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썽사나운 새누리 공천갈등
볼썽사나운 새누리 공천갈등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2.19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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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안보·경제 불안한 와중에 계파 이해득실 앞세워

20대 총선 공천 규칙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계파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친박계와 비박계 사이에 날선 발언이 오가고 집단행동과 으름장이 난무하고 있다.

비박계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18일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천관리위가 잘못 굴러가고 있다. 공천룰을 벗어나면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청원 최고위원은 “공천위의 독립을 보장해야 한다. 김 대표의 용납하지 않겠다는 말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얼굴을 붉혔다.

원유철 원내대표, 김태호·이인제 최고위원 등 친박 세력은 서 최고위원 편에 서서 김 대표를 압박했다. 서 최고위원의 친박계와 김 대표의 비박계는 회의가 끝난 뒤 제각각 모여 전략회의까지 했다.

새누리당 지도부의 충돌은 표면적으론 물갈이 개혁공천이냐 상향식 국민공천이냐는 공천 방식을 두고 대립하는 것이다. 그러나 속마음은 자기 쪽 사람들에 더 유리한 공천방식을 채택해 향후 당내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파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나라 안팎으로 외교·안보·경제가 모두 불안한 데 국정을 바로 이끌어야 할 집권당이 친박과 비박으로 나뉘어 밥그릇 싸움을 하는 건 볼썽사납다”고 비판했다.

이어 “만일 야당 분열에 따른 총선 승리감에 미리 도취해서 그런 것이라면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오만, 방자함이 집권세력 사이에 떠도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 18일 국회에서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김무성 대표와 서청원 최고위원이 공천 룰 문제로 심각한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2월 19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나라 안팎 불안 조성해 놓고 공천 싸움 하는 집권당 / 간접고용 빠진 비정규직 대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 증시 부양을 위한 당국의 연기금 동원령, 타당한가

▲ 국민일보 = 장애를 天刑으로 보는 이들이 아직도 그리 많다니 / 핵실험에 미사일 발사 그 다음은 테러란 말인가 / 출시 직전인데 구멍 숭숭 뚫린 ISA 보완 서둘러야

▲ 동아일보 = 안철수 설익은 안보의식에 黨 정체성 우왕좌왕하나 / 한반도 평화협정 제안한 中, 김정은 요구대로 하라는 건가 / 은행 CD금리 담합 논란, 금융官治당국이 책임져야

▲ 서울신문 = 공유경제, 신성장 이끌 마중물 돼야 / 北 테러 우려에 더 절실해진 테러방지법 / 고질적 체육계 비리 언제까지 두고 봐야 하나

▲ 세계일보 = 할 일도 안 하는 정치권 총선 공약 누가 믿겠나 / 울진 마이스터고 '100% 취업 신화'가 보여주는 것 / 지저분한 '골목길 신의 직장' 농어촌공사뿐일까

▲ 조선일보 = 中, '평화협정' 거론하기 전에 對北 제재부터 나서야 / 발가벗은 與 공천 싸움, 過半 꿈도 꾸지 말라 / 最惡의 전세난에 "뾰족한 수 없다"는 장관의 무책임

▲ 중앙일보 = 친박 욕심 지나친 새누리 공천 갈등 / 국민 노후 불안하게 하는 정권 실세의 동창 챙기기 인사 / '표현의 자유'에 상처 남긴 부산영화제

▲ 한겨레 = 안보 불안을 경제 위기로 키우는 박근혜 정부 / '사드 괴담' 수사하려면 새누리당 의원들부터 / 부산영화제, 정부 입김 벗어나야 산다

▲ 한국일보 = 반갑지만은 않은 세계 6위 수출대국 / 총선 코 앞에서 안보 정체성 혼란에 빠진 두 야당 / '신해철법' 의료계 반대 지나치다

▲ 매일경제 = 테러방지법 조속 처리해 北 테러위험 대비해야 / 국민 63% 찬성하는 파견법 반대세력은 누군가 / 현대차 신사옥 일대 한국판 롯폰기힐스로 만들라

▲ 한국경제 = 마이너스 금리에 비명지르는 일본 금융업계 / 미국의 환율조작 제재 입법, 간단히 볼 일 아니다 / 중국의 북핵 해법, 분단 고착화요 한반도 무장해제다

조선일보는 ‘발가벗은 與 공천 싸움, 過半 꿈도 꾸지 말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18일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에선 김무성 대표와 친박계 맏형 격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바로 옆자리에 앉아 ‘용납할 수 없다’고 서로를 향해 소리쳤다. 이를 지켜보던 다른 최고위원이 ‘막가파식 공중전’, ‘따로국밥 정당’이라고 한탄했다. 얼마나 볼썽사나웠는지 짐작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어 “서 최고위원의 친박계와 김 대표의 비박계는 회의가 끝난 뒤 제각각 모여 전략회의까지 했다. 17일엔 김 대표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선거에 지는 한이 있더라도 (뜻을 관철하겠다)’, ‘우리 둘 중 한 명이 물러나야’ 같은 극단적인 말을 주고받았다”고 덧붙였다.

조선은 “이런 다툼의 배경에는 자기 쪽 사람들을 더 많이 집어넣어 총선 후와 내년 대선 국면에서 당내 주도권을 쥐겠다는 계파적 이해관계가 깔려 있다. 그러나 나라의 위한 정책이나 비전과는 완전히 담을 쌓고 당내 지분을 좀 더 차지하겠다는 진흙탕 싸움은 볼썽사납다. 입으로는 안보·경제 동시 위기라고 떠들면서 속으로는 계파 싸움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을 계속 뽑아줄 거라고 생각한다면 유권자를 너무 얕보는 것이다”라고 경고했다.

중앙일보는 ‘친박 욕심 지나친 새누리 공천 갈등’이란 사설을 통해 “최고위가 이렇게 볼썽 사나운 장면을 연출한 것은 친박의 입김으로 자리에 오른 이한구 공천위원장의 최근 발언 내용 때문이다. 그는 17개 시·도별로 1~3개 우선추천지역을 선정해 단일 후보를 공천하겠다고 말했다. 현역 의원의 20% 규모다. 이는 그동안 김무성 대표가 주장해 온 국민공천제를 근본에서 허무는 무리한 발상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갈이 개혁공천이냐 상향식 국민공천이냐는 1년반 전 전당대회에서 선출된 김 대표가 계파 간의 협상과 타협을 통해 큰 틀에서 정리해 온 사안이다. 각종 폐해를 낳은 전략공천을 폐지하는 대신 우선추천·단수추천 공천제를 도입하기로 했으나, 이한구 위원장은 이런 흐름을 외면한 채 박근혜 비대위원장이 적용했던 ‘현역 의원 무조건 20% 탈락’이라는 4년 전 추억의 레코드를 다시 틀려고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중앙은 “사정이 이러한데도 이한구 위원장과 그 뒤편의 친박 세력이 ‘사실상 전략공천론’을 계속 주장하는 건 비신사적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등에 업고 당을 패권적인 파벌정치의 늪으로 빠뜨리는 탐욕으로 비칠 수 있다. 어떤 식으로 공천을 해도 승리할 수 있다는 오만, 유권자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자함이 집권세력 사이에 떠도는 건 아닌지 살펴봐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경향신문은 ‘나라 안팎 불안 조성해 놓고 공천 싸움 하는 집권당’란 사설에서 “새누리당 지도부의 저급한 힘겨루기는 총선을 앞둔 정당의 공천 경쟁과 이에 따른 불가피한 갈등이라고 관용할 수준을 넘어섰다. 계파 이익을 위해서라면 어떤 타협과 조정도 거부하는 벌거벗은 권력투쟁을 묵과할 시민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 나라 사정이 어떤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은 날로 고도화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북한 체제 전복을 목표로 제시하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경제위기에 안보불안까지 겹치면서 ‘코리아 리스크’는 커지고 있다. 집권당 지도부가 이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도 시원치 않을 마당에 밥그릇 싸움에 열중하고 있다니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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