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무중·거왕양난···초지일관·임사주상
오리무중·거왕양난···초지일관·임사주상
  • 최지현 기자 (jhchoi@the-pr.co.kr)
  • 승인 2012.01.10 1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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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홍보화두②]사자성어로 본 PR 키워드


‘변화무쌍’에도 ‘정도(正道) PR’ 고수

주요 기업 홍보인을 대상으로 한 이번 설문조사에는 2012년 예상되는 홍보 화두를 사자성어로 표현해 달라는 주관식 문항이 들어 있었다. 그 결과 응답한 사자성어들 대부분이 ‘부정적’이고 ‘비장감’이 묻어나는 것이 특징. 무엇보다 서로 중복되는 표현이 거의 없을 정도여서 새해 홍보에 대한 전망이 그야말로 ‘안갯 속’마냥 불확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홍보인들이 체감하는 분위기가 그만큼 혼란스럽고 예측하기 힘들다는 방증이다. 

그중 ‘오리무중(五里霧中)’이라고 답한 한 기업의 홍보 관계자는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등으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고, 종편 및 SNS 등 매체도 다양/다량해짐에 따라 한 치 앞을 내다보기가 어렵다”는 설명을 달았다. 같은 맥락에서 양의 창자처럼 꼬불꼬불해 험한 길을 뜻하는 ‘구절양장(九折羊腸)’, 가고 오는 길이 모두 다 어렵다는 뜻의 ‘거왕양난(去往兩難)’, 안팎으로 크고 작은 이슈가 잇따라 터져 좀처럼 갈피를 잡기 힘들다는 뜻에서 ‘복잡다단(複雜多端)’, ‘첩첩산중(疊疊山中)’을 적은 사람들도 있었다.

혼돈·역경 속 ‘중심잡기’ 안간힘

하지만 어려울수록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는 홍보인들의 의지를 분명히 읽을 수 있었다. 매사 일에 임해서는 그 처리 과정이 주밀하고 꼼꼼해야 한다는 뜻의 ‘임사주상(臨事周詳)’이라고 답한 한 기업 홍보인은 “다급한 상황일수록 침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지일관(初志一貫)’이라고 답한 기업 홍보인 역시 “가변적인 요인이 너무 많은 2012년이 될 것이므로 뚜렷한 방향과 목표를 가지고 정직하고 일관되게 홍보하는 기업이 결과적으로 좋은 성과를 얻게 될 것”이라고 다짐하기도 했다.

‘정도(政道)’를 강조하는 표현은 ‘균형감각(均衡感覺)’, 한 번의 겸손은 천(天), 지(地), 인(人)의 사자로부터의 유익함을 가져오게 한다는 의미의 ‘일겸사익(一兼四益)’, 남과 사이좋게 지내되 의(義)를 굽혀 좇지는 아니한다는 뜻의 ‘화이부동(和而不同)’ 등이었다. 

지난해부터 정부의 잇단 강성 정책으로 유례없는 위기를 맞고 있는 제약업계는 ‘점입가경(漸入佳境)’, ‘역지사지(易地思之)’, ‘적자생존(適者生存)’ 등으로 응답, 일방적으로 수세에 몰린 심정을 표현했다. 쇠뿔을 바로 잡으려다 소를 죽인다는 뜻의 ‘교각살우(矯角殺牛)’라고 응답한 한 제약사 홍보인은 “제약업계에 대한 정부 정책이 바로 이와 같다”며 “생존 자체가 위협을 받는 상황이라 도저히 예산을 짤 수가 없을 정도”라고 울분을 토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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