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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를_시청하는_시대+1[브랜드텔링1+1] 사람들은 왜 BMW 무비에 열광하나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브랜드를_시청하는_시대에 이어

[더피알=정지원] 기대 이상이었다. 15년 만에 돌아온 BMW 무비 ‘디 이스케이프(The escape)’는 전작인 ‘더 하이어(The Hire)’ 시리즈 8편을 몽땅 섞어낸 종합편처럼 다이내믹하고 볼거리가 많았다.

지금은 많은 브랜드들이 광고인듯 영화인듯 자연스러운 브랜드 무비를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지만 이들의 시초 격인 BMW의 무비는 조금 다른 위상이다. 2001년 처음 등장했던 BMW의 무비는 유튜브도,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도 미비했던 그 당시에 1억회 뷰라는 기록을 세웠다. BMW가 ‘더 하이어’ 시리즈를 처음 공개했던 15년 전, 2001년으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BMW는 2001년부터 2002년까지 ‘BMW films’라는 사이트를 통해 온라인 전용 단편 영화 시리즈 더 하이어를 선보였다. 8편의 단편 영화는 각각 닐 블롬캠프, 존 프랑켄 하이머, 이안, 왕가위, 가이 리치 등 영화계 거장들이 참여한 작품들이었다. 하나하나 거장의 색깔과 명성을 아낌없이 보여주는 수작이었다.

내용 자체는 아주 심플하다. 8편 모두 예외 없이 배우 클리브 오웬이 운전자로 고용된 역할을 하며 다양한 상황에서 BMW 차를 타고 이동하며 발생하는 에피소드들이다. 각 단편마다 등장하는 개성 있는 배우들과 BMW 차량이 단연 볼거리였다. 미키 루크에서 마돈나까지, 3세대 7시리즈 세단을 시작으로 4세대 3시리즈 쿠페, Z3 로드스터, 고성능모델인 M5에 이르기까지 연출력을 동반한 퍼포먼스는 더없이 유려했다.

브랜디드 콘텐츠 시대를 예고한 신호탄

2001년 그 당시 사람들에게 BMW무비는 어떤 의미가 있었을까? 무비를 본 소비자들은 무엇을 발견했기에 입에서 입을 거친 무디고 느린 공유를 통해 1억뷰라는 기록을 채우게 된 것이었을까? 실제로 광고업계는 충격 그 자체였다.

이 충격의 가치는 2003년 칸 국제광고제 티타늄 라이언상을 비롯해 각종 상을 휩쓸고, 뉴욕 소재 현대미술박물관 소장 컬렉션에 포함되면서 더욱 확인됐다. 엄청난 비용으로 매체를 잡고 프라임 타임에 광고를 집행하지만 실질적인 도달이나 효용에 대한 논의가 시작되던 시기였다. 시대는 빠르게 디지털 세상으로 바뀌고 있는 듯한데 광고는 여전히 4대 매체의 정해진 채널에 전적으로 의존하던 때였다.

돌이켜 보건대 당시 BMW의 무비는 ‘신호탄’과도 같은 것이었다. 기존 매스미디어가 공룡처럼 지배하는 시대에 던지는 매서운 경고장이자 새로운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시작을 알리는.

현 시점에 다시 그 당시 BMW 무비가 소비자에게, 그리고 브랜드들에게 어떤 임팩트를 남겼는지를 생생하게 기억하는 것은 급속도로 변화를 거듭하고 있는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또다시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지금의 미디어 환경에 또 한 번의 큰 변화가 찾아와서 뉴미디어 시스템 전체가 비효율적인 재래 무기로 전락할 시점이 와도 결코 변하지 않을 것은 무엇인지에 대한 생각 말이다.

   
▲ BMW의 무비는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의 새로운 '신호탄'과도 같은 것이었다.

‘재미’의 장착

당시 BMW 무비를 본 소비자들은 무엇에 열광했던 것일까? 그들은 그저 진짜 영화처럼 흡입력 있으면서 ‘간지’ 나는 단편영화 하나를 온전히 즐긴 것 뿐이었다. 정말 영화인 줄 알았다는 반응이 첫 번째, 그런데 이것이 BMW ‘브랜드’ 영화였다는 사실이 두 번째 반응이었다.

요는 영화를 뛰어넘는 재미와 이를 받쳐주는 퀄리티에 있었다. 이 ‘새로운 재미’를 발견한 소비자들의 손에서 손을 거친 무디고 느린 공유를 통해 1억뷰를 채우게 된 것이다. BMW는 왜 콘텐츠를 끌어들였을까? 이유는 단순하다. 기업의 일방적인 정보로는 변화된 소비자들의 눈과 귀와 입을 움직일 수가 없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더 이상 ‘재미’가 없어서다.

   
▲ '재미'가 없으면 소비자는 반응하지 않는다.

반면 콘텐츠라는 것의 본질은 ‘즐거움’에 있다. 사람들은 즐거움을 원하고 쉴 새 없이 즐거운 콘텐츠를 찾아다니는데 만약 광고가 그 ‘즐거움’의 가치를 제공할 수 있다면 이건 다른 얘기가 된다. 알랭드보통이 발언한 언론의 앞으로의 역할 대한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이 문장에서 ‘언론인’을 ‘광고’나 ‘브랜드’로 바꾸고 ‘사회의 이슈’를 ‘브랜드의 핵심 이슈’로 바꾸어 읽어도 완벽한 의미전달이 된다.

“언론인이 앞으로 할 일은 그저 뉴스나 전하면서 모두를 잠들도록 하는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을 재미있게 만드는 일입니다. 하지만 언론인의 역할은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를 가능한 한 재미있게 만드는 겁니다. 저는 북극의 빙산이 녹는 것을 어떻게 하면 톱스타의 각선미만큼이나 흥미롭게 만들 수 있을지를 언론사가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YOU’의 일상에 파고들 수 있는가

10년 전 타임지 표지에 등장했던 올해의 인물인 ‘YOU(당신)’는 10년이 지난 2017년에도 유효하다. 당시 표지에 PC 화면 안의 YOU는 이제 모바일 폰 속의 YOU로 바뀌었을 뿐이고 지난 10년간 더욱 강력해진 개인(YOU)의 시대를 맞이했다. 달라진 커뮤니케이션 환경 속에서 두드러지는 점은 더욱 소비자들의 일상에 대한 밀착이 고도화되었다는 점이다.

영국의 패션 브랜드 테드베이커(Ted baker)는 “Mission Impeccable(완전무결한 임무)”이라는 영화 같은 영상을 공개하면서 SNS 소통으로 고객들을 초청한다. 또 온라인을 통한 게임을 이어가고 네트워크를 구축할 뿐 아니라,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구글의 보이스 서치기술을 활용해 인터랙티브한 디지털 경험을 확장시킨다.

에어비앤비(AirBNB)가 ‘나의 인생샷을 찾아서’라는 웹툰을 선택한 것은 가장 일상에 밀착할 수 있는 콘텐츠로 오랜 기간 함께 호흡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참이슬이 ‘이슬라이브’로 거미, 다비치, 원더걸스, 장기하 등의 가수들의 음주장면을 시리즈화하고 그때그때 많은 버즈량을 기록하는 것도 가장 자연스럽게 제품과 연관된 분위기와 뒷이야기를 공유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BMW가 2001년 의미 있는 신호탄을 터트린 후 이제 브랜드는 스스로 콘텐츠를 주도적으로 제작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소비자들이 정말 즐길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 그리고 스스로 창출해 낸 콘텐츠로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이 네트워크가 소비자들의 일상 속에서 자라나고 확산되는 것, 그것이 소비자들 그리고 브랜드 양쪽에서 미래의 브랜디드 콘텐츠에 기대하는 지점일 것이다.

   


정지원

제이앤브랜드(J&brand) 대표이사

정교한 맥락과 매력을 통해 이 시대에 필요한 브랜딩 솔루션을 찾아내느라 골몰 중.

정지원  thepr@the-p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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