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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의_판타지와_리얼리티 +1
#브랜드의_판타지와_리얼리티 +1
  • 정지원 jiwon@jnbrand.co.kr
  • 승인 2017.05.23 11: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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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텔링1+1] 본질적 가치를 짓밟거나 증폭시키거나
브랜드텔링 1+1이란..?
같거나 다르거나, 깊거나 넓거나, 혹은 가볍거나 무겁거나. 하나의 브랜딩 화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과 해석.

#브랜드의_판타지와_리얼리티 1에 이어

[더피알=정지원] 판타지(Fantasy)라는 것은 늘 현실을 배반한다. 그도 그럴 것이 판타지(Fantasy)란 고작 기분 좋은 공상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판타지를 심어놓은 곳에서 참담한 리얼리티로 떨어지는 순간은 더 낙폭이 크게 느껴진다. 그냥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심리적으로 방어하던 커다란 믿음이 떨어져나가는 순간이기 때문이다.

브랜드에서도 판타지가 참담하게 배반되는 장면은 다반사이다. ‘사람이 미래다’라고 광고하는 그룹의 계열사가 입사 1년차 신입사원에게 희망퇴직을 권유한 것,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에게 공식 사죄를 밝힌 마트가 같은 회사의 제품을 여전히 판매하는 것. 그리고 ‘Fly the friendly skies(친절한 항공여행)’를 표방하던 항공사의 비행기에서 승객이 피를 흘리며 질질 끌려 나오는 폭력을 목격하는 것.

유나이티드항공 승객이 기내에서 끌려나가는 모습(왼쪽). 에미레이트항공은 이 사건을 조롱하는 35초 클립 영상을 공개했는데, 유나이티드항공의 오스카 무노즈 ceo가 자사를 향해 '진정한 항공사가 아니다'고 한 발언을 유나이티드항공 슬로건을 활용해 '이게 진짜 친절한 항공 여행이다'고 비꼬았다.

판타지, 그리고 판타지가 깨진 리얼리티의 모순은 그 강렬한 대비로 인해 더 멀리 더 빠르게 전파된다.

브랜딩은 기본적으로 브랜드에 대한 고객의 판타지를 전제로 한 활동이다. 브랜드의 팩트, 브랜드의 리얼리티만을 알리는 브랜드는 없다. 브랜드의 리얼리티를 근간으로 최선의 나음과 다름, 그리고 본질적 가치를 전달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의 판타지를 제공한다. 그리고 의도한 방향대로 고객들도 브랜드를 인식하고 지지하고 궁극적으로는 팬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런데 어떤 브랜드는 판타지를 키워가고 또 어떤 브랜드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무참하게 판타지를 짓밟아 버린다. 이유가 뭘까? 직원교육을 잘못해서일까? 단지 순간적인 실수였을까? 무분별하게 실어 나른 SNS 탓일까? 애당초 판타지를 제공했던 것이 문제였을까?

판타지를 지키려는 노력

브랜드가 판타지를 만드는 것 자체의 문제가 아니다. 관건은 그 판타지를 지키려 노력하는 과정에 있다. 브랜딩을 기획할 때는 고객 동선과 세세한 경험접점을 정밀하게 설계하던 사람들이 막상 현실의 고객 경험의 현장에서는 당황스럽고 어렵기만 하다. 플랜과 실행의 직선이 흔들림 없이 하나의 중심으로 이어져야 하는데 실행은 늘 어렵다. 실행은 변수가 넘쳐나는 단계이다. 예상치 못했던 돌발 상황과 예측할 수 없는 고객의 반응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현대카드는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ColdPlay)의 슈퍼콘서트를 통해 현대카드에 대해 품고 있던 판타지를 증폭시켰다. 관객 10만명이라는 기록을 남긴 이 초대형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현대카드 정태영 사장은 고객으로부터 손편지 한 통을 받는다.

지난 4월 현대카드는 세계적인 록밴드 콜드플레이를 초청해 슈퍼콘서트를 열었다. 현대카드 제공

그 편지는 마침 콘서트 날짜가 4월 16일인 점에서 모순적인 감정을 느끼는 관객이 자신 뿐은 아닐 것이라며 세월호 참사를 위로할 수 있는 곡이 선곡됐으면 좋겠다는 부탁이었다. 정태영 사장은 4월 16일이라고 해서 공연을 추모식으로 만들 생각은 없지만 콜드플레이가 한마디라도 해주면 좋겠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콜드플레이는 2번째 곡 Yellow를 부르다가 갑자기 모든 연주를 멈추고 10초간 침묵해 줄 것을 부탁하고 이후 공연을 멋지게 치른다. 무언가를 말하기에 적절치 않을 것 같았던 타이밍이라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모든 관객의 묵념, 그리고 바로 공연의 흐름으로 연결돼 행복한 공연이 되었다고 모두가 입을 모은다. 공연에 참석하지 못한 이들도 이 공연을 감사하게 되는 상황이 된다.

카드회사가 세계적으로 핫한 아티스트들을 어렵게 섭외해서 최고의 공연문화를 선보여주는 것, 이미 이 과정 속에서 현대카드의 판타지는 고객의 마음속에 굳건하다. 그런데 여기에 덧붙여 우연의 타이밍, 예기치 못했던 변수에 가장 멋진 응수를 해주는 장면에선 그저 격한 박수와 감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최선은 반드시 전염된다

고객의 라이프스타일과 함께 한다는 약속을 그저 판타지가 아닌 리얼리티로 심어주기 위해 현대카드가 공들여 온 활동은 공연에 그치지 않았다. 누구나 머물고 싶은 라이브러리를, 한번 들렀다간 바로 여행 계획 하나를 만들도록 하는 여행라이브러리를, LP를 즐기던 올드세대와 소규모 공연을 즐기는 신세대가 공감하는 음악 공간 바이닐앤 플라스틱, 그리고 전통시장의 개성을 찾아주는 공공디자인까지. 고객에게 판타지를 심는 것보다 고객의 판타지를 지키려는 노력이 더 어렵고 더 세심하고 더 큰 공이 들어가는 일임을 생생하게 보여줘 온 셈이다.

브랜드의 판타지가 오로지 판타지로 느껴지는 그 순간이야말로 진정한 의미로 브랜드의 스토리텔링이 제대로 되는 순간이다. 손편지를 보낸 관객, 이를 조심스레 전달한 현대카드 부회장, 그리고 가장 멋진 방식으로 추모와 공연을 보여준 콜드플레이.

이쯤 되면 [브랜드(현대카드)-고객-또 다른 브랜드(콜드플레이)-또 다른 고객]의 이 스토리는 리얼리티라기보다 그저 판타지처럼 느껴진다. 최선이 담긴 판타지는 반드시 전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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