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뒤흔든 디아블로 사태
세상을 뒤흔든 디아블로 사태
  • 더피알 (thepr@the-pr.co.kr)
  • 승인 2012.07.02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한 중독성으로 무장…방학 앞둔 국내 게임 업체 비상

[The PR=최연진] 새로 나온 온라인게임 한 편이 온 나라를 시끄럽게 하고 있다. 바로 ‘디아블로3’다. 5월 15일에 한국을 포함해 전세계 동시 출시된 이 게임은 미국의 블리자드라는 회사에서 만들었다.

블리자드라는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도 한 번쯤 들어봤을 만한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을 만든 유명한 게임 개발 회사다. 전세계적으로 이름난 회사인 블리자드에서 내놓은 디아블로3는 이용자가 여러 가지 직업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악마와 괴물들을 무찌르는 역할분담형 게임(RPG)이다. 즉, 자기가 맡은 역할에 따라 주어진 과제를 해결해 가는 게임이다.


디아블로3의 인기는 상상을 초월한다. 우선 국내의 경우, 판매 당일인 5월 15일 4000개 한정판을 사기 위해 전국 여러 군데 판매장소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전날부터 모여 밤을 새우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일부 직장인들은 게임 구입을 위해 하루 휴가를 내기도 했다.

트위터 등에는 마치 2002년 한일월드컵 때 응원하러 몰려든 사람들을 보는 것 같다는 글이 올라올 만큼 비가 오는 궂은 날씨임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사려는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그 바람에 일부에서는 제품 구입을 둘러싸고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월드컵 응원 열기 못지않은 디아블로 인기

한정판의 경우 가격도 9만9000원으로 비싼 편이었는데 희귀성 때문에 1인당 2개씩 산 사람도 있다. 또 이렇게 구입한 한정판을 인터넷 경매 사이트 등에서 20만원에서 50만원까지 프리미엄을 붙여 내놓기도 했다. 졸지에 게임이 투기 상품이 된 셈이다. 한정판 뿐 아니라 5만5000원에 판매한 일반판도 여러 곳에서 매진이 됐다.

디아블로3가 이렇게 인기를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 게임의 인기 비결은 결국 강한 중독성이다. 블리자드는 12년 전인 1996년에 ‘디아블로2’를 내놓았다. 당시 많은 사람들이 게임을 구입해 몇 년 동안 즐겼는데, 그때 즐겼던 사람들이 이번에 새로 나온 게임을 다시 구입해 즐길 만큼 중독성이 강하다.

▲ 디아블로3 국내 판매 당일인 지난 5월 15일, 4000개 한정판을 사기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들어 밤을 새우는 진풍경이 연출되기도 했다.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게임을 사려고 줄을 서 있는 모습.
그렇다보니 12년 전 청소년이었던 사람들이 이제는 20·30대 또는 40대 이상 직장인이 된 경우가 많다. 실제 과거에 즐겼던 게임에 대한 향수와 추억을 잊지 못해 새로 게임을 구입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한마디로 이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만큼 빠져드는 재미가 있다고 한다.

특히 이번에 국내 출시된 디아블로3에는 모든 게임 내용에 한글 자막과 우리말 음성이 들어 있어 누구나 쉽게 즐길 수가 있다. 이와 함께 블리자드는 자사에서 개발한 전작 게임들에서는 볼 수 없는 또하나의 새로운 기능을 집어넣었는데, 이 기능 때문에 출시 전부터 국내에선 말이 많았다. 바로 아이템 거래 기능이다.

이는 게임 속 캐릭터가 게임 진행을 위해 필요한 각종 도구를 사고파는 행위다. 즉, 칼이나 창, 방패, 갑옷 같은 각종 도구를 인터넷 속에서 이용자들끼리 경매 방식으로 거래를 할 수 있는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경매는 두 가지 방식으로 이뤄지는데 우선 게임 속에서만 통용되는 일종의 사이버 머니인 금화로 사고파는 경우가 있고, 다른 하나는 실제 신용카드 등 실생활에서 쓰이는 현금으로 사고파는 식이다. 이렇게 되면 게임을 하면서 획득한 아이템을 판매해 먹고 사는 일이 가능해 진다.

그래서 게임물등급위원회에서는 현금을 주고 아이템을 거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이 기능을 수정하지 않는 한 국내에서는 심의를 내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위원회는 이를 도박 사이트처럼 우연으로 재화를 획득하는 사행성으로 본 것이다.

출시 하루만에 전세계 350만개 팔려…국내 PC방도 ‘디아블로 천하’

그러나 블리자드는 전세계 어디서든 똑같은 게임을 제공해야 하는 만큼 수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신 국내에서는 현금으로 아이템을 사고 팔 수는 없도록 이 기능을 막아 놨다. 즉 게임에 접속한 이용자의 인터넷 주소를 확인해서 한국이면 현금 거래를 자동차단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게임 속 사이버머니로만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다.

디아블로3는 판매 기록도 새로 경신했다. 블리자드사에 따르면 이 게임은 출시 하루 만에 전세계에서 350만개가 팔렸고 1주일 만에 630만개가 팔려 게임 사상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많이 팔린 게임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국내 PC방 점유율 순위도 38.86%로 2위 게임과 2배 이상 차이 날 만큼 압도적 1위다. PC방들도 때아닌 특수를 누리고 있는데 게임이 출시된 첫 주말의 PC방 이용시간이 940만 시간으로 전주의 770만 시간보다 20% 이상 늘어난 것이다. 직장인들이 퇴근 후 바로 PC방으로 달려가 이 게임을 즐기면서 PC방 순위가 많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만큼 국내 온라인 게임업계에는 치명적이다. 당장 한 달 뒤가 게임업계의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여름방학과 휴가철이다. 그런데 지금처럼 디아블로3가 흥행몰이를 한다면 국내 게임업체로서는 수익에 차질이 발생하는 등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에 국내 온라인 게임 개발업체들도 새로운 대형 신작 게임들을 내놓는 등 디아블로3를 견제하겠다는 입장이다. 리니지 등 유명 온라인 게임을 만든 엔씨소프트에서 ‘블레이드앤소울’이라는 대작 게임을 6월 중 내놓을 예정이며, 다른 업체들도 새로운 게임을 준비 중이다.

서버 다운 현상 속출

인기가 높은 만큼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선 인터넷 접속 장애 현상이 빈발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게임 판매를 시작한 5월 15일 자정부터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전세계에서 많은 이용자들이 몰리다보니 제대로 접속이 되지 않고 있다. 회사의 예상치를 뛰어넘는 사용자들이 몰리다보니 미처 서버가 감당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디아블로는 우선 인터넷에 접속해 이용자 인증을 해야만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런데 접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보니 게임을 구매하고도 아예 즐기지 못하는 사람도 생겼다. 이 때문에 포털 사이트 등에는 환불을 요구하는 서명 운동까지 일고 있다.

서비스 불만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까지 나서서 디아블로3의 서비스 장애 및 환불정책과 관련해 블리자드코리아를 조사하고 있다. 결국 블리자드코리아는 6월 18일 이용자들의 레벨이 40이하인 경우에 한해서만 환불을 해주기로 했으나, 이용자 불만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고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