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둘러싼 대화도 스토리만큼 중요”
“스토리 둘러싼 대화도 스토리만큼 중요”
  • 루 호프만 (admin@the-pr.co.kr)
  • 승인 2010.12.20 09: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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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칼럼을 준비하며 올해 커뮤니케이션 업계의 변화를 조망했던 지난해 말 블로그 포스트를 다시 봤다. 그 중 절반이 소셜미디어를 직접 언급했거나 소셜미디어와 관련돼 있었다는 점은 그다지 놀랍지 않다. 기자가 편집자로부터 요구된 기사를 쓰는 대신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글을 쓰는 1인 미디어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이란 내용, 수많은 컴퓨터공학도들이 소셜미디어 상에서 논의되는 모든 단어와 이미지, 동영상을 모니터링한 뒤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효과를 측정하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기업의 홍보담당자와 홍보회사들에 제공하고자 할 것이란 내용의 글들을 예로 들 수 있다.

실제로 올 한해 커뮤니케이션 업계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살펴보자. 인터넷을 통해 뉴스와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언론이 재정난을 겪으며 미래에 대해 불안해하는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데이빗 슐레싱어 로이터 편집장이 ‘변화하는 언론, 변화하는 로이터(Changing journalism; changing Reuters)’란 제목의 블로그 포스트에서 정의한 2010년의 모습은 사뭇 의미심장하다.

‘전세계 언론을 위한 로이터 선언’

슐레싱어는 “올해 테크놀로지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커뮤니티를 탄생시켰고, 그 커뮤니티가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연결될 수 있는 힘을 줬다(What is great about 2010 is that technology has created a completely new concept of community. And it has given that community new powers to inform and connect)”며 “페이스북의 뉴스피드나 트위터의 피드는 내가 알고 있거나 나와 공통된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이 전달 혹은 추천하는 정보나 의견을 제공해 일반적인 뉴스보다 나 자신과 주변에 관련도가 높은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 2년 동안 우리는 단순한 사실을 전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배웠으며 앞으로 로이터의 모델은 언론의 전문성과 커뮤니티의 힘을 잘 접목시켜 나가는 것”이라며 다음과 같은 다소 시적인 말로 그의 글을 맺었다.

“Knowing the story is not enough…스토리를 아는 것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Telling the story is only the beginning…스토리를 말하는 것은 단지 시작일 뿐이다.
The conversation about the story is as important as the story itself…스토리를 둘러싼 대화 또한 그 스토리만큼이나 중요하다.”

이 블로그를 통해 슐레싱어는 언론이 사실을 보도하는 것뿐 아니라 전문가나 비전문가로부터 관련 정보를 취합해 전달해야 한다는 점, 로이터가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소셜미디어 상의 정보를 함께 전달해야하는 점 등을 시사한다. 이러한 슐레싱어의 의견은 단순히 소비자가 주도권을 잡은 디지털 세계에 적응하려는 로이터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차원을 넘어 전 세계 언론을 위한 선언으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양한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소통하는 일이 더욱 중요해진 올 한 해에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은 소셜미디어를 어떻게 활용했는지 테이블의 반대편을 살펴보기로 하자. 우선 소셜미디어 캠페인을 커뮤니케이션 수단으로 활용하는 일이 쉽지 않아 보이는 B2B업체들도 일반적인 예상과 달리 관련업계 전문가, 애널리스트, 컨퍼런스에 참가한 고객들과 트위터를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실질적인 성과를 만들어낸다. 소셜미디어로 소통하는 과정에서 상대의 관심사를 파악하고 그들에게 관련 정보를 제공해 새로운 형태의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 또한 보도자료에 모두 담기 어려운 고객의 성공 사례들을 자사의 블로그에 상세히 소개해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는데 기여하기도 한다.

언론 전문성·커뮤니티 힘 잘 접목시켜야

반면 이미 잘 알려진 컨슈머 브랜드의 경우, 브랜드 인지도를 형성하는 차원을 넘어 자사의 상품을 사용하고 있는 고객을 브랜드의 팬으로 만들거나 경쟁사의 상품을 사용 중인 경우 다음 구매 시 자사 상품을 선택할 수 있게 유도하는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또한 구글 애널리틱스 등의 분석 툴을 활용해 자신들이 운영하고 있는 소셜미디어 캠페인의 성과를 측정하려는 다양한 시도들도 이뤄지고 있다.

위 도표는 어느 클라이언트의 소셜미디어 캠페인 구성요소를 보여준다. 우리가 원하는 스토리를 전달하고, 그 스토리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내기 위한 과정에서 기술적인 복잡성과 콘텐츠 깊이를 고려해 각 구성요소 별로 얼마만큼의 자원을 투입할 것인지를 가늠하게 된다. 이 때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는 심도 있는 콘텐츠를 다룰 수 있는 구성요소를 선택해 시간과 노력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이 같은 측면에서 기업 블로그의 ROI는 너무나 명확하다. 기업의 업계 리더십을 제고하고 커뮤니티에서 익명이 아닌 회사의 얼굴이 될 뿐 아니라 온라인 상의 콘텐츠 증가로 검색 결과 상위에 랭크 될 수 있게 하는 등 기업 블로그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이 시간과 노력을 들일만한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

소셜미디어의 기술적인 복잡성으로 인해 소셜미디어를 활용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들을 때때로 만나곤 한다. 하지만 이는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의 역할이 기술적인 부분을 다루는 것이라기보다 다양한 소셜미디어에 싣는 콘텐츠를 개발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임을 종종 잊기 때문이다. 이제는 기억하자. 스토리를 둘러싼 대화를 이끌어 내는 것 또한 그 스토리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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