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핑턴포스트, 5대 성공비결
허핑턴포스트, 5대 성공비결
  • 한정희 기자 (admin@the-pr.co.kr)
  • 승인 2011.06.14 18:22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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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3550만명 클릭…NYT.COM(3359만명) 앞질러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콤스코어(comscore.com)는 지난 6월 9일 “지난달(5월) 3550만명이 허핑턴포스트를 찾아 뉴욕타임스 홈페이지(3359만명)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고 발표했다. 설립된지 6년 밖에 안된 블로그 기반 신생 매체인 허핑턴포스트(huffingtonpost.com)가 정통 언론의 최후 보루인 뉴욕타임스 홈페이지(nytimes.com)를 추월하면서 온라인 뉴스 사이트 최강자로 올라선 것. 지난 4월까지 미국 신문사 웹사이트 중 방문자 수가 허핑턴포스트보다 많은 곳은 뉴욕타임스뿐이었다.

단기간에 돌풍을 일으키며 미디어 생태계의 판도를 바꿔놓고 있는 허핑턴포스트. 마침 최근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주최한 정기학술대회에서 ‘온라인 뉴스의 미래 : 허핑턴포스트 사례연구’ 에 대해 발표한 조영신 SK경영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의 논문을 토대로 허핑턴포스트의 성공 비결을 요약했다.

<정리= 한정희 기자>


# 성공 요인 ①아리아나 허핑턴의 사회적 지명도

허핑턴포스트의 성공을 논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창립자인 아리아나 허핑턴이다. 13권의 책을 써낸 저술가이자,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이력을 가진 정치가인 그는 또한 라디오 DJ, 정치 칼럼리스트이기도 하다. 그러나 개인 이력과 사업적 성과는 전혀 다른 맥락이다. 2003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에서 패한 아리아나는 인터넷의 영향에 대해서 눈을 뜨기 시작했다. 그녀는 자신의 선거 자금 상당수를 인터넷을 통해 확보할 수 있었으며, 또한 선거에서 인터넷이 큰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을 깨닫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2004년 아리아나는 켄 레러를 만난다.

허핑턴포스트의 공동설립자이기도 한 레러와의 만남을 통해 아리아나는 기존의 뉴스 사이트와는 성격을 달리하는 독특한 형태의 뉴스 사이트를 만들기로 결심한다. 바로 블로그와 뉴스의 결합. 이를 눈여겨 본 소프트뱅크 캐피털로부터 벤처 캐피털을 받게 된다. 당초 허핑턴포스트는 정치 블로그 성격으로 출발했다. 정치 블로그란 특성상 정치 이력을 가진 아리아나는 매우 든든한 자산이다. 소프트뱅크 캐피털 역시 이러한 점을 높이 사서 투자를 단행했었다고 밝히고 있는 것처럼 아리아나 그 자신이 성공할 수 있는 중요한 자산이었다.


# 성공 요인 ②차별화

인터넷 뉴스를 표방하고 시장에 뛰어든 허핑턴포스트는 기존 매체와는 전혀 다른 시도를 한다. 바로 블로그의 뉴스화다. 아리아나는 블로그를 뉴스 사이트에 포함시키되, 폐쇄형을 택했다. 다른 블로그 사이트들이 개방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어 블로그 개설이 자유로운 것에 비해 허핑턴포스트는 초대받은 사람만 블로그를 개설해 줬다.

2005년 허핑턴포스트를 설립한 뒤, 아리아나가 제일 처음 초대한 블로거는 아서 슐레진저 주니어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역사가이면서 사회비평가인 아서는 케네디 정부에서 일하기도 했던 논객이다. 2007년에 사망한 아서가 2005년 허핑턴포스트에 블로그를 연 나이는 88세였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은 기술적 의미의 블로그 개설이 아니라는 점. 일반적으로 블로그는 블로거가 직접 블로그를 개설하고 그곳에 글을 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아리아나가 생각했던 블로그는 종이가 아닌 인터넷을 통해 글을 게재하는 것을 의미했다. 따라서 첫 블로거로 초청된 88세의 노정객(老政客)은 고전적 의미의 신문에 글을 쓰듯 글을 써서 팩스로 아리아나에게 송고했고, 그것을 받아 아리아나가 아서의 블로그에 게재했다. 기술적 장벽에 막힌, 오히려 사이버 세상에서 볼 수 없는 노정객의 글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어 설립 첫 주에 아리아나는 줄리아 루이스 드레이퍼스, 래리 데이비드, 게리 하트, 존 쿠삭, 그리고 월터 크롱카이트를 블로거로 초대했다. 그리고 곧 이어 부시 행정부에서 연설문 작성가로 일했던 데이비드 프룸이 블로그를 개시했다. 아서 슐레진저 주니어를 포함해 게리 하트, 그리고 월터 크롱카이트는 당시 노령이었고, 블로거 등에 대한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다. 이런 인물들을 한자리에 모을 수 있는 능력, 바로 그 능력이 아리아나에게 있었다.

허핑턴포스트는 아리아나가 ‘창조적인 마인드를 가진 사람들(Creative minds)’ 이라 부르는 250명의 유명인사를 중심으로 주제별 필진을 내세울 수 있었다. 이러한 패쇄적인 블로거 운영은 뉴스 사이트로서의 허핑턴포스트의 질을 유지하게 해 주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다른 블로그들이 수없이 많은 이설과 난설 가운데에서도 양질의 콘텐츠를 선별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면, 허핑턴포스트는 사업 주체가 양질의 블로거를 선별해 제공하고, 이들의 식견을 정보나 뉴스란 이름으로 포장해 제공한다는 점에서 다른 뉴스 사이트와 차별화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기능적으로 불가능한 팩트 뉴스(Fact news)보다는 의견 기사(Opinion news)에 초점을 둠으로써 일반화된 다른 뉴스와의 차별화에도 성공했다.


# 성공 요인 ③저비용·고효율 구조

2009년 기준으로 허핑턴포스트는 230만 달러의 수익을 블로그만으로 올리고 있다. 물론 이자료는 블로거닷컴(Blogger.com)과 같은 메이저 업체의 수익이 빠져 있다는 점에서 한계를 지니고 있지만, 테크크런치(TechCrunch, www.techcrunch.com)등 대표적인 블로깅 사이트의 월 평균 수익이 40만 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비견하면 눈여겨 볼 만하다. 문제는 테크크런치 등 다른 블로깅 사이트들은 수익을 직접 글을 쓴 블로거와 나누는 데 비해 허핑턴포스트는 블로거들에게 이 수익을 배분하지 않는다는 점. 이 점이 다른 블로깅 사이트와 허핑턴포스트를 구별하는 주요사업 모델이다.

뉴스 사이트는 기본적으로 각종 서버 및 홈페이지 구축비용에 해당하는 고정비용을 제외하고 나면 나머지는 순전히 글 값이다. 외부에서 글을 가지고 올 때는 저작권료 등이 여기에 해당하고, 자체적으로 기사를 제작할 때는 해당 기사를 작성하는 인력의 인건비와 제반 경비가 여기에 해당된다. 허핑턴포스트는 이 중 기사에 해당하는 역할을 상당부분 전문 블로거의 글로 대체하는데, 그 글에 대한 대가를 지불하지 않음으로써 비용의 효율성을 기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이 가능할 수 있었던 건 엄격한 폐쇄 시스템이었기 때문이다. 허핑턴포스트는 초청 받은 사람만이 블로그를 개설할 수 있다.

초대받은 사람들은 대부분 사회적인 지명도를 가지고 있던 인사들이기 때문에 블로그의 수익에 대해 신경을 쓰지 않는 사람들이었다. 단지 자신들과 세상을 직접 연결시켜 주는 통로를 확보했다는 그 자체만 관심이 있을 뿐, 그것을 가지고 수익을 확보하겠다거나 하는 욕심이 없었던 사람들이다. 또한 아리아나와의 개인적인 친분 때문에 블로그 개설을 허락한 인사들이었기 때문에 일정 정도는 말 그대로 기부의 성격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수백만 명에 달하는 이용자 중 자신이 제한된 허핑턴포스트의 블로거로 선출되었다는 그 자체가 영광이요 명예다. 따라서 이렇게 선출된 블로거도 다른 블로그 사이트와 같은 수익 배분을 요청할 필요성을 가지지 못한다. 대신 명예를 얻었기 때문이다.

반면 허핑턴포스트는 이들의 글을 통해 사이트 지명도를 높이고 방문객을 늘렸으며, 이를 광고하는 수단과 연결시켜 수익을 확보하는 한편 블로거에 돌아갈 수익을 자사 사이트에 대한 투자로 연결시킬 수 있었다. 전문 에디터 고용이 대표적. 2009년에는 대략 50여명이 허핑턴포스트를 운영했으나, 2011년 현재 CEO 등을 포함해 106명이 정기적으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고 있다. 이들은 블로거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실시간 뉴스나 현 시점에서 중요한 기사들을 정리해 허프포스트 리포트(Huffpost Report)란 이름으로 게재하고 있다.


# 성공 요인 ④공동체 놀이터 : 댓글 시스템

허핑턴포스트에서 머무는 시간은 다른 뉴스 사이트를 압도한다. 작은 의미의 공동체 놀이터 (Community Playground)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단초를 댓글 시스템에서 찾아볼 수 있다. 허핑턴포스트의 댓글 시스템은 몇 가지 특징을 지니고 있다. 우선 댓들 게시판의 하단에 있는 ‘Flag as Abusive’ 에 주목해 보자. 한국은 물론이고 미국 사회에서도 댓글을 이용해 상대방을 비난하거나 명예를 훼손 혹은 선정적인 발언을 하는 경우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고 사회적 문제로 발전하기도 한다. 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대부분의 뉴스 사이트에서는 로그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로그인 제도만으로 이를 제거할 수 없다.

개개인마다 적용하는 기준이 다르다는 점에서 로그인이나 실명제 만으로는 이를 통제하기 힘들다. 이를 위해 허핑턴포스트는 신고제를 활용하고 있다. 독자가 해당 댓글이 비방이나 선정적이라고 판단하면 살포시 ‘Flag as Abusive’ 를 누르면 된다. 이를 접수하게 되면 허핑턴포스트의 해당 담당자가 댓글을 검토하고 허핑턴포스트 기준에 부합되는지 여부를 판단해 삭제 혹은 수정을 한다. 적극적인 의미의 개입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상당부분 이런 행위가 걸러진다는 점에서 일종의 클린 댓글이 자리 잡게 된다.

두 번째로 댓글 자체가 일종의 공동체 구성의 도구로서 작동한다는 점. 앞서 언급한 대로 댓글을 쓰기 위해서는 가입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리고 가입절차를 하면서 개인 프로필을 작성할 수 있다. 만약 A라는 사람이 B라는 사람의 댓글을 읽고 마음에 들었다면 B의 개인 프로필을 보고 팬(fan)으로 등록할 수 있다. 이 경우 B의 댓글이 작성될 때마다 A는 SNS처럼 B의 글을 읽고 이에 대해 다시 댓글을 달 수 있다. 즉 댓글을 통한 소셜 네트워크(Social Network)가 형성될 수 있게 된 것. 이는 매우 강력한 시스템이다.

2010년 3월 기준, 2300만 명 중 80만 명에 이르는 고객들이 자신의 프로필을 등록했다. 이는 적어도 80만 명에 대한 개인 정보를 확보했다는 것을 의미하고, 이를 통해 다른 2000만 명의 개인 신상을 추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광고주에게 우리 고객은 어떤 사람이라고 추상적으로 말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 고객 중 80만 명은 구체적으로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고, 이에 기반해 추정컨데 2300만 명의 우리고객은 이렇습니다 라고 말하는 것은 설득부터가 다르다. 또한 개인 프로필이 등록된 80만명은 활동가(Active user)일 가능성이 높고, 이들을 통해 팬들이 만들어 진다는 의미에서 광의의 진성 고객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개인 간의 연결을 활성화해 줌으로써 단순히 뉴스 사이트가 아니라 서로 정보를 공유하고 논하는 공동체가 되게 된다.

공동체를 유지하고 발전하는 또 다른 방법은 본원적 특성 외에 소소한 재미를 주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2010년 허핑턴포스트는 포스퀘어(Foursquare)가 도입한 배지(Badge) 시스템을 차용했다. 아리아나는 이에 대해 허핑턴포스트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적극적인 개입을 장려하고 서로간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2011년 현재 허핑턴포스트는 네트워커(Networker), 슈퍼유저(Superuser), 그리고 모더레이터(Moderator)란 배지를 부여한다. 먼저 팬과 추종자(Follower)가 많을 경우 네트워커 배지를 부여 받게 된다. 그리고 댓글을 많이 달거나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에 이야기를 공유할 경우에는 슈퍼유저 배지를 부여받는다. 또한 적절치 못한 용어들을 신고했고, 그것이 허핑턴포스트 스태프들이 삭제했을 경우 모더레이터 배지를 부여 받는다. 모더레이터는 일종의 자정 작용을 담당하는 자발요원이다. 신고한 내용 중 관련 스태프들이 20개 이상 코멘트를 삭제했을 경우 모더레이터 Level 1의 배지를 부여받고, 100개를 삭제했을 경유에는 Level 2 배지를 부여받는다. Level 2의 경우에는 직접 관련 댓글을 삭제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는다.


# 성공 요인 ⑤현존 기술의 현명한 활용

허핑턴포스트는 홈페이지가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신흥 강호인 블로그를 끌어안았다. 새로운 기술을 뉴스 미디어란 차원으로 승화시켰다. 다른 블로그 사이트들이 개방형이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끌어 모았다면, 허핑턴포스트는 뉴스의 속성을 감안, 지극히 폐쇄적인 방식으로 블로그를 끌어안았다. 그리고 2010년 6월 허핑턴포스트는 소셜 뉴스(Social News)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와의 완벽한 연동이다. 물론 이러한 서비스는 다른 사이트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접근방식이 다르다. 다른 뉴스 사이트들이 페이스북을 접근하는 방식은 지극히 일방향적이다. 자사의 기사를 페이스북에 게재할 수 있지만, 역으로 페이스북에서 자사 홈페이지로 이동할 수는 없다. 그러나 허핑턴포스트는 페이스북의 친구 및 정보를 역으로 허핑턴포스트로 당겨 올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기사에 대한 댓글 역시 소셜 네트워크와 연동시킬수 있다. 댓글을 남기고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자신의 댓글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대로 게재된다. 물론 이 경우 기사는 참고자료 형식으로 첨부된다. 뉴욕타임스는 2008년 6월 타임스피플(Timespeople)이란 자사 중심의 소셜 네트워크를 개설한 바 있다. 그러나 이 경우도 밖으로 확장성이 제한적이라는 점에서 결국 소셜 뉴스의 범주로 확장되지 못했다.

트위터를 활용하는 방식도 다른 뉴스 사이트와 성격을 달리한다. 허핑턴포스트의 가장 큰 특징은 뉴스 기사들이 트위터 버전으로 따로 제공된다는 점. 결과적으로 다른 사이트들이 기본적으로 고객을 끌어당겨 자사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데 에만 초점을 두었다면 허핑턴포스트는 방문객이 쓴 글을 스스로 이용하고 확장할 수 있는 도구로 정의내리고 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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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히 2017-09-03 09:19:09
원래 이런거 안쓰는데 너무 감사드려요 덕분에 숙제를 잘 끝낼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