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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널리즘적 관점에서 콘텐츠 만들어야”[인터뷰] 루 호프만 호프만에이전시 CEO

[더피알=강미혜 기자] 실리콘밸리에서 출발한 기업 CEO답게 혁신과 파괴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모든 것이 통합되고 융합되는 커뮤니케이션의 격변을 지적 자극이라 얘기한다. 개인 블로그를 운영하며 스스로를 스토리텔러이자 플랫폼 제작자로 단련시킨 루 호프만(Lou Hoffman) 호프만에이전시 CEO를 3년 만에 다시 만났다.

   
▲ 루 호프만 호프만에이전시 CEO. 사진=성혜련 기자

한국 방문의 목적은.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오는 10월 호프만에이전시의 아시아 진출 20주년을 축하하기 위해서다. 현재 아시아 각 국 오피스를 돌며 내·외부적으로 20주년을 어떻게 의미 있게 기념할지 논의하고 있다. 두 번째는 한국 시장의 중 요성 때문이다. 정기적인 방문을 통해 한국시장을 이해하려 하고 있다.

아시아 진출 20주년을 돌아봤을 때 어떤 성과가 있었나.

지금 이 자리에서 이렇게 인터뷰할 수 있다는 것, 20년 동안 생존했다는 것 자체가 가장 주요한 성과인 것 같다. 사실 많은 커뮤니케이션 기업(*호프만 CEO는 인터뷰에서 PR회사를 줄곧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 표현했다)이 아시아에 진출했으나, 지속성을 갖지 못하고 사라져버렸다. 호프만에이전시는 아시아 시장을 단거리 경주가 아닌 장거리 마라톤으로 보고 사업을 진행해왔고, 결과적으로 현재까지 생존한 것에 큰 자긍심을 갖고 있다.

   
▲ 아시아 진출 20주년을 맞아 개설한 블로그 ‘치킨 라이스 포 더 소울(Chicken Rice for the Soul)’ 메인 화면.

또한 지역 간 협업의 기업문화를 토대로 지속적이고 협력적인 관계를 구축해왔다. 이러한 우리의 강점을 바탕으로 최근엔 ‘치킨 라이스 포 더 소울(Chicken Rice for the Soul, blog.hoffman.com/asia-pr)’이라는 블로그 운영을 시작했다. 아시아 지역에서 20년간 함께 일했던 직원들, 클라이언트, 파트너사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한국을 꾸준히 찾고 있기에 다른 해외 PR인보다도 한국적 상황이나 변화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된다. 글로벌과의 차이점이라면.

한국은 다른 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글로벌 트렌드가 잘 나타난다. 공통적으로 통합PR캠페인이 증가하고 있다. 온드·언드·페이드(owned·earned·paid)미디어 등을 모두 통합하는 추세인데 한국에서도 표면화되고 있다.

굳이 차이점을 찾자면 커뮤니케이션의 가치가 다소 저평가 돼 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기업들의 PR예산과도 직결된다. 예산이 충분히 할당되지 않으면 기본적인 커뮤니케이션 업무 밖에 할 수가 없다. 사실 이는 국가별로 나타나는 역량 차이라기보다는 커뮤니케이션 가치에 대한 클라이언트 기업의 이해 차이라고 생각된다. 커뮤니케이션 기업으로서 인식제고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3년 전 더피알과의 인터뷰에서 그냥 콘텐츠가 아니라, ‘좋은’ 콘텐츠가 왕이다는 말을 했었다.(해당기사: “Content isn’t king, Good content is king”) 여전히 유효한가.

물론이다. 그런데 당시 인터뷰를 본 아내는 틀렸다고 하더라. ‘좋은 콘텐츠는 왕(king)이 아니라 여왕(queen)’이라면서.(웃음)

그렇다면 현 시점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좋은 콘텐츠는?

   
▲ "좋은 콘텐츠는 청중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사진=성혜련 기자

좋은 콘텐츠의 근간은 청중들이 듣고 싶은 이야기를 이해하는 것에서 비롯된다. 많은 클라이언트가 여전히 콘텐츠의 중심이 우리(기업)가 되기를 원하고 있다. 좀 더 저널리즘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 이 인터뷰도 아름다운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들이 기대하는 내용을 전하기 위한 것처럼 PR인들 역시 그런 관점에서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

한편으론 모바일 시대에 맞게 콘텐츠를 생성하는 방식에 변화를 줘야 한다. 모바일상에서는 비주얼적 측면이 매우 강조되는데 이는 PR인들이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다. 대부분의 PR인들은 언어학적 백그라운드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앞으로는 비주얼 콘텐츠를 기반으로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

호프만에이전시도 자체적으로 비주얼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이전엔 그래픽 디자이너가 한 명도 없었지만 지금은 3명이 글로벌하게 풀타임으로 일하고, 이들을 통해 비주얼 콘텐츠를 생성한다. 나아가 모든 직원들이 비주얼 커뮤니케이션을 이해할 필요가 있음을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비주얼 분야는 광고회사의 역할이 아닌지 반문하는데 우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오히려 출판업계의 형식에 가깝다. 대부분의 잡지사나 신문사가 스토리에 알맞은 이미지를 매칭시키는 부서를 별도 운영하듯이 PR업계도 콘텐츠를 시각적으 로 잘 포장할 필요가 있다.

고객 관점의 콘텐츠가 강조되면서 브랜드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한국의 경우 아직 기업미디어 이상의 것을 뚜렷하게 보여주지는 못하는 형편인데, 선진 시장이나 브랜드들은 어떤가.

전 세계적으로 브랜드 저널리즘에 대한 관심과 흥미가 커지고 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금전적으로 많은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브랜드 저널리즘이라고 하면 네이티브 광고와 같은 페이드미디어를 먼저 떠올리기 때문이다.

호프만에이전시의 경우 온드미디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온드미디어는 결국 홈페이지나 블로그인데, 이 부분을 활용하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과 리스크로 자사 브랜드 저널리즘을 어떤 식으로 활용할지 탐색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용어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브랜드라는 것은 주관적인 뚜렷한 목표가 있고 저널리즘은 객관성이 생명이라는 점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이라는 말은 다소 상충되기 때문이다. 오히려 브랜드 스토리텔링이라는 표현이 적합해 보인다.

요즘엔 호응도 높은 콘텐츠를 선보이려는 욕심에 브랜드는 없고 재미만 있는 경우도 많다.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적합한 콘텐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스토리텔링의 주체가 B2C냐 B2B냐에 따라 조금 다르게 볼 수 있다. B2B의 경우 오디언스에 대한 조사와 이해가 선행돼야 한다. 그 후에 그들을 교육하거나, 인사이트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익한 콘텐츠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반면 B2C 즉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할 경우엔 감성적 부분이 강조된다.

버드와이저의 슈퍼볼 광고를 예로 들 수 있다. 한 강아지가 도망을 치고 다른 말이 그 강아지를 구해준다는 내용인데, 30초 광고 내에서 캐릭터를 구축하고 기승전결의 스토리를 완성했다. (아래 영상 참고)

광고에서 맥주 이야기는 전혀 하지 않았다. 하지만 버드와이저는 해당 광고가 자사 브랜드에 대한 소비자 호감도를 높이는 매우 좋은 도구였다고 평가한다. 더 간단히 설명하면 B2B 콘텐츠는 유용하다고 생각해서 공유하면 적절한 것이고, B2C는 살며시 미소 짓게 하는 것 만으로도 적절한 콘텐츠가 되기에 충분하다.

기업이나 언론 모두 페이스북 등 SNS 채널을 활용한 PR과 마케팅 활동에 열심이다. 하지만 소셜 채널이 페이드미디어가 되면서 효과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소셜PR을 위한 현실적인 조언을 해준다면.

우선 소설미디어의 시각적 측면을 강조하고 싶다. 앞서 언급했듯 이는 기존 PR전문가들이 힘들어하는 부분이긴 하다. 하지만 소셜미디어 내에서 시각적 측면의 중요성과 효과성은 여러 번 증명돼왔다. 유료광고를 활용하는 것에도 익숙해져야 한다. 소셜미디어 플랫폼이 지속적으로 진화하면서 광고의 중요성은 더해지는 상황이다. 페이스북조차 이제는 광고 없이 브랜드 존재감을 과시하기 쉽지 않아졌다.

얼마 전 당신이 ‘RAGAN'S PR Daily’에 기고한 글을 읽었다. 뉴욕타임스 기자가 온라인상에서 영향력 있는 PR인에게 자기 기사를 홍보하는 이메일을 보낸 것을 소개하며 ‘관계’라는 PR적 가치에 주목한 점이 신선했다. 기사 바로가기


나는 항상 PR업계의 변화를 나타내는 상징들을 포착하고 수집한다. 이 역시 매우 상징적이고 독특한 케이스라 눈길을 사로잡았다. 뉴욕타임스는 기자의 수준과 기사 퀄리티 등 모든 면에서 일류임이 분명하다. 그런 매체가 어떻게 영향력자를 찾아냈는지 매우 궁금했고, 글을 쓰는 기자가 PR전문가에게 직접 연락을 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당신의 글을 보고 한국의 한 PR전문가는 기자와 PR인의 역학관계 변화, 즉 이제는 뉴스콘텐츠 확산(홍보)을 위해 기자도 PR인처럼 피칭(pitching)해야 하는 시대라고 의미를 부여하던데 어떻게 생각하나.

PR과 저널리즘의 역할이 오버랩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한다. 가령 통합 마케팅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기사를 쓴 후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에게 피드백을 받으라고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He is... 언론 및 PR 분야에서 6년간 경력 을 쌓은 후 1987년 12월 호프만에이전시를 창립했다. 개인 블로그 이스마엘 코너(Ishmael’s Corner)를 통해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에 스토리텔링을 적용하는 법을 이야기하고 있다.

미국 등 해외도 그렇지만 한국도 광고와 PR, 마케팅이 융합하면서 에이전시 간 경계가 사라지고 있다. 무한경쟁 시대인데 전통적인 PR회사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선 어떤 점에 주력해야 한다고 보는지?

가장 중요한 점은 ‘현상 유지만 하면 된다’는 안일한 생각을 경계하는 것이다. 커뮤니케이션 기업은 PR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생각하고 그 개념을 진화시켜 재정립해야 한다. 업계 외부에서 PR을 협소하게 정의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 틀에 안주하면 가장 큰 위기가 될 것이라 본다.

커뮤니케이션 기업의 역할을 기존의 전통적인 미디어 관계 구축(=언론홍 보)에 한정하는 생각에서부터 벗어나야 한다. 다양한 변화들, 심지어 파괴적인 변화들도 기회를 동반하기 마련이다. 콘텐츠, 디지털, 관계구축 등 다양한 영역에 걸쳐 핵심 역량을 창의적으로 발전시켜 유의미한 서비스로 클라이언트에게 다가서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한 발짝 물러나 큰 그림을 보면 현재 PR업계에서 일어나 고 있는 변화가 과거 산업혁명만큼이나 거대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종사자들의 경우 변화의 중심에 있고 너무 일상적으로 겪다 보니 오히려 그 의미를 크게 느끼지 못할 수 도 있지만, 분명 지금 우리는 매우 큰 도전이자 기회를 맞고 있다.

여러 강연에서나 지인들과 얘기할 때마다 지금이야말로 PR업계에 몸담는 데 최적의 시기라고 강조한다. 다소 혼란스러워 보일 정도로 파괴적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만, 혼란한 상황일수록 클라이언트들은 커뮤니케이션 전문가들을 찾기 때문이다. 30년 전 이 일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모든 것이 달라졌다. 이런 급격한 변화는 매우 흥미로운 지적 자극이다. 스스로 이 변화들을 즐기고 있으며 과거보다 현재에 배울 점이 더 많다고 생각한다.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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