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대선 출마, 기대 반 우려 반
반기문 대선 출마, 기대 반 우려 반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5.27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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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직접 대권 도전 시사...UN 임기 중 발언 부적절 비판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반 총장은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며 “내년 1월1일이 오면 한국 시민으로서 어떤 일을 해야 하느냐를 고민해 결심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누군가가 대통합 선언을 하고 나와 솔선수범해야 한다”고도 했다. 국민의 기대에 따라 올해 말 임기가 끝나면 대선 출마를 검토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졌다. 

이를 두고 유엔 수장의 신분으로 대선 출마를 시사한 것은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엔 사무총장은 국제외교의 사령탑이자 세계 평화의 파수꾼이다.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은 필수적이다.

사무총장 임기 종료 직후 정치권에 발을 들여놓을 경우 논란이 될 수 있다. 1946년 유엔총회 결의는 ‘유엔 사무총장은 퇴임 직후에 정부 내 직책을 삼가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전임 사무총장들도 퇴임 후 4∼5년 뒤부터 자국 정부에서 일하거나 비정부기구 등에서 활동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반기문 대선 도전을 보는 시선은 ‘기대 반, 우려 반’이지만, 임기 도중 대선출마 시사는 부적절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이어 “반 총장이 사실상 대선 출마를 밝힘으로써 모든 언행이 ‘대권 행보’라는 틀로 해석될 수밖에 없게 됐다”면서 “향후 진로에 대해 반 총장 스스로가 깊이 성찰하고 답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 26일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제주포럼에 참석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27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바람직하지 않다 / 박대통령의 아프리카ㆍ불 순방, 이렇게 세금 낭비해도 되나 / 헌재의 국회선진화법 각하, 여야 협치하라는 뜻이다

▲ 동아일보 = '대선 출마 시사' 반기문ㆍ정의화의 당당하지 못한 처신 / 대주주 - 회계법인 유착 그냥 두고는 구조조정 못 한다 / 헌재가 손 뗀 국회선진화법 새누리당이 책임지라

▲ 서울신문 = 국회선진화법 딜레마 풀 곳은 법 만든 국회뿐 / 반기문 움직임에 정치권 호들갑 너무 심하다 / 경유차 대책 세워도 서민 피해는 염두에 둬야

▲ 세계일보 = 유엔 수장의 대선출마 시사와 정치 훈수, 유감이다 / '타협국회' 구두 약속으론 국회 선진화법 해악 못 고쳐 / 서울 인구 1000만명 시대 마감에 담긴 '서민의 눈물'

▲ 조선일보 = 헌재 '선진화법' 却下, '식물국회' 한국病으로 굳어지나 / 좀비 조선사 연명시키며 8조 헛돈 날린 '政ㆍ官ㆍ業 카르텔' / '사용 후 핵연료 원전 단지 內 보관' 주민 설득 자신 있나

▲ 중앙일보 = 반기문 대선 도전 시사에 걸린 기대와 우려 / 국회선진화법 각하…국회가 결자해지해야 한다 / 삼성전자에 특허 소송으로 도발한 중국 화웨이

▲ 한겨레 = 현대상선 대주주 지분 감자 요구, 당연하다 / 유엔 사무총장, 대선 주자 '충분조건' 아니다 / '대화와 타협의 정치' 강조한 헌재 결정

▲ 한국일보 = 정치권의 '헌재 의존'에 경종 울린 선진화법 각하 / 친박계 추천 비대위원장으로 혁신되겠나 / STX조선 좌초, 해운ㆍ조선 구조조정 교훈 돼야

▲ 매일경제 = 국회선진화법 20대 국회가 독소조항 빨리 고쳐라 / 고준위방폐장 건설, 다음 세대로 넘길 일 아니다 / 화웨이 특허 소송은 中기술 굴기 경계하라는 경고

▲ 한국경제 = 다시 급락하는 위안화, 또 한차례 쇼크 올 수도 / 바이엘의 몬산토 인수 시도…농화학산업도 격류 속으로 / 총선 끝나고야 면피성 '선진화법 합헌' 내놓은 헌재

세계일보는 ‘유엔 수장의 대선출마 시사와 정치 훈수, 유감이다’란 제목의 사설에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대권 도전을 시사해 정치권을 뒤흔들고 있다. 반 총장은 25일 관훈클럽 간담회에서 ‘10년간 유엔 사무총장을 했으니 기대가 있다는 것은 염두에 두겠다’며 ‘누군가 국가통합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겠다는 지도자가 나와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어 “문제는 이러한 발언이 유엔 수장의 신분으로서 적절했느냐는 것이다. 대선 출마설이 나돌 때마다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다’고 단언했던 그가 최근 정치권을 질책하는 발언을 내놓은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유엔 사무총장의 권위에 흠집을 냈을 수 있다. ‘한국 대선 출마 예정자’란 꼬리표를 달고 유엔으로 돌아가 본연의 역할에 충실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세계는 “정치권에선 ‘이제 반기문은 변수 아닌 상수’라는 얘기가 나왔다. 앞으로 그의 일거수일투족은 대선과 연관시켜 해석될 것이다. 대선 출마는 최종적으로 그의 결정에 달려 있지만, 출마하더라도 특정세력에 업혀 가는 식이어서는 곤란하다. 정정당당하게 당내 경선과 혹독한 검증과정을 거치면서 남다른 정치력과 경륜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반기문 대선 도전 시사에 걸린 기대와 우려’란 사설을 통해 “따지고 보면 반 총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거론되는 사실 자체가 우리 정치권의 취약성을 방증한다. 기존 정치권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과 혐오가 정치권 밖의 반 총장을 유력 주자로 떠올린 에너지원(源)이기 때문이다”라고 분석했다.

중앙은 “유엔 사무총장 10년 경험은 한반도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현안과 위기를 타개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정치지도자 반기문에 대해선 우려가 나온다. 임명직을 거듭하며 쌓은 대중적 명망은 ‘관제화된 인기’일 뿐 대선 전쟁터에 뛰어드는 순간 높은 지지도는 신기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유엔 사무총장, 대선 주자 ‘충분조건’ 아니다’란 사설에서 “유엔 사무총장 자리는 ‘개인 반기문’에 주어진 자리가 아니었다. 당시 ‘한국 몫’이 된 사무총장 자리에 노무현 정부가 다른 사람을 후보로 점찍었다가 그의 갑작스러운 신상변동으로 반 총장으로 바뀌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겨레는 “따라서 반 총장은 ‘사무총장이 됐다’는 자체가 아니라 그 직책을 얼마나 잘 수행했는가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해야 한다. 그러나 ‘역대 최악의 총장 중 한 명’이라는 영국 <이코노미스트>의 혹평을 굳이 예로 들지 않더라고 국제사회의 평가는 그리 후하지 않다. 유엔 사무총장을 대선 후보의 최대 자격으로 내세우는 것이 ‘과대포장’이라는 느낌을 떨쳐버리기 어려운 이유다”라고 비판적 시선을 보냈다.

경향신문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선 출마 바람직하지 않다’란 사설에서 “ 평생을 외교관으로 살아오다, 선거를 앞두고 특정 세력에 의해 소환된 정치 무경험자가 한국의 복잡다단한 사회·경제적 문제를 풀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만약 대선에 나서고자 한다면 능력과 자질, 가치관과 리더십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거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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