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과학계 연이은 노벨상, 한국과 뭐가 달라서?
일본 과학계 연이은 노벨상, 한국과 뭐가 달라서?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6.10.05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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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기초과학분야 수상자만 22명…“유행 좇는 연구 분위기 뜯어고쳐야”

주요 이슈에 대한 언론들의 다양한 해석과 논평, ‘사설솎아보기’를 통해 한 눈에 살펴봅니다.

오늘의 이슈 일본 과학 노벨상 수상

[더피알=이윤주 기자] 일본이 2016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거뒀다. 이로써 일본은 기초과학분야에서만 통산 22명의 수상자를 배출하는 기록을 세웠다. 반면, 한국은 지금껏 단 한명의 수상자도 내지 못하고 있어 국내 과학계의 풍토를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공업대 명예교수는 세포 내 노폐물을 세포 스스로 잡아먹는 자가포식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혀낸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 3일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남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 자가포식 분야에 집중해 50년 가까이 연구한 결과다.

이처럼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기초과학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쏟고있는 일본과는 달리, 한국은 단기적인 실적에만 연연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는 지난 6월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연구개발(R&D) 투자 비중은 세계 1위지만 노벨상 수상자는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은 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가슴으로 깨닫기보다 돈으로 승부하려 한다”고 꼬집었다.

국내 과학자들 사이에서도 비슷한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호원경 서울대 의대 교수 등 과학자 40명은 지난달 23일 생물학연구정보센터 홈페이지에 ‘연구자 주도 기초연구 지원 확대를 위한 청원서’를 올렸다.

이들은 “19조원이 넘는 정부 연구비 중 고작 6% 정도만 기초과학 연구자가 제안하는 과제에 주어진다”며 정책 결정권자들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 도쿄 공업대 명예교수가 선정됐다. ap/뉴시스

▷조선일보 : 거시적 과학 리더십 세워야 '노벨상 22명 日' 근처라도 간다

조선일보는 “모험적 주제를 찾아 도전하기보다는 남들이 열어놓은 분야에 올라타 부스러기 연구 실적을 학술지에 발표해 계량적 성과나 입증하는 연구들만 양산되는 것이다. 유행을 좇고 ‘녹색 성장’ ‘창조 경제’ 등 정권 구호에 발맞추는 R&D 투자를 갖고는 인류 미래를 혁신할 창의적 연구가 나오기 어렵다”면서 “과학 기술의 거시적 흐름에 대한 통찰력, 젊은 인재를 가려내는 안목, 연구비를 공정하게 관리할 신망을 갖춘 과학 리더십부터 세워야 한다”고 제언했다.

▷중앙일보 : 기초과학 못 키우면 노벨상 영원히 남의 잔치 된다

중앙일보는 “근본 원인을 정부의 기초과학연구 홀대와 단기성과 위주의 평가에서 찾아야 한다. 연구예산이 늘어나도 당장 돈벌이 되는 반도체·통신 등에만 매달릴 뿐 응용·첨단기술의 토양인 기초과학은 뒷전으로 미룬다. 올 3월 인공지능(AI) 알파고가 뜨자 정부가 진행하던 기초연구 대신 ‘한국형 알파고’ 계획을 급조한 게 그 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처럼 젊은 과학자가 도전적으로 연구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장기간 집중투자하고, 미국처럼 정부 연구비의 47%를 기초과학에 대주고 연구자가 직접 주제를 정하도록 하는 풍토가 필요하다. 홈런보다는 단타 위주의 ‘빨리빨리’ 평가시스템과 토론 없이 위계만 앞세우는 연구실 분위기도 뜯어고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겨레 : 일본 노벨과학상 연속 수상에서 배워야 할 것

한겨레는 “일본이 기초과학 선진국이 되기까지는 이렇게 100년 앞을 내다보는 국가의 지원과 노력이 있었다. 이와 함께 자기만의 분야를 진득하게 파고들 수 있는 사회 분위기는 일본을 기초과학 강국으로 만든 또다른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며 “이런 사실은 우리 사회가 노벨상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에 관한 지침을 알려준다. 가장 중요한 일은 국가가 멀리 내다보는 안목으로 기초과학 분야에 지속적인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경향신문 : 노벨 생리의학상 오스미 교수의 외길과 열정을 지지한다

경향신문은 “오스미의 노벨상 수상을 접한 한국 여론은 부러움, 질시, 자탄으로 요약되는 것 같다. 이미 국내총생산 대비 연구개발 투자비용이 세계 1위인데 왜 성과를 내지 못하느냐는 채근도 있다. 그러나 노벨상은 속성 및 주입식 교육, 인기직업에 대한 쏠림, 경쟁으로 얻을 수 있는 과실이 아니다. 일본은 19세기 말부터 투자한 기초과학의 결실을 따고 있는 것”이라며 ‘‘도움 되는 과학’이라는 말이 몇 년 후 기업화가 가능하다는 말과 동의어가 된 것이 문제‘라는 오스미 교수의 경고도 가슴 깊이 담아둬야 한다“고 전했다.

▷한국경제 : 22 대 9 대 0…한국에선 과학과 정치가 너무 가깝다

한국경제는 “과학계에선 정부 과제에서 과학자들이 자발적으로 제안하는 연구가 거의 없다며 이를 늘려달라고 정부에 청원하기도 했다. 지금 한국만큼 과학과 정치가 가까운 나라를 찾기 힘들다. 과학자들은 정치에 참여하고 정당은 그런 ‘폴리페서’들에게 비례대표 1번을 준다. 연구비를 둘러싼 대학 내 정치도 심각하다. 미국에서 한창 연구하던 학자들도 한국에만 오면 이런 분위기에 휩쓸리고 만다”고 현 상황을 바라봤다.

<주요 신문 5일 사설>

▲ 경향신문 = 백남기씨 사망이 외인사 아닌 병사여야 하는 기막힌 현실 / 아베의 사죄 편지 거부로 확인된 한국 대일외교의 실패 / 노벨 생리의학상 오스미 교수의 외길과 열정을 지지한다

▲ 국민일보 = 집단자살 조장하는 인터넷·SNS 강력 처벌하라 / 아베 총리 ‘군위안부 사죄 편지’거부 경솔하다 / 또 학대로 숨진 아이… 생명윤리 회복의 길 찾아야

▲ 동아일보 = '홍기택 사태' 겪고도 기업은행장에 현기환 내정설이라니 / "북에 쌀 지원" 외친 문재인, 대선 외에 안보위기는 안 보이나 / 3년 연속 노벨 과학상 낸 일본을 못 따라잡는 이유

▲ 서울신문 = 미르재단 등 의혹 '국감 블랙홀' 안 돼야 / 과학분야 노벨상 연거푸 받는 일본을 배워라 / 한미약품 정보유출 처벌하고 이익환수를

▲ 세계일보 = 줄 잇는 검사 파견…대한민국 인재가 그렇게 없나 / 겉도는 '정부 3.0' 홍보보다 내실 먼저 기해야 / 뜬금없는 '반기문 예우법' 국회 입법권 농락 아닌가

▲ 조선일보 = 국익 망친 홍기택 문제도 덮고 뭉개려는가 / 햇볕론자들 걸핏하면 "전쟁난다" 국민 위협 / 거시적 과학 리더십 세워야 '노벨상 22명 日' 근처라도 간다

▲ 중앙일보 = 러시아와 일본은 철도로 연결한다는데… / 기초과학 못 키우면 노벨상 영원히 남의 잔치 된다 / 위안화 통화 굴기 첫발, 우리는 잘 대비하고 있나

▲ 한겨레 = '해산 요구' 쓰나미 자초한 전경련의 일탈 / 단서 두고 '우병우 무혐의'로 끝내려는 이상한 검찰 / 일본 노벨과학상 연속 수상에서 배워야 할 것

▲ 한국일보 = 여야 빨리 앙금 털고, 완전한 국회 정상화에 힘써야 / 진단서 논란으로 번진 백남기 부검 시도 접는 게 옳다 / 한미약품 엄정한 책임 규명과 신뢰 회복 조치 필요

▲ 매일경제 = 과학노벨상 韓 0 vs 日 22, 기초과학의 슬픈 현실 / 백남기 부검 반대하면서 사인 규명하겠다는 이중성 / 개미 투자자 주식시장 대탈출 심각하게 보라

▲ 한국경제 = 22 대 9 대 0 한국에선 과학과 정치가 너무 가깝다 / 유독 일본의 대한(對韓) 직접투자가 4년째 줄어드는 이유 / 기업은행장에 현기환 내정설이 왜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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