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터뷰] “두 딸과 놀기 위해 시작…‘아빠 편집자’의 삶이란”
[유터뷰] “두 딸과 놀기 위해 시작…‘아빠 편집자’의 삶이란”
  • 안해준 기자 (homes@the-pr.co.kr)
  • 승인 2020.01.22 10: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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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루체체’ 송태민씨, 2년 반째 기획·편집자 역할 수행
부모 관리 아래 키즈 콘텐츠 만들어야…유튜브 정책 변화 이후 수익 급감 체감

이제는 대세가 된 빨간창의 크리에이터들. 더피알이 크리에이터 전성시대에서 콘텐츠로 승부하는 유튜버들을 인터뷰합니다.

'루루체체' 채널은 유튜브를 하고 싶은 딸 때문에 탄생하게 됐다. 사진 루루체체 제공
'루루체체' 채널은 유튜브를 좋아하는 딸들 덕분에 탄생했다. 사진 루루체체 제공

[더피알=안해준 기자] 두 딸과 함께 키즈 크리에이터로 6만9000명의 구독자를 만나고 있는 ‘루루체체’를 첫 주인공으로 픽(pick)했다. 일반 직장인이기도 한 그가 유튜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온전히 두 딸의 영향이 컸다. 최근 이슈의 중심 키즈 크리에이터에 대한 생각도 들을 수 있었다.

안녕하세요. 루루체체님. 간단히 독자분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두 딸과 함께 유튜브 루루체체를 운영하고 있는 송태민이라고 합니다.

딸들과 유튜브를 하게 된 사연이 궁금한데요.

첫째 딸이 학교에서 친구들이 유튜브 영상을 올린 걸 자랑하더래요. ‘좋아요도 몇 개가 달리고, 구독자도 있다더라’ 하면서요. 그래서 제가 “아빠가 이겨줄게!”라고 말했죠.(웃음) 그렇게 시작하게 됐습니다.

사실 그냥 딸이 하고 싶다고 하니까 시작하게 된 거예요. 처음엔 첫째 딸만 같이 유튜브를 하다가 한 달 정도 지나니까 둘째 딸도 하고 싶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 다 같이 함께 하게 됐죠. 2017년 5월부터 했으니 거의 2년 반째 하고 있네요. ▷루루체체 유튜브 채널 가보기

구독자도 이제 7만명 가까이 되면서 자녀분들도 인플루언서가 됐어요.

아이들이 12살, 9살인데요. 아직은 그런 부분에 대한 개념이 없어요.(웃음)

2년 반 동안 올린 영상도 정말 많을 것 같아요. 시작은 어떠셨나요.

지금까지 올린 영상이 거의 570개가 넘어요. 처음에는 영상 콘텐츠 기획 자체를 제가 하지 않았습니다. 모든 기획은 아이들이 다 했죠. 그래서 아이들이 원하는 걸 찍어서 편집해주고 했어요. 재미는 없었어요.(웃음) 그래도 아이들이 좋아하니 계속 올리게 되더라고요.

두 딸과 함께 키즈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루루체체'의 송태민씨(가운데). 루루체체 제공
두 딸과 함께 키즈 콘텐츠를 만드는 유튜브 '루루체체'의 송태민씨(가운데). 사진 루루체체 제공

처음부터 채널이 크진 않았을 텐데 성장한 과정이 궁금해요.

저는 영상을 70개 정도 만든 시점부터 기획에 참여했어요. 아이들도 좋아하더라고요. 그런 영상들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죠. 제가 유튜브를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항상 말하는 것이 “영상은 100개는 만들어라”, 그리고 “일주일에 1개는 업로드해라” 입니다.

저도 구독자가 많이 없다가 97번째 영상에서 터져서 한 번에 구독자가 5000명으로 늘어났어요. 어느 정도 영상이 쌓여있어야지 특정 영상을 보더라도 사람들이 구독을 누르거든요. 꾸준하고 성실한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채널을 키우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많이 했을 것 같아요.

차별화를 많이 두려고 했어요. 키즈 채널의 경우 대부분 비슷하거든요. 엄마랑 아이가 주로 나와요. 그런데 아빠가 나오는 채널이 거의 없어요. 그래서 ‘잘 놀아주는 아빠’로 방향을 잡게 됐습니다.

사실 유튜브를 하기 전엔 제가 사업을 하고 있어서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지 못했어요. 거의 3년 동안은 여름 휴가도 같이 못 가고 주말에도 계속 일만 했어요. 그때의 미안함이 컸었죠. 지금은 아이들과 많이 놀아주기 위해 유튜브를 하면서 주말에도 항상 놀러가고 촬영을 하게 된 거죠. 키즈 유튜브를 하게 되면 일단 가족들이 항상 같이 있을 수밖에 없어요. 물론 편집할 때는 혼자 하지만요.(웃음)

촬영이나 편집은 어떻게 하세요. 힘들지 않으세요.

겁내(?) 힘들어요. 중간에 그래서 편집 알바를 쓰기도 했어요. 근데 그것도 정말 쉽지 않았어요. 한번은 편집자가 잠수를 타기도 했거든요. 유튜브는 트렌디하게 빨리 촬영하고 편집해서 올리는 것도 필요한데요, 그들이 잠수 타면 당장 내일 올라갈 영상이 펑크가 나죠. 그래서 그럴 바에 그냥 제가 하는 것이 맞는 것 같아서 그때부터 다시 모든 편집을 알아서 다 하고 있어요.

유튜브가 돈벌이로 인식되면서 키즈 콘텐츠에 대해서도 말이 많잖아요. 얼마 전에 구글이 키즈 채널 관련 엄격한 정책을 내놓기도 했고요. 키즈 크리에이터로 체감되는 부분이 있다면.

유튜브 정책으로 인해 키즈 유튜버들이 더 성장하기는 힘들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해당 콘텐츠에 대해 아동용 영상인지 체크를 하게 되어 있는데요. 영상의 노출도에 영향이 큽니다. 채널 자체를 아동용으로 설정하게 되면 커뮤니티 탭도 사라져서 구독자와 소통에도 영향이 가요. 구독을 해도 알림설정도 받을 수 없어요. 이미 많이 성장한 키즈 크리에이터 채널은 유지가 될 수 있겠지만, 새롭게 키즈 콘텐츠를 시작하기엔 쉽지 않은 환경이 됐습니다.

수익적인 문제도 무시 못 할 것 같은데요.

아동용 영상에는 타깃 광고가 빠지거든요. 일반적으로 해당 날짜까지의 수익은 이틀 뒤부터 확인할 수 있는데, 정책이 바뀌면서 수익 차이도 확실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거의 3분의 1 이상 광고 단가가 떨어진 것 같아요. 그래서 브랜디드 콘텐츠 시장의 필요성이 많이 강조되는 흐름입니다.

▷관련기사: 유튜브 광고정책에 술렁이는 키즈 시장…“비즈니스 모델 바뀔 것”

브랜디드 콘텐츠나 협찬은 어떻게 진행하시나요.

키즈 콘텐츠는 어떻게 보면 가족 개념이다 보니 다양한 곳에서 연락이 와요. 장난감, 학용품, 스마트폰, 패밀리 식당, 놀이동산, 호텔, 여행사까지... 정말 다양한 것 같아요.

협찬 제의는 주로 이메일로 오고 MCN 회사를 통해 연락 주시기도 해요.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아이들과 맞는지 여부고요, 채널 성격과 어울리는지도 고민합니다. 한 번은 김치회사에서 연락이 온 적이 있는데요. 특이하게 광고 단가까지 먼저 제시하실 정도로 적극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저희 채널과는 맞지 않은 콘텐츠라 결국 거절하게 됐죠.

많은 유튜버들이 번아웃을 호소하고 있어요. 2년 반 이상 활동한 유튜버로서 보시기엔 어떠세요.

사실 저도 1월 1일 이후에 10일 이상 영상을 올리지 않았어요. 유튜버들이 제일 힘들어 하는 것은 다름 아닌 멘탈적인 부분이에요. 채널 성장에 대한 압박이 엄청 크죠. 예를 들어 영상을 8시간 이상 편집해서 올렸는데 조회수가 잘 안 나오는 경우. 이러면 환장하는 거죠. 사람이다 보니 내가 열심히 만든 콘텐츠가 반응이 없다면 자괴감이 들 수밖에 없어요. 반면에 어느 정도 성장한 유튜버들은 창작에 대한 고민은 별로 없는 편이에요. 오히려 정말 대충 만든 영상이 인기가 있을 때도 있어요. 저 같은 경우 15분 촬영하고 10분 편집한 영상이 반응이 좋았던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들과 함께 찍다 보니 이런 것들을 티를 내지 않아요. 아이들이 상처를 받을 수도 있거든요. 사업(채널 성장)은 사업대로 제가 고민해야 하는 부분이고, 아이들과는 즐겁게 영상을 찍는 것이 중요해요.

가장 반응이 컸던 영상은 어떤 거였나요?

‘엄마 몰래 시리즈’라는 콘텐츠에요. 이전에도 게임이나 다른 크리에이터도 했던 콘셉트에요. 엄마는 무언가를 못하게 하는 존재인데, 아빠랑 몰래 한다는 콘셉트로 차별화를 둔 것이 반응이 좋았습니다.

반면 ‘아, 이거는 망했다’는 콘텐츠가 있었나요?(웃음) 이유를 분석해보자면.

망한 것이 너무 많아 바로 생각이 안 나는데요.(웃음) 한번은 게임 ‘브롤스타즈’의 팝업스토어 방문 영상을 만든 적 있어요. 그 영상을 위해 현장에서 제품도 많이 샀습니다. 그런데 투자 대비 조회수나 반응이 그렇게 좋지는 않았어요. 너무한다 싶더라고요.(웃음) 그런데 이런 경우가 많아요.

키즈 크리에이터를 준비하는 유튜버들을 위해 팁을 주신다면.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어요. 우선 키즈 크리에이터는 무조건 부모 통제하에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고학년만 돼도 아이들이 직접 촬영하고 편집할 줄 알아요. 그래서 이상한 영상을 찍고 그냥 아무렇게 올릴 때도 있어요. 이 때문에 문제가 되기도 하고요. 반드시 부모 관리 아래 콘텐츠를 올려야 합니다.

또 하나는 모든 크리에이터에게 해당되는 부분인데요, 유튜브를 시작하면서부터 엄청 외로워지고 악플 때문에 힘들 거에요. 이런 부분을 알고 시작했으면 합니다. 그리고 6개월에서 1년 동안은 아무도 내 영상에 댓글을 안 쓰고, 조회수가 없어도 최소 100개 영상, 일주일 1회 영상을 올려야 합니다. 쉽지 않죠?(웃음)

반면에 영상을 만들고 개인 페이스북이나 SNS에 뿌리지는 않았으면 해요. 내 채널의 타깃층이 다르기에 도움이 안돼요. 오히려 악영향이 있기 때문에 유튜브 내에서 추천 영상이나 검색으로 뜨게 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반엔 트렌드에 따라 콘텐츠를 만드는 것도 방법이에요.

혹시 눈여겨보시거나 추천할만한 유튜버가 있으세요?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채널 중에 ‘뽁구’(뽁구BBokTV)라고 있어요. 모바일 게임을 주로 하는 크리에이터에요. 구독자도 1년 만에 40만명 가까이 달성하면서 급성장한 채널입니다. 또 한 명은 ‘딴트공’(딴트공말방구 실험실)이라는 유튜버인데요. IT 기기를 리뷰하는 크리에이터인데, 클라이언트와 비즈니스적인 부분도 잘 하는 분이기도 합니다.

마지막으로 2020년 올해 계획을 말씀해주신다면.

작년까지는 저를 ‘키즈 크리에이터 루루체체’라고 소개했다면, 올해는 ‘패밀리 크리에이터’라는 이름을 만들어가고 싶어요. 아이들뿐 아니라 아빠나 엄마도 같이 나와서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영상을 더 많이 만들고자 합니다.(웃음)

루루체체 송태민씨. 사진 안해준 기자
'루루체체' 두 딸의 아빠 송태민씨. 사진 안해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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