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정성’과 ‘상식’이 통하는 PR
‘진정성’과 ‘상식’이 통하는 PR
  • 온라인뉴스팀 (thepr@the-pr.co.kr)
  • 승인 2011.03.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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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보인 에세이] 홍윤희 옥션 홍보팀장(부장)

직장생활 16년차, PR을 한지도 11년차에 들어가는 요즘, 홍보인의 덕목에 대해 생각하고 있다. 홍보팀장이 된지 만 1년에 불과한 데다, 임원급도 아닐진대 감히 이런 것을 표현한다는 것이 주제 넘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있었다. 그러나 어찌 보면 홍보 커리어의 중후반에 접어드는 이 시점에서 스스로에게 홍보에 대한 가치를 재정립하는 차원에서도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분야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 홍보인에게 공통적으로 필요한 덕목은 ‘진정성, 열정, 친화력, 통찰력, 상식’이라고 생각된다. 모든 요소가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덕목은 진정성이다. 전달하는 팩트의 근거적 진정성, 전달하는 담당자의 인간적 진정성, 장기적으로 해당 업계를 내다보는 안목이 반영돼 있다는 진정성. 여기에 사실 열정과 친화력, 통찰력이라는 덕목은 모두 녹아 들어가 있다는 생각이다.

이 진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되도록 많은 사람을 만나 정보를 전달받고, 되도록 많은 자료를 확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홍보담당자 스스로가 ‘1인 미디어’가 돼 기자나 블로거 같은 외부 채널은 물론 내부 직원과 업계 사람들 사이에도 촘촘한 거미줄과 같은 네트워크와 우군을 확보해야 한다. 산업이 클수록 이런 네트워크를 우호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네트워크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열정과 친화력은 어쩌면 ‘디폴트’다. 많은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하면서 업계에 대한 통찰력이 생기는 것은 ‘부가 혜택’이다. 그 통찰력이 있다 해도 전달할 커뮤니케이션 채널이 없다면 소용이 없고, 전달 채널이 확보됐다 해도 통찰력 있는 정보가 없다면 속빈 강정이므로 결과적으로 열정-친화력-통찰력은 서로 시너지를 내는 수단이다.

기자나 업계담당자의 네트워크만큼 중요한 것이 바로 내부커뮤니케이션 채널 확보다. 피할 것은 피하고 알릴 것은 알리기 위해 당연히 회사 내 다양한 직원들과의 교류가 필수고, 경영진이나 전략팀과의 주기적 공감대 형성도 필요하다. 이러한 네트워킹이 좀 더 나아가면 홍보담당자가 주창한 이니셔티브를 전략이나 경영에 반영할 수도 있다. 가장 좋은 것은 전략회의에 참석하는 것이겠지만, 홍보 실무자들의 경우 그러한 채널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회사의 전략 허브가 될 만한 직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항상 큰 흐름의 코드를 맞춰가는 한편 필요하다면 내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해야 한다.

홍보담당자에게 주어지는 흔한 책무 중 하나인 ‘사내 커뮤니케이션’은 자신의 친화력과 통찰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좋은 수단이다. 주어진 업무라고 수동적으로 하기보다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좋다. 우리 회사의 경우 일일 뉴스 클리핑을 전사에 발송하는 업무를 홍보실에서 하고 있는데, 클리핑 앞쪽에 직원들의 사기를 앙양할 수 있는 금언, 직원으로서 가져야 할 덕목, 회사 전략방향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콘텐츠 소개를 통해 자신의 목소리를 반영할 수도 있다.

맨 마지막 덕목은 ‘상식’ 이다. 사실 이것이 홍보인의 덕목이라는 것 자체가 아이러니다. 그러나 전통 미디어와 소셜 미디어가 커뮤니케이션에 있어 권력을 거의 동등하게 나눠 갖는 현재의 미디어 구조에서 책임지지 않고 마구 쏟아내는 메시지들에 피해를 입거나 피해를 주지 않으려면 가장 필요한 덕목이 상식이다. 단기적 이익이나 감정에 치우쳐 논리에 맞지 않거나 경쟁사에 대한 음해성 메시지를 유포하는 것은, 스스로의 홍보 수명 단축뿐 아니라 회사의 명성 또는 장기적으로 매출까지도 해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노이즈 마케팅이 단기적으로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지는 모르나 장기적으로는 회사의 브랜드 이미지에 마이너스일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한다. 설사 회사 안의 누군가 노이즈 마케팅을 기획했다 해도 그것에 제동을 걸고 ‘상식’을 부여하는 것은 홍보인의 사명이자 의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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