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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_시대의_브랜딩 1[브랜드텔링1+1] 싱글 라이프 위한 미학적 접근…물리적 공간 < 시간의 질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더피알=정지원] SBS의 ‘미운 우리 새끼’는 엄마의 관점으로 관찰하는 ‘나 혼자 산다’이다. 혼자 사는 아들의 하루하루를 함께 관찰하며 읊조리는 박수홍 엄마의 혼잣말 ‘쟤가 왜 저럴까’는 유행어가 될 지경이다.

30년 이상을 키운 아들인데 혼자 사는 아들의 모습은 낯설기만 하다. 얼마 전에는 허지웅이 혼자 일본출장을 다녀온 장면이 방송됐다.

   
▲ 일본의 1인 라멘집을 담은 SBS '미운 우리 새끼' 방송 장면.

도쿄의 유명한 혼밥 라멘집은 흡사 독서실을 연상케 하는 테이블들이 여유도 없이 다닥다닥 붙어있었다. 서빙하는 직원의 얼굴을 볼 일도 없이 정면의 커튼으로 주문지만 덜렁 내밀면 된다.

일본어 주문지에 면과 맛의 종류, 토핑과 사이드메뉴까지 정한 뒤 기다려 먹는 일에만 집중하고 나오면 된다. 과연 혼밥에 최적화된 시스템의 식당임에 틀림없지만 앞으로도 혼자 수없이 많은 밥을 먹을 1인들의 모습일까 싶어 처량하다.

이처럼 혼밥, 혼술, 혼영 등 방송에서는 이미 하나의 시장이 형성됐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인 시대에 대한 관찰과 관심은 높아졌다. 그러나 정작 1인 시대를 맞이한 이상적인 브랜드들의 활동은 머릿속에 아직 잘 그려지지 않는다. 그래도 1인 시대의 트렌드를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대비하는 분야는 역시 식품·유통 분야이다.

집밥보다 건강하게

간편식 시장은 2010년부터 연평균 14.5%씩 성장해오다가 2016년 2조원을 넘어섰다. 간편식으로 가장 호황을 누린 곳은 편의점이다.

실제로 2016년 편의점 업계 빅3의 도시락 매출을 보면 CU가 168.3% 올랐고, GS25와 세븐일레븐이 174.6%, 153.2%씩 증가했다.

이들 편의점은 각각 ‘백종원 도시락’ ‘김혜자 도시락’ ‘혜리 도시락’에 주력하고 있다. 어떤 모델을 내세웠느냐의 차이일 뿐 ‘저렴하고 간편한 한끼’를 내세운다는 점에서는 대동소이하다. 간편식이니 간편한 것은 기본이겠지만 1인 가구가 원하는 것이 꼭 저렴함일까? ▷관련기사: 편의점, 마케팅의 새 격전지 되다

   
▲ 심플리푸드(M&S Simply Food)에서 판매하는 밸런스드포유(Balanced for you). M&S 홈페이지

런던 거리를 걷다보면 자주 만날 수 있는 브랜드 막스앤스펜서는 2001년부터 심플리푸드(M&S Simply Food)라는 소규모 식품점을 운영해 왔다.

이들의 주력제품은 간편식과 바로 먹을 수 있는 신선식품들이다. 밸런스드포유(Balanced for you)는 고단백과 적정 탄수화물로 영양을 맞춘 간편식이다. 로웨트연구소(the Rowett Institute)의 자문을 받아 칼로리와 영양을 과학적으로 설계했다.

직접 요리하면 정성과 맛을 더할 수 있겠지만 영양과 칼로리를 맞추기는 힘들다. 그럴 때는 이런 간편식이 도움이 된다. 직접 식단표를 짜고 칼로리를 계산해 자신에게 맞는 영양을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아예 다이어트 목적으로 만든 간편식도 있다. 카운트온어스(Count on us)다. 저칼로리 제품으로 밸런스드포유와 마찬가지로 여러 제품 중 자신이 원하는 제품으로 식단을 짜서 계획적인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이름처럼 ‘믿고 맡기 는 다이어트식’이다. 더불어 이들 웹사이트에 등록하면 매일의 칼로리를 계산할 수 있고 BMI지수 등도 챙겨볼 수 있다. M&S는 밸런스드포유, 카운트온어스와 함께 아이들을 위한 간편식도 따로 제조 판매하고 있다. 이들의 간편식은 ‘집밥보다 더 건강한 간편식’이다.

혼자 보내는 시간의 퀄리티

아무리 고민해 봐도 1인 시대에 최적화된 브랜드는 아직까진 스타벅스다. 까페는 이미 누군가의 작업 공간, 혹은 도서관이 된 지 오래다. 책을 펴든 노트북을 펴든 무언가를 하고 있는 사람들이 쉽게 눈에 띈다. 그리고 이런 사람들이 가장 많은 곳은 스타벅스이다.

1인 시대의 고객들을 충족시킨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누가 봐도 처량해 보이는 1인석에, 벽만 바라보고 빠른 시간 동안 용무를 마치고 나오게 하는 1인 전용 공간의 물리적 특수성을 말하는 걸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1인 시대에 최적화된 브랜드로 아직까지도 스타벅스를 꼽은 이유는 1인 고객으로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의 퀄리티’ 때문이다. 단순히 물리적으로 1인석을 마련한다는 실행에 앞서 고민해 볼 것은 1인 고객이 느낄 정서적 특수성이다.

   
▲ 스타벅스 청담점. 뉴시스

비슷한 사례로 일본 도쿄에는 ‘니시키야’라는 레토르트 카레 전문점이 있다. 이들은 ‘근사한 레토르트’를 제안한다. 편의점, 레스토랑에 레토르트 제품을 납품하던 업체였지만 2013년 자체 브랜드 매장을 오픈하고 다양한 메뉴와 감각적인 패키지로 레토르트 카레에 대한 전문성을 과시한다.

더 나아가 브런치 레스토랑과도 콜라보레이션한다. 이들은 알고 있었을까? 혼밥족이 제일 싫어하는 것이 초라해지는 것, 궁상맞아 보이는 것이라는 걸. 니시키야는 혼자 먹어도 근사한 밥상을 제안할 뿐 아니라, 한끼의 레토르트가 미각의 여행이 되는 작은 명분을 준다.

혼자 보내는 시간의 퀄리티가 높다는 것은 많은 가능성을 내포한다. 오랜 시간을 편안한 상태로 있을 수 있는 공간은 고객에게 다양한 제안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스타벅스는 점점 더 시간의 퀄리티를 높이는 제안을 늘려가고 있다.

앱으로 미리 주문해서 고객이 줄서서 기다리지 않게 하는 사이렌 서비스를 도입했고, 뉴욕과 시애틀에서는 이미 배달서비스도 시작했다. 스포티파이(Spotify)와 손잡고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를 하는가하면 웹 기반 커피머신 클로버로 고객의 취향을 저장해 어느 매장에서도 개개인에 최적화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1인 시대 브랜딩의 핵심은 혼자라는 시간의 퀄리티를 높이는 것에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의 경쟁은 어떻게 고객의 시간을 확보(Life Share)할 것인가로 귀결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홀로 미식수업>의 저자 후쿠다 가즈야는 혼자 있는 시간을 두려워하는 것이 안쓰럽다며, 어차피 혼자 살며 먹어야 한다면 차라리 자기만의 미학과 스타일을 가지는 편이 낫다고 얘기한다.

브랜딩에 적용하고 싶은 팁이다. 1인이라는 물리적 특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차라리 1인 시대에 맞는 미학과 스타일을 고민하는 브랜딩이 궁극적으로는 1인 시대를 가장 잘 이해한 브랜드로 남을 것이기에….

   


정지원

제이앤브랜드(J&brand) 대표이사

정교한 맥락과 매력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브랜딩 솔루션을 찾아내느라 골몰 중.

 

정지원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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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혼술#혼영#1인 시대#미운 우리 새끼#편의점#나혼자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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