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보, 아무나 할 수 있다!
홍보, 아무나 할 수 있다!
  • 관리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0.12.10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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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주희 GS SHOP 홍보팀 대리]

이보다 더 건방질 수 없다. 이보다 더 어처구니 없을 수도 없다. PR, 홍보 전문 잡지에 나는 홍보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려 하고 있다. 그것도 홍보 경력이 남들에게 부끄럽지 않을 만큼이 된다거나, 생각이 깊어 홍보의 ‘도’를 깨우친 것도 아니다. 입사 7년 차지만 홍보 경력은 신입사원 때 2년을 포함해 3년도 채 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홍보, 아무나 할 수 있다고 말하려 하고 있다.

사실 다른 팀에 있다가 지난 4월, 홍보팀으로 돌아왔을 때만 해도 난 이런 말을 했다. “홍보팀이 좀 더 전문성을 갖춰야 합니다. ‘홍보’를 난생 처음 해 보는 L과장이 우리 팀에 쉽게 적응할 수 있는 것이 우리 팀의 현주소입니다. 아무나 할 수 없도록 우리 스스로 전문성을 더 갖춰야 합니다”.

홍보는 분명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다. 언론에 대한 이해는 기본이고 보도자료도 잘 써야 한다. 기자와 우호적인 관계도 유지할 수 있어야 하고, 위기를 관리하는 커뮤니케이션 능력도 갖추어야 한다. 인터뷰 기술도 필요하고 때론 사진 찍는 기술도 필요하다.

그런데. 우리 팀에 ‘L과장’이 있다. 앞서 말한 L과장이다. L과장은 다양한 산업과 직무를 경험해 본 사람이지만 ‘홍보’의 ‘홍’자도 모르던 사람이다. 그런데 홍보를 참 잘한다. 보도자료를 쓸 때 지나치게 조사 ‘의’를 많이 쓰는 것이 흠이라면 흠이다. 아이들을 너무 사랑해 ‘술’에 대한 부담을 많이 갖고 있는 것도 흠이다. 그런데 그것들을 제외하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일을 참 잘한다. ‘도대체 비결이 뭐지?’
홍보는 전문성이 필요한 분야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 여러 가지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바로 ‘정보’와 ‘인성’, ‘세상에 대한 관심’이라는 ‘기본’이다. 이것이 L과장과 함께 일을 하며 내가 내린 결론이다.

‘정보’ ‘인성’ ‘세상에 대한 관심’…

L과장은 참 자리를 오래, 자주 비운다. 도대체 일을 하는 사람인가 싶다. 그런데 회의를 하다 보면 회사 내 소식을 모두 꿰고 있다. 사내 임직원들을 만나면서 자연스럽게 데이터를 얻는 것이다. 이렇게 얻어진 데이터는 본인의 다양한 경험과 맞물리면서 ‘정보’로 가공된다. 당연히 기자들의 질문에 막히는 법도 없고, 기자들과 만나면 이야기 할 것도 많다.

두 번째는 인성이다. 얼마 전 모 기자로부터 홍보인 아무개가 기자의 메일 주소에 있는 숫자가 생일임을 알아채고는 케이크를 사 들고 갔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기억이 난다. 참 따뜻한 사람이다. 홍보인과 기자의 관계로 사람을 대하게 되면 업무상 갑-을이 되어 피곤해진다. 하지만 기자도 사람이다. 결국 인성이 바른 사람이 기자와의 관계도 잘 맺게 되어 있는 것이다. 갑을 이 아닌 사람간의 관계를 추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세 번째가 세상에 대한 관심이다. 홍보에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기사 한 줄’이 대세다. 그런데 이런 대세를 잘 따라가려면 내부 정보를 세상과 연결시킬 줄 알아야 한다. 결국 세상에 대한 관심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겁도 없이 잘도 떠들어댔다. 마치 건방진 도사로 나오는 개그맨 유모씨처럼. 풋내기인 내가 홍보의 ‘기본’에 대해 말하다니. 하지만 이것 한 가지는 확신한다. ‘기술’보다 ‘기본’이 중요하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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