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세 번째 사랑(Barney’s Version)
영화 세 번째 사랑(Barney’s Version)
  • 최지현 기자 (jhchoi@the-pr.co.kr)
  • 승인 2012.01.31 11: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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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세판에 얻은 사랑, 인생을 찾아주다


누구나 인생을 살아가면서 세 번의 기회가 온다는 말이 있다.

사실상 세 번째 기회에 방점이 실린 이 속담(?)처럼, 영화 ‘세 번째 사랑’에서 주인공 바니의 사랑도 그렇게 왔다. 바니의 사랑은 항상 ‘사고’로 시작해서 ‘사고’로 끝난다. 첫 번째 사랑은 어울려 다니는 무리들 중 한 여자 ‘친구’와의 하룻밤 사고로부터 시작됐다.


혼전임신으로 시작된 바니의 첫 번째 결혼은 결혼하자마자 유산된 아이가 친구의 아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충격과 상처를 남기게 된다. 아울러 그로 인해 바니가 등을 돌리면서 아내의 자살이라는 ‘사고’로 정리된다. 두 번째 사랑(결혼)은 파티장에서 소개로 만난 한 집안 좋고 똑똑한 독신녀와 시작됐다.

특별히 흠잡을 데 없는 조건에 근사한 몸매를 가진 두 번째 여인과 그럭저럭 결혼까지 골인하려던 찰나에 또 한번 ‘사고’가 난다. 공교롭게도 두 번째 결혼식장에서 생애 처음으로 사랑하는 여인을 만난 것이다. 그야말로 ‘대형 사고’다. 바니는 결혼식 하객으로 참석한 두 번째 부인의 친구 미리엄을 보고 첫 눈에 반한다.

그런 탓에 바니의 두 번째 결혼 생활은 시작도 하기 전에 세 번째 사랑으로 달려간다. 건조한 결혼생활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사랑하는 여인 미리엄에게 수년 간 꾸준히 꽃다발로 자신의 마음을 알리는 바니. 미리엄의 단호한 거절에 늘 좌절을 맛보지만, 바니는 굴하지 않는다.

바니에게 ‘결혼 생활은 다 그런거야~’라고 충고하던 아버지 이지는 다음과 같은 질문으로 아들의 진심을 확인한다. “그 여자와 가정을 꾸리고 싶은 거니? 네 아이도 낳고 기르면서?” “...당연하죠” 마침내 아내가 자신의 친구가 돌발적으로 바람이 나는 ‘사고’ 덕에 그렇게도 바라던 이혼을 하게 되고, 바니는 이혼 서류에 잉크가 마르기도 전에 미리엄에게 달려간다. 바니의 오랜 진심을 받아주기로 하면서 미리엄은 말한다.
“우리의 사소한 습관, 행동, 태도들이 모여 삶이 돼요. (결혼식 이후에 자신에게 연락한) 당신을 어떻게 믿죠?” 비로소 세 번째 사랑이 시작됐다. 처음으로 제대로(?) 아이들도 낳아 기르면서 가정다운 가정을 꾸리며 바니는 처음으로 삶의 안정이라는 것을 누린다. 하지만 착실하게 평범한 세월의 선물을 쌓아가던 바니의 가정에 여지없이 사고는 찾아온다.

자식들이 장성해 자신들의 품을 떠나자 미리암은 다시 방송국 일을 하게 되는데, 그 사실이 못마땅한 바니가 미리암의 남자 동료를 의심하다가 제풀에 먼저 낯선 여자와 하룻밤 ‘사고’를 친 것이다. 사실을 안 미리암은 결혼 전 약속(?)대로 바니의 곁을 떠난다. 자식들도 “엄마가 아빠를 얼마나 사랑했는데...”하며 떠난다. 바니의 불행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바로 알츠하이머라는 병에 걸린 것이다. 친구가 일 년 전에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도, 방금 주차한 곳도, 급기야 매일 밤 미리엄이 진행하는 라디오를 들으며 걸었던 그녀의 전화번호마저 기억하지 못하게 되는 바니. 그의 소식을 들은 미리암은 제안한다. 곁에서 돌봐주겠다고.

서로 재회한 자리에서 홀연히 사라진 바니를 다시 찾은 곳은 바로 미리엄과 처음 만난 그의 두 번째 결혼식장, 아니 세 번째 사랑이 시작된 곳이었다. 비록 우여곡절을 거쳤지만, 그의 세 번째 시도는 비로소 결실을 맺은 것일까. 그 때 그 기억으로 돌아간 바니는 남은 여생을 그의 마지막 사랑, 미리엄의 애도 속에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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