ‘식홍모’.

‘식품업계 홍보담당자들의 모임’을 줄여 이렇게 부르게 됐다. 같은 업계에 몸담고 있는 홍보인들끼리 정기적으로 한 자리에 모이곤 하는데, 식품업계도 마찬가지. 이 모임 간사로 활동 중인 박경배 매일유업 홍보팀장을 서울 인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지금껏 모임 이름을 정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 이참에 작명을 권유했다. “식홍회 어때요?”라고 하자 “좋긴 하지만 이미 같은 이름의 모임이 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해를 거듭할수록 회원 수가 늘어 모임이 팀장급 이상과 이하로 나눠졌는데 팀장 이상 모임인 식품공업협회를 ‘식홍회’라고 부른다는 것. ‘식홍모’란 제안에 박 팀장은 “그거 괜찮다”며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강주영 기자 kjyoung@the-pr.co.kr

식품업계는 사건사고가 많은 데다 문제가 한번 터졌다 하면 ‘대형사고’로 번지기 일쑤. 식품업체는 소비자 생활과 밀접하게 연관된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이슈를 일으키면 언론과 대중으로부터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부정적 이슈라면 더하다. 좋지 않은 내용으로 언론에 노출된 식품업체는 오보인지 아닌지 정확한 결과를 지켜볼 틈도 없이 보도와 동시에 이미지와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는다. 이 같은 이유로 식품업계 홍보인들에게는 위기를 사전에 방지하거나 관리하는 능력이 다른 업종 홍보인들에 비해 더 많이 요구된다. 식품업계에서 홍보했으면 위기에 능하다는 말이 나돌 정도. 위기 상황은 당시 홍보인들을 힘들게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면 안주가 되곤 한다.

연 4회 친목도모·정보공유

1990년대 중반 해태제과, 롯데제과, 오리온 등 제과업체 홍보담당자들을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한 ‘식홍모’에는 현재 약 35개 식품업체들이 회원사로 가입돼 있다. 회원사별로 평균 2~3세명의 홍보담당자들이 활동해 전체 회원 수는 60명이 조금 넘는다. 정기모임은 분기별로 실시되지만 마음 맞는 회원들끼리 소모임을 구성해 비정기적으로 만날 정도로 회원들 간 막역한 사이를 자랑한다. 가입조건은 따로 없지만 회원사가 되기 위해선 회장사를 포함한 각 업체 회원들로부터 약간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이들은 분기별 모임을 통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친목을 도모하고 있다. 일 년에 네 번 공식적으로 만나 업계 동향을 살피고 정보를 교류한다. 모임이 결성된 지 10년하고도 그 반을 넘긴 지금까지도 만남은 계속되고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흐지부지되는 모임이 많은데 ‘식홍모’는 규모가 갈수록 커지고 회원들의 관계가 점점 더 돈독해진다는 게 특징. 모임이 막 구성됐을 땐 참석인원이 몇 안됐는데 요즘엔 초청된 기자들을 포함해 적게는 30~40명, 많게는 70~100명까지 모일 정도로 참여도가 높고 활성화됐다.

같은 업계에서 같은 일을 담당하며 겪는 이야기들을 한 데 모여 나누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질감이 형성되기 마련. 이들은 현장에선 경쟁자지만, 공적인 이유 반, 사적인 이유 반으로 모인 자리에선 선후배나 동료관계를 넘어 친구같이 가깝고 끈끈한 정을 느낀다. 할 얘기가 얼마나 많은지 한번 ‘필’ 받으면 2차는 기본. 보통 저녁 7시 반을 전후로 시작된 모임은 자정을 훌쩍 넘길 때까지 끝날 줄 모른다. 매번 모일 때마다 주제나 규칙을 따로 정하진 않는다. 이야기를 자유롭게 주고받는 가운데 분위기는 저절로 달아오르고 고충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으며 스트레스를 풀면서 쌓여가는 술병만큼 서로 간 공감대는 깊어진다.

이들의 모임은 각 사 신제품 평가의 장이 되기도 한다. 회원들이 자신이 홍보하는 신제품을 갖고 나와 다른 업체 회원들에게 선보이고 제품에 대한 의견을 듣는 시간이 저절로 펼쳐진다는 점이 재미있다. 더 재미있는 점은 모임에서 메뉴를 선택할 때 회원사 제품 위주로 고른다는 것. 술자리에선 오비맥주와 배상면주가가 회원사로 활동 중인 관계로 카스나 산사춘 등을 주문하는 것이 단적인 예. 순전히 회원사 배려(?) 차원이다.

 

언론인 초청 송년회·스키모임 인기

식품 홍보를 막 시작한 사원부터 대리, 과장 등 팀장급 이하 실무자들의 모임이다 보니 분위기가 젊고 활기차다. 식품홍보인 누구나 쉽게 어울릴 수 있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는 이 모임의 최대 자랑거리. 대표적인 큰 행사로는 출입기자들을 초대해 연말에 여는 송년회와 연초에 떠나는 스키모임을 꼽을 수 있다. 회원들이 직접 기획하는 송년회와 스키모임은 수년 동안 계속돼오며 모임의 전통행사로 자리 잡았다. 특히 송년회는 회원들은 물론 출입기자들로부터 재미있다고 소문나 있다. 진행에 뛰어난 회원이 직접 사회를 보고 참가자들이 어울려 다양한 게임을 즐길뿐더러 경품도 챙겨갈 수 있다는 점에서 인기다. 이번 송년회는 12월 중순, 올해 사정상 한해 건너 뛴 스키모임은 내년 2월 진행될 예정.

오프라인 모임이 활성화된 만큼 온라인 모임도 왕성할 줄 알았는데 온라인에선 이메일을 제외하곤 아직 소통할 수단을 갖추지 않았다는 점이 다소 의외다. 한때 온라인 카페를 개설했었지만 지금은 ‘휴업’한 상태. 소셜미디어 PR시대에 발맞춰 앞으로 소셜 네트워킹 사이트로 온라인 모임을 구성해 보다 적극적이고 활발하게 활동할 계획. 내년엔 회장사도 바뀔 예정이어서 모임에 크고 작은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지난 2년 동안 회장사를 맡아온 매일유업이 올해까지만 모임을 이끌겠다는 계획을 밝힘에 따라 어느 업체가 차기 회장사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박경배 매일유업 홍보팀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회장사를 맡지 않은 CJ가 유력하다고 살짝 귀띔하기도. 내년 새 회장사와 간사에 의해 ‘식홍모’가 어떻게 달라질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우리 모임은요…’ 박경배 매일유업 홍보팀장
“인간적 정 넘치는 따뜻한 대화 장”

우리가 모이는 이유요? 힘든 일이 있으면 서로 달래주고 의지하기 위해서죠. 무엇보다 기자동정과 업계소식 처럼 혼자서 챙기기 어려운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는 게 모임의 큰 장점입니다. 자랑이라면 모임에 정이 넘친다는 점이죠. 경쟁업체 회원들은 현장에서 일할 땐 피 터지게 싸울지 몰라도 모임에 와서만큼은 서로 스스럼없고 친합니다. 앞서 회장사들이 모임의 분위기를 잘 닦아놓은 덕분입니다.

모이는 장소는 간사가 섭외합니다. 그동안 간사를 맡으며 특별히 어려웠던 점은 없었는데 장소섭외로 애를 좀 먹었습니다. 참석인원이 많은 데다 식품을 홍보하는 사람들이다보니 입맛이 까다로워 회원들 모두가 좋아할만한 크고 맛있는 식당을 찾는 일이 쉽지 않았습니다. 모이는 3~4주 전부터 장소섭외 때문에 정신이 없을 정도입니다. 음식 값은 모인 사람들끼리 나눠 냅니다. 정기적으로 회비를 걷으면 좋은데 회계감사도 받아야하고 번거로울 것 같아 따로 모으진 않습니다.

욕먹을 각오로 간사를 맡은 만큼 모임에 세 번 연속 빠지는 회원사를 제명하기로 고지하는 등 회원들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모임이 활성화된 것 같다는 얘기를 들으면 기분이 좋습니다. 앞으로도 인간적으로 대화할 수 있는 정이 넘치는 모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업계 홍보담당자들과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으면 합니다. 우리끼리 만나는 것도 좋지만 우물 안 개구리가 될 수 있단 생각에 더 넓은 세상을 바라보기 위해 다른 업계 홍보인들과 유대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필요해 보입니다. 다른 홍보 모임과 체육대회 같은 단합대회를 열자는 의견도 나오지만 아직 우리끼리도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혹시 식품업계 홍보인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은 홍보인 모임이 있으면 연락 주세요. 사람 만나는 일이 직업인 사람들끼리 가깝게 지냅시다. 만남이 곧 재산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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