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놓고 말하자’ 들고 나온 초코파이 새 광고
‘까놓고 말하자’ 들고 나온 초코파이 새 광고
  • 서영길 기자 (newsworth@the-pr.co.kr)
  • 승인 2012.11.10 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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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카피 과감히 버려…공감·코믹·소통으로 ‘情’ 통해

[The PR=서영길 기자]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 CM송이 흘러나오며 광고가 시작한다. 너무나 귀에 익은 오리온 ‘초코파이’ 광고다.

그런데 광고에 등장한 주인공이 CM송을 끊으며 난데 없이 “이제 말 안하면 몰라요”라며 오랫동안 사용해온 초코파이 광고 카피를 한 방에 무시해 버린다. ‘경쟁사 광고인가?’하고 고개를 갸웃거릴 찰라, 주인공이 초코파이를 한 입 베어문다. 

오리온 초코파이가 20년간 이어온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라는 광고 카피를 과감히 버렸다. 그 대신 이와 정 반대인 ‘정 때문에 못한말, 까놓고 말하자’라는 카피를 들고 나왔다. 늘 그래왔듯 ‘정(情)’이라는 콘셉트는 가져가되 지금 시대에 맞는 소통방법으로 바꿨다.

오리온은 지난달 27일부터 이같은 콘셉트로 고등학생, 군인, 연인, 부부, 모녀 등 5편을 동시에 내보내고 있다. 각 편의 에피소드들은 우리가 일상에서 겪었거나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채웠다.

예컨대 갓 입대한 군인이 “종교활동이 끝난 후 목사님께 말해버렸다”라고 속엣말을 하다 이내 목사에게 초코파이를 건네 받으며 “목사님 사실은 저 불교에요~”라고 털어놓는 식이다. 그 와중에 어떤 군인이 “성당은 (초코파이) 두 개 준대!”라고 외치자 우르르 몰려가는 군인들을 묘사해 깨알 재미를 선사한다. 군대를 다녀온 남자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인 것.

담철곤 회장 직접 부른 ‘CM송’…광고 속으로

오리온 초코파이의 새 광고는 이같이 각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유머코드에 ‘까놓고 말하자’는 광고 카피를 자연스레 녹여 어필하고 있다.

여기에 생소해 보이는 연기자들의 열연도 광고를 빛내는데 한 몫하고 있다. 이들 모두 톱스타는 아니지만 그 동안 광고, 드라마, 뮤지컬, 연극,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활동 경력을 가진 연기자들이다. 부부편에서는 뮤지컬 스타 김재만씨가 남편의 애처로움을 연기했고, 정준하의 전 매니저 ‘최코디’ 최종훈씨는 군인편에서 코믹한 군인 연기를 보여줬다. 성당은 초코파이 두 개 준다는 말에 머리를 감싸쥐며 흥분하는 최씨의 모습이 압권이다.

이 광고의 또 한 가지 에피소드. 오리온은 이번 광고의 배경음악으로 지난 2006년 담철곤 회장이 직접 불러 화제가 됐던 CM송을 삽입했다. 담 회장은 당시 창립 50주년을 맞아 초코파이의 글로벌 시장 성공을 기념하고 국내에서도 입지를 더욱 다지겠다는 의미로 광고에 출연하며 CM송도 부른 바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1974년 첫선을 보인 이래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165억개가 판매된 제품으로, 이를 한 줄로 늘어놓으면 지구를 약 25바퀴 돌 수 있다.

인터뷰 | 광고제작사 제일기획 이민규 프로

총 5편의 ‘까놓고 말하자’ 시리즈가 공감이 간다. 이 광고의 콘셉트는.

“이번 광고는 저희가 그동안 보여왔던 기존 광고들과는 다른 시각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세 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요. 첫 번째는 시대의 변화입니다. 디지털의 발달과 함께 사람들은 더 많은 사람과 소통하게 됐지만, 솔직하고 깊이 있는 대화는 줄어든게 사실이죠. 두 번째로는 소비자 가치의 변화를 꼽고싶습니다. 소비자는 이전보다 높은 경제력을 갖게 됐고 선택할 수 있는 브랜드는 많아진 반면, 초코파이가 지닌 정(情)의 무게는 실제 제품의 구매 가치보다 무겁게 전달되고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세 번째 구매 유도입니다. 소비자는 ‘초코파이의 정’이 유지되기를 바라면서도 세대가 변할 수록 ‘내가 구매하는 제품’이라는 마인드는 점차 작아지고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됐죠. 그래서 저희 나름대로 시대에 적합한 정의 재해석이 필요했던 거고요. 솔직한 소통으로 그 무게를 덜면서도 초코파이를 구매하고 싶게 만드는 커뮤니케이션을 고민했고, 그 결과 ‘정 때문에 못한 말, 까놓고 말하자’라는 솔직 담백한 콘셉트가 나오게 된거죠.”

그 동안 ‘말하지 않아도 알아요’란 노래와는 광고 카피가 정반대다. 이유는.

“한 마디로 광고주의 결정이 과감했다고 보고요. 정의 재해석과 더불어 우리의 입으로, 우리 스스로 기존 메시지를 뒤집자는 발상이었죠. 그래서 “이제는 말하지 않으면 몰라요”라는 화두를 던지며 “정 때문에 못한말, 까놓고 말하자”라는 메시지를 과감하게 전하게 된거고요. 하지만 ‘까놓고 말하자’는 메시지는 기존 카피와는 상반되는 것처럼 보여도, 분명 시대에 적합한 솔직하고 직접적인 소통을 촉구하는, 즉 초코파이는 기존보다 더 깊이 정을 전달하는 매개체라는 것을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광고 아이디어는 어떻게 얻었나.

“‘까놓고’ 말하려다 보니 우리의 일상에서부터 이야기가 시작돼야 했습니다. 모든 남자들이 군대에서 겪었던 종교 활동의 경험, 많은 신혼부부들이 겪게 되는 요리의 악몽, 최근 트랜드인 연상연하 커플, 남자들의 고충인 루저 콤플렉스 등 아이디어들은 광고를 제작한 분들의 경험담, 그리고 주변 이야기에서부터 만들어졌습니다. 있지도 않는 상황을 과장해 표현하지 않으면서 ‘까놓고 말하자’라는 메시지가 임팩트 있게 전달되도록 진정성 있는 반전을 주었습니다.”

연기자들 얼굴이 모두 생소하다. 어떻게 섭외했나.

“연기자들 역시 보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우리 일상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그래서 그런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는 모델들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유명인들을 배제하면서도 뛰어난 연기력을 가진 연기자들을 섭외하는데 애를 썼고요. 그래도 우리 모델들 톱스타는 아니지만 그 동안 광고, 드라마, 뮤지컬, 연극, 버라이어티 등 다양한 활동 경력을 가진 연기자들입니다. 뮤지컬 스타 김재만님이 연기한 남편의 애처로움, 연기자로 전향한 ‘최코디’ 최종훈님의 코믹 군인 연기, 톱스타들과 광고에서 호흡을 맞춘 ‘뻔뻔하게 귀여운’ 누나 여고생 문가영양, 아역 배우로 탄탄한 실력을 쌓은 김환희양이 보여준 딸의 모습 등 모든 연기자들의 뛰어난 연기는 이번 광고에 공감과 함께 큰 재미를 주었다고 생각합니다.”

제작과정에서 재밌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일상 생활에서 이야기 소재를 꺼냈고, 다양한 재미를 전달하려다 보니 수많은 버전의 광고 제작물이 만들어졌습니다. 그 중 각 한 편씩만을 선정한 것이죠. 촬영 현장에서는 실제 준비된 콘티 외에 감독님과 제작자들, 광고주의 끊임없는 아이디어가 그 자리에 발휘됐고, 연기자들은 욕심 내 다양한 연기를 시도했습니다. 편수가 많았던 만큼 촬영시간이 지연되는 고초도 있었지만, 그 어느 촬영장보다 다양한 이야기와 연기들이 시도된 재미있는 촬영이었습니다. 사실 각 편마다 다른 버전의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이 있어서 편당 1개씩의 소재밖에 TV에 노출되지 못하는게 정말 안타깝죠. 기회가 된다면 인터넷에 다른 버전들을 모두 공개해보고 싶습니다.”

‘까놓고 말하자’란 카피를 유지하며 계속 시리즈를 만들 계획인가.

“‘정 때문에 못한 말, 까놓고 말하자’는 초코파이가 20년이 넘도록 유지해 온 광고 카피를 뒤집은 큰 도전이었습니다. 이에 대한 결과는 우리가 아닌 소비자들이 ‘제품 구매’를 통해 보여줄 것이고, 여기에 따라서 다음 캠페인의 콘셉트가 정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런 큰 도전이 부디 틀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죠.”

새 광고에 대해 더 어필하고 싶은 내용이 있다면?

“이번 초코파이 캠페인은 과감한 도전이었던 만큼 콘셉트에서 제작물까지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광고주의 과감한 결정과 캠페인에 대한 애정, 그리고 대행사 전략팀과 제작팀의 깊은 고민과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함께해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시대에 맞는 ‘소통과 공감’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그 메시지를 만들어내는 사람들로부터 소통과 공감이 이루어져야 함을 깨닫는 캠페인이었죠. 부디 소비자들 역시 초코파이가 소통과 공감의 매개체가 돼 정 때문에 못한 말, 까놓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광  고  주 : 오리온
광고유형 : TV광고, 온라인 광고
집행기간 : 10월28일~12월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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