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조직의 홍보부서 진단
한국조직의 홍보부서 진단
  • 함정현 (hahm@the-pr.co.kr)
  • 승인 2010.05.2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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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에서 홍보부서의 책임과 역할이 커지고 있다. 사소한 제보에서부터 조직의 존폐를 위협하는 위기까지 홍보부서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홍보부서의 업무가 확장되고 위상도 높아지는 가운데 홍보부서에 대한 전문적인 진단이 이뤄져 눈길을 끈다. 최근 열린 한국PR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신호창 서강대 교수와 유선욱 박사과정이 발표한 ‘한국조직의 홍보부서 진단에 대한 연구’가 그것이다. 논문을 요약 소개한다.

함정현 기자


기업에서 홍보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에선 기업 홍보부서가 여전히 언론관계에 치우쳐 있다. 그래서 홍보가 전략적 경영활동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학계에서도 PR에 대한 연구에 있어 한국조직의 홍보수행에 대한 성찰적 논문이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우수한 PR로 조직 효율성을 높이고 기업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홍보부서에 대한 꾸준한 연구를 실시해야 한다. 이러한 배경으로 우수한 홍보조직이 갖춰야 할 조건들을 6개 차원으로 나누고 구체적인 항목들을 제시한 ‘우수 홍보 조직 진단모델’(신호창, 2001)을 통해 한국 조직의 홍보부서 수준을 평가했다. 또한 어떠한 차원에서 홍보활동이 잘 이뤄지고 있고, 어떠한 차원과 조건들이 기업의 홍보수행 수준에 영향을 미치는지 파악해 한국조직의 홍보부서의 발전방향을 제시하고자 했다.

<조사방법 및 표본>

- 설문조사 실시: 우수 홍보조직 진단 모델에 따른 구조화된 질문지 이용
- 표본: 대기업, 중소기업, 정부 및 출연기관 등 22개 한국조직 홍보부서 실무자 160명
- ‘우수 홍보조직 진단 모델’에 따른 구조화된 질문지는 ▶홍보전략 운용 ▶홍보조직 구성원의 적절성 ▶홍보지식 기반 ▶홍보실의 커뮤니케이션 체계 ▶홍보예산 ▶홍보실 위상 및 전사적 지지 차원 등 53개 문항과 전체 홍보수행 수준을 평가하는 질문을 더해 총 54개 문항으로 구성

# 진단1/ 우리나라 홍보부서는 무엇을 잘 하고, 무엇을 못하는가?

홍보실무자들은 6개 차원 중 ‘홍보부서의 커뮤니케이션 체계’가 잘 잡혀 있고 ‘홍보부서 위상 및 전사적 지지’가 잘 확보돼 있다고 평가했다. 그 다음은 ‘홍보부서 구성원의 적절성’이 잘 갖춰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홍보전략의 운용’, ‘홍보지식 기반’ 순으로 홍보지식 기반 차원이 가장 낮은 점수를 얻었다.



◇가장 잘 하고 있는 것! 커뮤니케이션 체계&위상, 전사적 지지

‘홍보실의 커뮤니케이션 체계’ 차원에서는 홍보실 내 홍보담당자에 대한 권한 위임이 잘 이뤄지고 있으며, 담당 실무자의 의견 반영이 잘 된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홍보실 안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 실무자들이 가장 긍정적으로 인식한 ‘홍보부서의 위상 및 전사적 지지’ 차원에서는 인사, 법, 재무, 마케팅부서 등과의 협력이 잘 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최고 경영진과의 커뮤니케이션도 원활하게 진행되는 것으로 인식해 홍보부서의 위상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홍보실무자들은 전사적인 직원의 홍보마인드는 부족하다고 여기고 있었다.

◇가장 못하고 있는 것! 홍보부서 지식기반 부족

6개 차원 중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은 ‘홍보 지식기반’이다. 하위 항목인 홍보실의 홍보활동의 윤리성 중시에 있어서는 높은 점수를 줬지만 홍보부서에 커뮤니케이션 전공자 구성 비율이 높은 지에 대해서는 가장 낮은 평가를 했다. 홍보실무자의 전공비율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를 통해 아직 홍보실무자가 전문적 역할자로서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진단2/ 전반적인 홍보 수행 수준에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것은?

홍보 수행 전반 평가 문항과 각 차원의 상관관계를 살펴봄으로 전반적인 홍보 수준에 있어 각 차원의 영향력을 알아봤다. ‘홍보부서의 위상 및 전사적 지지’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전반적인 홍보 수행 수준을 높이고 우수한 PR을 하기 위해서는 조직 내 홍보위상이 중요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 다음으로는 ‘홍보부서 구성원의 적절성’이 전반적인 홍보 수행에 기여하고 있었다. ‘홍보부서의 위상 및 전사적 지지’는 구체적으로 회사 직원들의 홍보마인드가 형성돼있는 정도, 관련 부서와의 협력정도에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이는 홍보 실무자들이 홍보가 경영기능으로서 활용되고 조직 내에서 홍보활동을 하는데 긍정적이고 지지적인 분위기가 형성될수록 홍보위상이 높아진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홍보 부서 구성원의 적절성’차원은 소구 공중별로 전문적인 담당자를 배치하고 있는 정도와 관련성이 높았다. 이는 전략과 소구 공중에 따라 전문성을 갖춘 담당자를 두고 홍보실무를 수행해야 함을 시사한다. 또한 문제가 될 사안에 대해 미리 해결책을 강구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측면도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 진단3/홍보조직의 특성 및 기업현황에 따라 홍보 수행 수준이 다를까?

홍보 전담조직이 있는 집단이 ‘홍보부서의 커뮤니케이션 체계’를 제외한 5개 차원에서 더 높은 점수를 보였다. 홍보부서 인원수(5명 이하/ 10명 이하/ 20명 이하/ 40명 이하/ 41명 이상)에 따라 각 차원을 살펴본 결과 ‘홍보전략 운용’과 ‘홍보지식 기반’에서만 차이가 나타났다. 흥미로운 점은 홍보부서 인원이 21~40명일 때 홍보수행 수준이 가장 높았는데, 이것은 어느 정도의 규모를 갖춘 홍보조직이 통일된 홍보주제 아래 다양한 홍보전략을 구사할 수 있는 모든 조건이 충족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 현황에 따른 차이는 매출액, 직원 수, 순이익으로 분류해 살펴봤다. 기업 매출액을 3단계로 구분해 살펴본 홍보 수행 수준에 있어서는 ‘홍보부서 구성원의 적절성’ 차원과 ‘홍보부서 커뮤니케이션 체계’에서 차이를 보였다. 순이익이 높을수록 각 차원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었으며 6개 차원에서 집단간 차이가 존재했다. 이는 기업 성과와 홍보 수행 수준간의 높은 관련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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