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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부터 ‘혼여’까지…나 혼자 (잘) 산다나홀로족 전성시대, 주거·소비·여가 등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친 ‘홀로바람’
승인 2016.10.21  10:50:20
이윤주 기자  | skyavenue@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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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이윤주 기자] 나홀로족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혼자 밥 먹고 술 마시고 영화보며 노는 게 전혀 어색하지 않다. 2030세대 둘 중 하나는 스스로 나홀로족이라고 느끼고, 1인가구는 520만명에 달한다. 이들의 소비성향과 라이프스타일 만족도는 나홀로족이 아닌 경우보다 높게 나타난다. 혼자라서 더 좋다고 말하는 나홀로족의 일상을 따라가 봤다.

   

혼밥(식사), 혼술(음주), 혼영(영화), 혼여(여행), 혼놀(놀이). 나홀로족을 대변하는 신조어들이다. 나홀로족은 말 그대로 혼자서 생활하는 것을 즐기는 사람들을 말한다. 예전엔 ‘궁상떤다’고 핀잔을 듣거나 ‘친구가 없냐’며 사교성에 의문을 가졌다면, 이제는 당당히 나만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는 흐름이 감지된다.

나홀로족의 증가는 1인 가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에 의하면 지난해 11월 기준 1인 가구는 520만3000가구로 전체 가구(1911만1000가구)의 27.2%를 차지했다. 이는 1990년 102만1000가구(전체 9%)에서 5배나 늘어난 수치다.

특히 2030세대 절반은 스스로 나홀로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취업포털 사람인이 20~30대 성인남녀 1593명을 대상으로 ‘본인이 나홀로족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2.5%가 본인이 ‘나홀로족에 해당한다’라고 밝혔다.

나홀로족이 된 이유로는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할 수 있어서’(75.9%, 복수응답)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뒤이어 ‘혼자만의 시간이 보장돼서’(66.4%), ‘경제적인 부담을 줄이려고’(36.7%), ‘남에게 맞추는 게 힘들어서’(35.5%), ‘남들과 비교되는 게 싫어서’(10.6%) 등의 의견이 있었다.

1인 가구가 가장 많으니 당연히 이들의 소비방식과 행동패턴을 중심으로 한 문화가 생겨날 수밖에 없다. 나홀로족의 주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셰어하우스, 외로움을 달래줄 반려동물 산업, 1인 전용 식당, 1인 여행 상품 등이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혼살
   

나홀로족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주거문제다. 혼자 살 집을 구하기엔 보증금 부담이 만만찮다. 언제까지 자취생활을 할지 불투명한 상황에서 가구나 전자제품을 함부로 사기도 애매하다. 게다가 서울 기준 매달 30만~50만원 가까이 나가는 월세는 큰 부담이다.

이러한 고민에 직면한 이들을 위해 새로운 주거모델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집을 공유해서 쓰는 셰어하우스다. 공유주택은 자신의 방을 제외한 부엌, 거실, 화장실 등을 다른 사람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다. 대신 보증금이 저렴하고 혼자 살 때보다 더 넓은 공간을 누릴 수 있다. 하우스메이트와 가족처럼 어울리며 공동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 나홀로족의 거주 문제는 한 집에 모여사는 셰어하우스로 해결한다. 우주 제공

국내 최대 셰어하우스 업체인 ‘WOOZOO(우주)’는 월세 2달치의 보증금만 있으면 입주 가능하다. 공과금과 생활비는 다른 입주자들과 1/N로 부담해 주거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우주가 운영하는 셰어하우스는 1인가구 청년들이 몰리면서 현재 33호점까지 늘어났다.

이소현 우주 팀장은 “기존 고시텔, 원룸 등에 생활하는 청년들의 경우 셰어하우스를 사용하면서 많은 만족감을 나타낸다”며 “협소한 공간에서 느꼈던 불편함, 외로움, 답답함 등을 해소 할 수 있어 인기를 얻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합리적인 주거비, 안전성, 접근성은 물론 혼자 살면서 느낄 수 없는 다른 사람과의 교류와 네트워크가 가능한 점도 셰어하우스의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나홀로족이 늘면서 반려동물 관련 산업도 주가가 오르고 있다. 혼자라는 외로움을 달래고 심리적 안정감을 찾기 위해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들이 가족처럼 생각하는 동물들을 위한 고품격 서비스들이 다양하게 생겨났다.

   
▲ 스타벅스에서 파는 애완견 전용 제품인 퍼푸치노를 먹는 유기견. 출처: 인스타그램 kitsaphumanesociety

우선 반려동물 전용 TV가 나왔다. 올레TV는 지난 9월 반려동물 전용 포털 ‘왈하우스(Wal House)를 출시했다. ‘달려라 멍멍 친구들’, ‘나도 간식주세요’ 등 강아지용 드라마(?)와 화면 속 움직이는 쥐돌이 잡기 놀이 등 시선을 사로잡는 콘텐츠가 담겨 있다. 주인이 직장에 출근한 사이 하루 종일 집에서 심심할 동물들을 위해 마련된 특급 서비스다. 주인 목소리가 담긴 음성메시지와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는 사진메시지 등이 반려동물의 분리불안, 스트레스를 없애준다.

반려동물의 품격을 높여주는 서비스들도 등장하고 있다. 반려동물 전용 유치원은 물론 초상화를 그려주는 반려견 전문화가가 생겨났다. 스타벅스는 애완견 전문 메뉴를 출시했다. 강아지 ‘퍼피(Puppy)를 뜻하는 ‘퍼푸치노’와 ‘퍼푸라떼’는 커피 대신 작은 컵에 강아지들이 먹을 수 있는 휘핑크림을 가득 담아준다. 반려견이 갑작스러운 죽음에 이르게 됐을 때를 대비해 애완견 화장터나 납골당, 상조도 등장했다.

혼밥
   

매일 적어도 두 끼 정도는 혼자서 밥을 해결하는 나홀로족을 위해 ‘혼자 밥 먹기 좋은 식당’들도 잇따르고 있다. 예전에는 식당에 들어가면 “1인분은 안 된다”는 말을 종종 들어야 했지만 이제는 ‘혼밥·혼술 환영’이라고 대문짝하게 써 붙인 가게들을 쉽게 찾을 수 있다. SNS에서도 ‘혼밥, 혼술하기 좋은 가게 TOP5’와 같은 게시 글들이 자주 공유된다.

‘혼밥’ 문화에 가장 빠르게 적용한 것은 프랜차이즈 식당들이다. 샤브샤브전문점 채선당은 최근 1인 요리 전문 브랜드 ‘샤브보트’를 냈다. 기존 채선당과 달리 샤브보트는 매장 크기가 작고 1인 메뉴로만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 올리브TV '테이스티로드'에서 소개한 1인용 미니 불판(위)과 세븐일레븐이 론칭한 1인가구 상품 브랜드 '싱글싱글'.

혼자 먹기 최고 난이도를 자랑하는 고깃 집도 이제는 마음껏 드나들 수 있다. 1인 전용 숯불화로구이 전문점이 생겼기 때문이다. ‘오마에’는 1인 손님을 위해 1인용 화로구이기계를 사용한다. 이밖에 디저트 전문 매장 설빙, 휴게소 등에서도 1인 메뉴와 테이블을 만나볼 수 있다.

사람이 밥만 먹고 살수는 없는 법. 혼밥에 이어 요즘 뜨는 나홀로족의 키워드는 혼술이다. 술은 본래 편한 사람들과 마셔야하지만 현대인들은 직장상사나 거래처 사람들에 치여 억지로 마시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 때문에 남의 눈치 보지 않고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는 나홀로 술자리가 더 주목받고 있다.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혼자 처량하게 술 마시던 모습은 옛날이야기다.

밥에 대한 키워드에 주목한 방송 프로그램들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들은 나홀로족의 생활을 가감 없이 보여주며 “내 이야기 같다”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tvN 드라마 ‘혼술남녀’ 주인공들은 각자 혼자 술을 먹는 것을 즐긴다. 그들의 내레이션은 요즘 나홀로족의 마음을 잘 대변한다.

‘내가 혼술을 하는 이유는 힘든 날 진심으로 위로해줄 수 있는 사람이, 내 마음을 진심으로 이해해주는 사람이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 아픔을 나누기보다 혼자 삭히는 것이, 이렇게 혼자 마시는 한 잔의 술이 더한 위로가 된다.’

   
▲ 올리브TV '조용한식사'에 등장하는 스타들은 그저 먹는 모습만을 보여준다. 방송 화면 캡처

올리브TV ‘조용한 식사’는 기존 먹방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예능이다. 스타들은 밥상을 차려놓고 그저 먹는 모습을 보여준다. 특별한 리액션이나 맛에 대한 평가 없이 묵묵히 밥 한그릇을 비운다. 기찻길에 상을 펴놓고 백숙을 먹고, 폐가에서 라면을 끓여먹기도 한다. 나홀로족들은 TV를 켜놓고 함께 먹고 있다는 느낌을 받으며 위안을 받는다.

혼밥과 함께 연상되는 키워드는 편의점이다. 직접 요리해먹기 어려운 1인가구들의 단골집으로 자리매김하면서 편의점 업계 매출은 꾸준히 늘고 있다. 편의점 세븐일레븐 간편식 매출 중 가장 많은 성장을 보인 것은 도시락이다. 도시락이 전체 간편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3년 13.3%에서 지난해 20%선을 돌파했다.

세븐일레븐 측은 “요즘 혼밥, 혼술족이 많아지면서 반찬 겸 술안주로 한 사람이 먹기 적당한 양만 담아 내놓는 간편식을 많이 내놓는다. 퇴근 후 저녁 먹기는 늦었고 출출하니 간단히 맥주와 먹는 사람들이 많다”고 말했다.  

혼놀
   

혼자 놀기의 진수는 무엇일까. 과자 조리퐁에 들어있는 알맹이 개수 세기, 다 먹은 치킨 뼈로 닭 다시 재구성하기 등등 전설로 회자되는 혼자놀기들은 웃기면서도 다소 한심하게 느껴졌다. 요즘의 혼놀은 그런 이미지에서 벗어나 있어빌리티를 추구한다.

우선 혼자 여행하는 혼여가 인기다. 기존 여행은 한번 가려면 이것저것 고려할 게 많았다. 동반인과 여행스케줄, 여행비용, 여행 스타일을 맞추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상당했다. 이 때문에 혼자서 편하게 훌쩍 떠나는 1인 여행객들이 크게 늘고있다. 하나투어가 최근 3년간 나홀로 여행수요를 조사한 결과, 2013년 7만8000명, 2014년 11만9000명, 2015년 20만6000명으로 급증했다.

조일상 하나투어 과장은 “1인 여행이 크게 성장한 배경에는 특가항공권, 항공 편수의 증가, 기업 휴가문화의 유연성, 여행 커뮤니티의 증가 등이 영향을 미쳤다”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나홀로 여행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혼자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CGV 리서치센터가 제공한 자료에 의하면 영화 티켓 매출 중 1인 티켓의 비율은 2011년 8.4%에서 2015년 10.1%까지 늘어났다. 나홀로족을 분석한 결과 남성은 25~29세, 여성은 30~39세가 가장 많았다.

   
▲ 메가박스 코엑스점에는 일부 영화관에 1인 전용 좌석이 있다. 출처: 메가박스 페이스북

메가박스는 코엑스점에 나홀로 영화관을 찾은 소비자를 위해 일부 상영관에 싱글석을 도입했다. 기존 여럿이 앉는 좌석과 거리가 조금 떨어져 있어 옆 사람의 눈치보지 않고 영화에만 집중할 수 있다.

TV에서도 나홀로족을 다룬 예능들을 속속 선보이고 있다. 앞서 설명한 ‘혼술남녀’는 노량진 강사들과 공시생들의 이야기를 통해 서로 다른 이유로 혼술하는 그들의 일상을 보여줘 많은 공감을 얻었다.

MBC ‘나혼자산다’와 SBS ‘미운우리새끼’는 독신 남녀와 1인 가정이 늘어나는 세태를 반영해 혼자 사는 유명인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tvN 드라마 ‘내 귀에 캔디’는 관계의 욕구와 서로의 외로움을 공감하는 내용이다. 1인 가구의 외로움에서 나오는 관계의 결핍을 ‘익명’을 이용해 의미를 되짚는다.

   
▲ 싱글라이프를 다루는 TV프로그램들.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tvN 드라마 '혼술남녀', MBC '나혼자산다', SBS '미운 우리 새끼'. 출처: 각 방송사

이 같은 나홀로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김중백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위성도시가 많아지고, 주거비가 비싸지며 이미 오래전부터 예측된 결과기 때문에 놀라운 현상은 아니다”면서 “나홀로족의 증가를 단순히 1인가구 급증으로만 평가하기 보다는 오히려 1인 가구가 한국 사회의 가족주의를 극복하는데 있어 어떻게 기여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언했다.

김방희 생활경제연구소장은 “1인 가구 중 ‘화려한 싱글’은 5%도 안 되고 나머지는 미취업자, 취업준비자, 가정해체자, 독거노인 등이 다수”라고 분석했다. 이어 “1인가구를 겨냥한 반려동물, 여행, 신용카드, 부동산 관련 산업들이 앞으로 많은 수혜를 입을 것이다. 특히 지금보다 더 저렴한 주거공간이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인#혼밥#혼술#나홀로#라이프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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