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의 자선활동
스포츠 스타의 자선활동
  • 김주호 (senajy7@the-pr.co.kr)
  • 승인 2011.05.1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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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호의 스포츠

스포츠 스타들은 많은 팬과 교감하고 소통한다. 스포츠는 선수와 팬, 스폰서기업의 삼각관계가 없으면 존재할 수 없다. 선수들은 스포츠 경기를 통해 팬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준다. 팬들은 스포츠 스타를 통해 기쁨을 나누며 팬덤(fandom)을 형성한다. 기업은 선수들이 대회를 치르거나 선수생활을 유지하는 비용을 지원하고, 그 대가로 기업의 홍보 마케팅 활동을 펼친다. 따라서 선수는 이같은 삼각관계 속에서 선수로서 실력을 발휘하고, 또 한편으로는 스타로서의 명성을 잘 유지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공헌활동은 선수들이 이미지를 유지하고 팬이나 소비자, 일반 국민과 소통하는 데 있어 중요한 수단이 되고 있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 4월 13일 2박3일 일정으로 전용기를 타고 한국을 방문했다. 다음날인 14일 제이드 팰리스 골프장에서 열린 나이키 ‘Make It Matter’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한국을 찾은 것. 프로그램에는 주니어 골프선수 100명과 갤러리로 응모한 사람 500명이 초청됐는데, 타이거 우즈는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어린 선수들에게 골프 레슨을 해줬다. 이 투어는 중국에서도 개최됐다.

이 프로그램은 얼핏 보면 나이키 코리아의 홍보성 행사 같다. 하지만 타이거 우즈 입장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 스캔들로 부인과 이혼하는 과정에서 많은 스폰서들이 떨어져 나간 것을 감안해 볼 때, 나이키가 여전히 우즈의 스폰서로 남아있다는 점은 큰 의미다. 더구나 한국이 골프 강국이 됐다고는 하지만 정규대회가 있는 것도 아닌 상황에서 유소년 골퍼 레슨만을 위해 왔다는 것은 뜻 깊은 일이 아닐 수 없다. 타이거 우즈로서는 팬과 스폰서와의 삼각관계를 사회공헌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잘 유지한 셈이다.

신지애 선수는 2009년 LPGA 상금왕과 신인왕을 동시에 거머쥐었고, 2010년에는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특히 2010년엔 LPGA를 주무대로 하면서도 국내대회에도 참가, KLPGA 챔피온십에서 우승하기도 했는데 이 대회 우승상금 1억4000만원 전액을 사회에 기부했다. 신지애는 작년 LPGA 상금만 180만7334달러에 스폰서 기업의 후원금 등 수입이 50억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연아 역시 소년소녀가장, 피겨 꿈나무, 불우이웃돕기 등 2007년부터 2010년까지 김연아의 이름으로 25억원 가량을 기부했다.

기부, 자선대회, 장학재단, 홍보대사 등 전방위 활약

한편 경기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기부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축구나 농구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기부금을 적립하고, 골프에선 버디를 하거나 우승하면 우승 상금의 일부를 자동으로 기부토록하는 이벤트가 많다. 농구 선수 이상민, 정인교 등은 사랑의 3점 슛이나 어시스트 등을 통해 기부금을 적립하기도 했다. 또 Sky72골프클럽은 인천공항 활주로에서, 하이원은 골프장 정상에서 장타대회를 실시해 브리티니 린시컴, 장정 등의 이름으로 각각 불우이웃 등에 기부했다. FC서울의 정조국, 인천의 유병수 등도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이들은 축구경기에서 골을 넣을 때마다 100만원을 소아암 어린이 환자 돕기 등에 기부한다. 대개 이런 경우는 본인과 구단, 또는 주최측과 합의하에 진행되는데, 유명 스타를 초청하는 축구, 골프대회 등은 선수들에게 별도의 출전료를 주고 우승 상금을 자선기금으로 내놓는 약정을 맺기도 한다.

선수들이 선수생활을 통해 번 돈을 공익적 목적을 겸해 투자하는 대표적인 형태는 후배양성과 장학재단 설립이다. 차범근 축구교실, 박지성 축구재단, 홍명보 장학재단 등이 그러하다. 홍명보 재단은 축구교실 운영과 유소년 축구대회 개최, 올스타가 참가하는 크리스마스 자선축구대회 개최 등 축구를 매개로 한 사회공익사업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박지성 역시 박지성 축구센터를 통해 유소년 축구 지원에 나서면서 박지성 재단(JS Foundation)을 설립, 오는 6월에 베트남에서 세계적인 스타들이 참가하는 아시안드림컵 축구대회를 개최한다. 물론 이 대회는 자선축구경기다.

스포츠 스타들은 사회적 환경 변화에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지난 3월 초 일본 동북부 지방에 대형 지진과 쓰나미가 발생하면서 일본에서 개최 예정이던 세계피겨선수권대회가 취소되고 남녀 골프대회도 일부 취소되거나 순연됐다. 또 프로야구는 센트럴 리그와 퍼시픽 리그 모두 개막이 연기돼 4월 중순이 돼서야 개막전을 치렀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스포츠 스타들, 특히 일본에서 활동하는 이들은 일본 지진 피해자를 위한 기부 대열에 적극 참여했다. 일본 오릭스로 옮긴 박찬호 선수가 1000만엔을 내놓았고, 일본 교토에서 뛴 적이 있는 박지성은 1억원을 기부했다. 이승엽 역시 동료 선수들과 함께 기부금을 내놓았다. 이 밖에 차범근 해설위원, 일본에서 뛰고 있는 프로골퍼 김경태, 전미정 선수도 성금 대열에 참여했다. 스포츠 스타는 아니지만 배용준, 류시원, 최지우 등 한류스타들이 지진 피해자를 위해 성금을 기부한 것도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

‘스포츠 스타=1인 기업’…영리+공익 추구해야

스포츠 스타들의 공익활동은 기부에만 머물지 않고 사회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확대되기도 한다. 공익 캠페인 광고에 출연하거나 홍보대사로 활약하고,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 나선다. 이들은 행사참석, 홍보물 촬영 협조, 기부금 모금 캠페인 참여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는 평창동계올림픽 홍보대사로 올림픽 유치에 일조하고 있고, 한식홍보대사와 G20홍보대사로도 활약한 바 있다. 또 유니세프 홍보대사로 기아 등을 위한 기금 모금 캠페인에도 앞장서고 있다. 현재 평창 올림픽 유치를 위해 이상화, 모태범, 전이경 등 많은 동계올림픽 전·현직 선수들이 홍보대사 등 다양한 타이틀로 홍보활동을 돕고 있다. 과거 테니스 스타 샤라포바가 소치올림픽 홍보를 맡았고, 현재는 피겨스타 카트리나 비트가 뮌헨 유치의 선봉을 맡고 있다.

박찬호 선수는 한국관광공사의 국내 홍보 광고에 다른 스타들과 함께 출연했으며, 한 때 여수세계박람회 홍보대사로 활약하기도 했다. 신지애는 광주관광엑스포, 함평나비축제,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국제장애인기능올림픽대회 등의 홍보대사로 고향과 장애인들을 위해 봉사했다. 이밖에 최경주가 육군, 양용은 관광공사, 이승엽 제주국제도시, 최나연이 경기도 홍보대사로 사회에 기여하기도 했다. 결국 스포츠 스타는 사회와 소통하는 가운데 팬들과의 관계를 유지해 나갈 수 있다. 팬들로부터 사랑받는다는 것은 사회와 더불어 사는 것이다. 또 선수 자신의 측면에서도 이미지 관리를 위해선 홍보측면 외에도 근본적으로 사회에 대한 이익 환원이라는 것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스포츠 스타는 1인 기업과 마찬가지기 때문에 일반기업이 추구하는 목표, 즉 영리활동을 통해 기업을 영속적으로 운영하고 이익의 사회 환원을 통해 사회에 기여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김 주 호

제일기획 마스터

(Experience Marketing 그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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