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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때문에…팸투어 앞당기고 사외보 중단하고
‘김영란법’ 때문에…팸투어 앞당기고 사외보 중단하고
  • 문용필 기자 eugene97@the-pr.co.kr
  • 승인 2016.07.18 10: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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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케이스 될라” 기업 홍보부서 눈치작전 한창

[더피알=문용필 기자] 공직자와 언론인, 교원의 부정부패를 막기 위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안’, 이른바 김영란법의 발효시점(9월 28일)이 점점 다가오면서 기업 홍보팀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일정 금액 이상의 금품 제공 및 접대가 금지되는 만큼 그간 관례처럼 굳어졌던 언론관계 및 기자접대 방식의 전면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헌법재판소 판결 등 아직까지 법 개정 가능성은 남아있지만, 기업들은 혹시나 법망에 걸리는 선례가 되지 않을지 ‘묘수 짜내기’에 골몰 중이다. (관련기사:언론사 포함된 김영란법, 언론홍보 변화 가져올까)

▲ 김영란법이 지난해 3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는 모습. 뉴시스

가장 큰 변화가 예상되는 지점은 ‘기자 팸투어’다. 해외 산업박람회나 현지 공장 등에 기자들을 대동하고 접대하는 관행이 점점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현지 체류비와 왕복항공권, 식사 등 소요비용을 전액 기업이 부담하는 형태가 대부분인데 김영란법 위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취재가 아니라면 언론사가 자비를 들여 특정 기업의 해외 행사에 동참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장 난감한 곳은 B2B(기업 간 거래)기업이다. 소비재 등 소비자 접점에 있는 B2C와 달리, B2B는 ‘홍보거리’가 많지 않기에 기자 팸투어는 언론지상에 자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는 굵직한 이벤트로 활용돼왔다.

이 관점에서 A사 홍보 담당자는 해외 공장 팸투어 여부를 놓고 큰 고민에 빠졌다. 사업 스케줄상 예정된 날짜가 김영란법 발효 이후기 때문이다.

법조계 자문을 구하며 여러 방면에서 가능성 여부를 체크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법 위반 소지가 높다”는 것. 결국 A사는 팸투어 계획을 전면 취소했다.

반면, 김영란법 시행 전으로 팸투어 시기를 조율한 ‘한발 앞선’ 기업도 있다. 기자들을 동반한 미국 팸투어에 나선 대기업 B사가 이에 해당된다.

업계에서는 B사가 법망을 피해 일찌감치 팸투어 일정을 잡은 것 아니냐는 말이 나돈다. 홍보인 C씨는 “기존 관행대로 할 거면 김영란법 시행 전에 해치우자는 얘기가 많다”며 “같은 관점에서 B사도 팸투어를 계획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만9900원 메뉴 등장할까

▲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기자-홍보인 식사자리도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뉴시스

기자를 대상으로 하는 식사나 접대 관행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5월 발표된 김영란법 시행령에 따르면 언론인이 직무 관련자로부터 3만원 이상의 식사를 제공받으면 대가성 유무와 관계없이 처벌대상이 된다.

이에 평소 기자접대가 활발하게 이어지던 식당들에서 이른바 ‘2만9000원 메뉴’ 등장 가능성이 점쳐진다. 김영란법을 피하기 위한 고육지책인 셈이다. 재료비 등 음식의 원가를 낮추는 선에서 단가를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음식값에 있어선 법망을 피하는 ‘꼼수’가 나올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D씨는 “접대비 결제를 몇 번에 나눠서 시차를 두고 한다든지, 참석인원 수를 부풀릴 수도 있다”며 “이렇게 하려면 해당 식당과의 ‘사전교감’이 이뤄져야 한다”고 귀띔했다. 물론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법 시행 초기에 적발된다면 ‘시범 케이스’에 걸려 강력한 처벌이 뒤따를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런 이유로 상당수 기업들은 일단 몸을 낮춰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C씨는 “주요 대기업들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곳들이 많다”며 “이들이 어떻게 하는지 보고나서 따라하겠다는 속셈이다. 그 전에는 섣불리 대응 매뉴얼을 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사외보 발행=언론사?

사보를 발행하는 기업들에게 김영란법은 또다른 의미에서 골칫거리다. 몇몇 기업들은 사외보를 정기간행물로 등록해놨는데 기업이 아닌 ‘언론사’로서 법 적용대상이 될 수도 있다.

이와 관련, 한국사보협회 관계자는 “(기업들) 여기저기서 문의를 많이 해온다. 주로 (사외보) 발행인이 언론인에 해당되는지를 묻는 질문들”이라며 “권익위에 (법 적용여부) 문의하는 공문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 각종 사외보들.(기사와 직접적 관련 없음)

정기간행물로 등록된 E사의 사보 담당자는 “아마 사외보를 내는 기업 중 (김영란법으로) 고민하지 않는 곳은 없을 것”이라며 “저희도 (대책마련을 위한) 논의단계에 있다”고 전했다.

정기간행물이 아니더라도 기업 구성원이 아닌 불특정 다수에 사보를 발송할 경우,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온다.

때문에 격월간 사보를 발행하는 F사는 그간 사원이 아닌 일반 소비자들에게도 사보를 발송했지만 9·10월호부터는 이를 중단키로 했다. 사외 독자들에게는 이미 양해를 구해놓은 상태다.

F사 관계자는 “정기간행물로 등록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발행하면 법 적용대상이 될 것 같아 내린 조치”라며 “회사에서도 이와 관련해 법무팀 의견을 물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제는 사외보가 김영란법 적용대상이 된다는 관계 부처의 확실한 정의가 없다는 점이다. 아직은 ‘포함 가능성이 크다’는 정도만 언론보도 등을 통해 나돌고 있는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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