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종사자 이·전직률 ‘최대 84%’
광고 종사자 이·전직률 ‘최대 84%’
  • 최지현 기자 (jhchoi@the-pr.co.kr)
  • 승인 2011.10.25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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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년간 3182명→513명→213명

국내 광고산업 종사자들의 이직 경로 형성 및 원인을 분석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주목을 끌고 있다.

박영상 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지난 10월 14일 열린 한국광고학회(회장 김상훈) 추계학술대회에서 ‘광고 전문 인력의 직업 경로 연구’ 발표를 통해 지난 11년간 광고 종사자들의 직업 경로 현황을 파악한 결과, 이·전직율이 최대 84%에 달하는 등 심각한 수준인 것으로 조사됐다.

광고 종사자들의 주된 이직 경로와 타 직종으로의 이직 경로 등을 실증적으로 추적·분석하고, 광고 종사자 이직의 구체적 유형과 그 과정에 개입하는 여러 변수들의 영향력을 파악하기 위해 실시된 이번 연구는 광고산업 인력의 직업 경로를 실증적으로 밝힌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국내 최초 광고 종사자 이직 경로 밝혀내

특히 경로 추적을 위해 IMF 이후인 2000년도부터 2011년 현재까지 약 11년이라는 연구기간이 선정됐으며, 1차 2000년~2005년, 2차 2005년~2010년, 3차 2011년 등 세 기간으로 나눠 조사·분석됐다.

분석 대상은 광고대행사 제일기획이 발간하는 ‘광고 연감’ 내 ‘광고인 명단’에 수록된 종사자들로 했다. 연구 방법은 2000년 ‘광고 연감’에 수록된 인명자료에서 3182명을 선정한 후, 이를 2005년과 2010년에 발간된 ‘광고 연감’ 내 인명록 정보와 순차적으로 대조했다. 2011년 결과는 이번 조사 때까지 재직중이던 종사자에게 전화를 걸어 최종 이직 경로를 파악했다.

더불어 오랜 재직 경험과 다양한 이직 경로를 지닌 실제 광고 전문가 3명을 대상으로 초점 집단 인터뷰도 진행됐다.

이번 분석 결과, 2000년에서 2005년 사이 직업 경로는 전체 3182명의 분석 대상 중 2005년 명단에 기재된 종사자 수는 모두 513명으로 16.1%만 광고산업에 계속 종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광고직장 종류별 이직 현황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종합대행사 재직 인원의 경우 변동이 없었고, 전문대행사 인원은 소폭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방송광고공사와 광고 유관단체 등은 변동이 없었으며, 매체 광고 담당자 및 교육 기관 종사자, PR 종사자 수는 다소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실무진 비중이 크게 줄고, 경영진이나 부서 책임자 등 고위직 비율은 상당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조직 내 재직 기간 증가와 승진으로 인한 자연스러운 추세로 파악됐다. 이와 관련해 전체 513명 중 37%인에 해당하는 190명이 직종, 직무는 동일하되 직위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2005년에서 2010년까지 직업 경로의 경우에는 2005년 인력 513명 중 2010년까지 광고 산업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경우는 전체 약 41.5%에 해당하는 21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기간 중 승진한 인력은 56명(25.7%), 직업 경로 변화가 없었던 경우는 총 78명(35.8%)이었다. 직무가 바뀐 사례는 44명(20.2%), 직장이 바뀐 사례는 23명(10.6%)으로 나타났으며, 부서 이동과 직종 변동은 각각 16명(7.3%)과 1명(0.5%)으로 확인됐다.

또 2010년에서 2011년까지의 직업 경로의 경우엔 2010년 213명에서 2011년 202명으로 소폭 감소했다. 종합대행사 재직 인원은 2010년 122명(57.3%)에서 2011년 111명(55%)으로 감소한 반면, 전문대행사 인력은 18명(8.5%)에서 26명(12.9%)으로 오히려 증가했다.

2010년 4명(2%)이었던 실무자 빈도는 2011년에도 그대로 유지됐으며, 중간 관리자 역시 5명(2.5%)으로 2010년에 비해 2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서 책임자도 85명(42.5%)에서 78명(42.6%)으로 줄었다. 전체 80%를 자치하는 152명은 2010년에 이어 2011년에도 같은 직종과 직무, 직위 등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광고 전문성 제대로 평가 받지 못해”

직업 경로 세부 분석 주요 결과를 살펴보면, 직종 변동의 경우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기업 종류는 종합대행사 6명(54.5%)이었으며, 다음으로는 전문 제작사 3명(27.3%)과 전문 대행사 2명(18.3%)이 뒤를 이었다. 직무 변동의 경우 종합대행사 21명(61.8%), 한국방송광고공사 8명(23.5%), 전문대행사 2명(5.9%), 그리고 매체사와 전문 제작사, 기타 항목은 모두 1명(2.9%)인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이직에 해당하는 2010년 재직 직장과 직업 세부 경로와 관련해 전체 35.8%에 해당하는 76명이 2차 이직에서 아무런 직업 경로 변화를 겪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같은 직장 내 직위 변동 56명(26.4%), 직무 변동 42명(19.8%), 직장 변동 21명(9.9%), 부서 이동 16명(7.5%), 그리고 직종 변동 1명(0.5%) 순으로 나타났다.

2011년 재직 직장과 직업 세부 경로의 경우 전체 80.3%인 151명은 3차 이직 과정에서 아무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직무 변동에 해당하는 광고 종사자는 모두 16명(8.5%), 부서 이동과 직위 이동의 경우 각 10명(5.3%), 그리고 마지막으로 직종 변동은 1명(0.5%)으로 조사됐다.

초점 집단 인터뷰 결과, 광고 종사자들은 이직 원인으로 ▶광고계 혹은 광고 회사에서의 적응 문제 ▶외부에서의 유인과 금전적 보상 문제 ▶과도한 노동 강도 ▶조직 경영진 변화 등을 꼽았다. 직업 안정성이 저하되는 요소로는 광고 인력이 노동과 창의성에 대한 불합리한 처우라고 대답했다.

광고 전문성에 대해서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러한 저평가가 광고 종사자들의 처우나 직무 강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안정적인 인력 운용을 저해하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아울러 인터뷰에 응한 광고 종사자들은 국내 광고산업 발전과 관련해 지금보다 더 다양한 산업 생태계로 진화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이를 위해 특히 중소 독립 광고 대행사가 주축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 지원의 경우 미래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거나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응답한 반면, 광고 시장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에는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한편 이번 연구는 ‘2011년 상반기 한국방송광고공사 연구용역 보고서’로 10월 말 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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