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PR 상대성이론
아인슈타인의 PR 상대성이론
  • 윤성학 (myqwan@the-pr.co.kr)
  • 승인 2011.04.15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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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성학의 ‘PR人 책꽂이’

오늘은 책꽂이에서 아인슈타인을 꺼내 읽습니다. 낮시간에 있었던 세미나에서 삼성전자 홍보팀 김수민 차장이 했던 말이 머릿 속을 맴돌기 때문입니다. 세미나의 사회자인 에스코토스컨설팅 강함수 대표가 ‘소통의 목적이 무엇인가’라고 묻자 패널 가운데 한 사람이었던 김차장이 “회사는 웹시민의 일원으로서 고객과 눈높이를 같이 하기 위해 소통하고 있다” 라고 답했습니다.

‘눈높이를 같이 한다’ 는 지점에서 나는 방정식이라는 말을 떠올렸는데, 방정식이란 미지수에 특정값을 대입했을 때 성립하는 공식입니다. 즉, x+y=z처럼 좌변과 우변의 값이 같은 등식을 뜻하는 것이죠. 방정식은 세계의 균형이며 균형의 세계입니다. PR에 있어 눈높이를 맞춘다는 것은 그리하여 고객과 기업의 균형을 지향한다는 뜻이 될 것 같습니다.

# 방정식의 탄생

제 좁은 방의 빽빽한 책꽂이들 가운데서 맨 처음 뽑아든 책은 ‘생각의 탄생’ 입니다. ‘다빈치에서 파인먼까지 창조성을 빛낸 사람들의 13가지 생각도구’라는 부제가 붙어 있습니다. 이 책에서 아인슈타인은 물리학을 상상했다고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물리학이란 실험하고 계산하고 공식대로 측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는 상상했다고 합니다.

“어떤 물리학적인 상황을 구체적인 형체가 있는 것처럼 보고, 느끼고, 조작하고, 변화를 관찰하되 이 모든 것을 머릿 속에서 상상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저도 상상을 시작했습니다. 생각의 시작은 저 위대한 방정식 ‘E=mc²’ 에서부터입니다. 상대성이론이라는 이름을 가진 가장 일반적이고 위대한 공식이지만 그 뜻을 설명하라고 한다면 글쎄요, 별로 자신이 없습니다.

두 번 째로 뽑아든 책은 ‘20세기를 만든 아름다운 방정식’ 입니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은 ‘언뜻 전혀 다른 것으로 보이는 에너지, 질량,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가 서로 관련되어 있음을 선언한다. 이 방정식을 통해 아인슈타인은 질량 m에 진공에서의 빛의 속도 c의 제곱을 곱한 값은 정확히 그 질량이 가진 에너지 E와 같다고 예측했다. 즉 ‘E=m x c x c’ 라는 것이죠.

# 아름다운 연대성을 위하여

책꽂이에서 한 권의 책을 더 뽑아 들었습니다. ‘부탁해요, 아인슈타인’. 아인슈타인의 과학과 철학을 프랑스의 작가 장 끌로드 카리에르가 소설 형식으로 엮은 책입니다. 이 책에서 아인슈타인은 오늘의 PR인들에게 충고를 전합니다.

“선생님은 세계가 어떤 곳이기를 바라세요?”

“사실 난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네. 그저 우리가 알고자 하는 세계가 질서있고 조화로운 곳이기를 바랄 뿐이야. 세계가 우리 힘으로 이해할 수 있는 것이기를, 인간의 정신이 가장 내밀한 부분까지 통찰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네.”

“선생님은 왜 그토록 세계의 질서를 원하셨던 거죠?”

“나는 질서라는 말 자체는 좋아하지 않는다네. 정치적, 사회적 어감이 강한 말이잖나. 그보다는 조화라고나 할까,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연대성이라고나 할까?”

복잡하지만 아름다운 연대성입니다. 나와 당신이 만나 이루어진 이 사회는…. 사회의 구성원들과 만나는 방식은 너무나 복잡하고 다양하기에 ‘PR 상대성이론’ 이 필요하겠죠. PR은 기업이 소비자를 만나거나, 지역주민을 만나거나 혹은 언론 종사자와 관계를 맺거나, 정부기관과 만나는 등 매우 다양한 모습을 보이지만 결국 이 모든 만남의 장면들을 방정식으로 일반화한다면 ‘아름다운 연대성’ 일 것입니다. 나는 당신으로 인해 변화되고, 당신은 나로 인해 변화되어 서로가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하는 그런 연대성 말입니다.

# PR 방정식 E=mc²

다시 물리학을 상상합니다. 아인슈타인의 방정식 E=mc²을 ‘PR의 힘(E)은 메시지(m)에 커뮤니케이션(c)의 제곱을 곱한 것에서 나온다’ 라고 바꿔봤습니다. 즉, Energy=message x communication²인 것이죠. PR의 힘은 메시지를 가지고 공중과 커뮤니케이션하고 또 커뮤니케이션하는 과정에서 나온다는 생각입니다. 우리는 일관된 메시지를 가지고 장기간 커뮤니케이션을 반복했을 때 효과를 거둔 사례를 잘 알고 있습니다. 유한킴벌리의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이 그것이겠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communication²입니다.

그렇습니다. 반복적으로 장기적인 커뮤니케이션을 했을 때 비로소 효과가 나타난다는 것입니다. 1971년에 첫 선을 보인 새우깡이 아직도 ‘손이 가요 손이 가 새우깡에 손이 가’ 로 회자되는 것은 바로 반복적 커뮤니케이션의 힘일 것입니다.

아인슈타인에 관련된 이번 책읽기는 다분히 자유연상적이었던 것 같군요. 눈높이에서 시작해 방정식으로, 방정식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으로, 거기서 다시 PR방정식에 이르는 여정이었습니다.

상대성이론은 사회구성원으로서 매우 중요한 가치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나는 오직 나로서의 내가 아니라, 나를 둘러싸고 있는 수많은 당신, 수많은 현상, 수많은 관계 속에서의 나입니다. 그리하여 수많은 관계와 현상을 각각의 기준에 맞춰 바라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합니다. 거기서부터 PR은 시작되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세상은 변화할 것입니다. 이것을 상대성이론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오늘 책읽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윤 성 학
농심 홍보팀 과장 ·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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