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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질 광고와 맞바꾼 언론의 자존심
저질 광고와 맞바꾼 언론의 자존심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10.05 16: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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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광고, 음란하고·혐오스럽고…법으로 제재 쉽지 않아

[The PR=서영길 기자] 인터넷신문의 각종 성인 광고, 혐오 광고가 전국민의 스트레스가 된 지 오래다. 온라인 상에서 기사 한 건을 보려 해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별의별 광고를 다 봐야한다.

광고를 위해 걸린 사진은 물론이고 문구도 점입가경이다. 광고와 전혀 상관없는 늘씬한 몸매의 노출녀를 등장시키는가하면 적나라하게 드러낸 흉측한 잇몸을 보여준다. 여기에 최대한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문구를 삽입해 기사를 보려고 들어온 독자들을 유혹한다.

이렇듯 미성년자에게 유해하거나 성인도 보기 꺼려지는 유해성 광고를 온라인 상에 올려놓은 인터넷신문이 최근 1년새 3배로 급증했다. 유해성 광고란 제품과 관련 없는 성행위 묘사, 선정적 문구, 그림, 사진 등을 넣어 청소년들의 정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광고를 말한다.

▲ 한 인터넷신문에 게재된 배너광고들.

여성가족부가 국내 모든 인터넷신문을 3월~5월 조사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총 3216곳의 인터넷신문 중 176곳(5.5%)이 유해성 광고를 게재했다. 이는 지난해(62곳)에 비해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다. 이들 사이트에 게재된 광고 대부분은 성(性)과 관련된 내용으로, 성행위·성기표현·성적욕구자극 등에 관련한 이미지와 문구를 담고 있다. 광고 유형 또한 성기능식품이 가장 많았고, 비뇨기과, 성기능개선용품 등이었다.

이런 발표에도 유해 광고가 잦아들 기미가 없자 여가부는 이를 삭제하지 않을 경우, 해당 인터넷 신문사를 형사고발하기로 하는 등 강경대처 방안을 내놨다. 여가부는 지난달 25일 종합일간지 등 13개 매체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행위를 적발해 시정을 요청했다. 적발된 13개 매체에는 종이 신문과 인터넷 홈페이지를 함께 운영 중인 종합일간지와 스포츠지, 온라인을 기반으로 운영돼는 인터넷신문 등이 포함됐다.

광고 클릭수=매출…언론사들 “광고 내리기 쉽지 않아”

하지만 유해 광고로 적발돼 시정조치를 받은 곳보다 적발을 피해간 인터넷신문이 훨씬 많다는 점이 문제다. 이들 인터넷신문에 올라온 광고 중 많은 수가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유해 광고로 지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여전히 온라인 사이트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선정적이거나 거부감이 드는 저질 광고는 인터넷신문은 물론 대부분의 종합일간지 홈페이지에서도 일상적으로 볼 수 있는 실정이다. 특히 이런 광고는 거대 언론사 홈페이지 보다 상대적으로 영세한 인터넷신문에서 많고, 연예나 스포츠를 전문적으로 다루는 언론사 사이트에서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 인터넷신문에 게재된 광고 대부분은 성(性)과 관련된 내용이다.
독자들이 불편해 하는걸 알면서도 언론사들이 저질 광고를 적극적으로 없애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광고 클릭수가 자신들의 매출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광고는 클릭수가 많을수록 광고주와 해당 언론사에 돌아가는 수익이 커지는 구조다. 이렇다 보니 군소 인터넷신문들은 이를 통한 매출 증대 유혹을 쉽게 뿌리치기 힘들다. 

한 인터넷신문 관계자는 “그런(유해) 광고를 싣지 않는게 맞다. 지양하려고 노력은 한다”면서도 “하지만 게재를 중단하면 당장 몇 십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문제가 있어 쉽지 않다”고 털어놨다. 또 이 관계자는 이런 저질 광고가 많이 나타난 배경에 대해선 ‘매체의 난립’을 원인으로 꼽았다. 그는 “광고는 한정돼 있는데, 매체가 많아지다 보니 과도한 경쟁이 붙었다. 광고의 질이 낮아 질 수 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런 저질 음란 광고는 청소년 유해 매체물로 지정되지 않아 광고를 해도 법적 제재를 받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여가부 등 정부는 음란성 광고를 게재한 매체에 시정 요청을 해도 법으로 게재를 막는 것은 사실상 힘들다는 입장이다. 상당수가 청소년 유해 매체물 기준에 미치지 못해 유해성 광고로 제재하기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김영 한국인터넷신문협회 사무국장은 “정부기관에서 관련법에 의해 제재 할 수 있는 건 하겠지만, 궁극적으로 이 문제는 자율규제에 맡겨야 한다는 것이 협회나 언론학계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인터넷신문의 음란성 광고를 모니터링하는 시민기구인 ‘자율심의기구’가 10월 안으로 출범할 예정이다”며 “이미 완성된 가이드라인을 가지고 문제가 있는 언론사에 협조를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조가 안되면 주의나 경고 등의 제재 조치를 내리고, 누적이 되면 정부나 언론진흥재단 등의 신문지원사업 평가에서 감점요인으로 작용하게 해 실효적인 제재를 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사무국장은 덧붙여 “현재 음란, 저질 광고 문제를 놓고 한국인터넷신문협회, 한국온라인신문협회, 광고주협회, 인터넷기업협회 등이 나서 개선 방안과 자율규제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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