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전통 광고방식 완전히 버려라
[인터뷰] 전통 광고방식 완전히 버려라
  • 주정환 기자 ( webcorn@hanmail.net)
  • 승인 2010.08.11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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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강균 교수

한세대 광고홍보학과

크리에이티브 측면에서 달라져야 할 내용들은?
광고 하면 일단 3가지 입니다. 전달하려는 메시지가 뭐냐가 기획이고 그걸 어떤 아이디어로 전달하느냐가 크리에이티브이고 어디에 전달하느냐가 매체입니다. 하나 더 추가하면 바로 광고환경이 바뀌는 겁니다. 소셜미디어 등장으로 매체환경도 바뀌고 소비자도 바뀌고 있습니다. 당연히 크리에이티브 전략도 바뀌어야 하고 매체 전략도 변해야 겠죠.

광고업계가 직면한 위기라면?
기존 광고라면 4대 매체 중심인 ATL과 미디어 외의 광고인 BTL 두 분야였지만 지금은 ATL BTL 구분도 없어지고 있습니다. 조선일보를 보면 알겠지만 조선일보 조선닷컴 같이 합니다. 신문과 포털에 대한 구분이 없어진 거죠. 4대 매체 중심일 때는 간단했던 광고가 지금처럼 매체 자체가 완전히 바뀌고 있는 상황에서 광고를 노출시켜야 하는 입장이니까 굉장히 어려운 상황입니다. 지금은 각종 매체가 다변화 되다 보니까 광고 나오면 채널을 돌려 버립니다. 소비자가 광고를 피하는 상황이 된 거죠. 그런 점에서 광고는 앞으로 끔찍한 사양산업이 될 수도 있습니다.

정말 사양산업이 될 수 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인지요?
월드컵 때 CF당 1억씩 하는 광고가 10분씩 쏟아져 나왔지만 그걸 처음부터 끝까지 보고 있는 시청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시청자가 심리적으로 느끼는 TV는 오락과 정보입니다. 시청자에게 광고는 광고심리학자 디히터 박사의 말처럼, 단적으로 말해 화장실 가도 되는 시간 아니겠어요? 채널이 100개가 넘는 시대에 그냥 재미있고 예쁘게 CF를 만들면 모두가 열심히 볼 것이라고 착각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 봐야 할 때입니다.


언제부터 광고계의 환경이 급변하기 시작했습니까?
최근 2~3년 동안 포털, 블로그, 카페와 같은 인터넷 커뮤니티 중심 서비스일 때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최근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가 나오고 아이폰, 아이패드 등이 나오면서 벽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TV 경우만 보더라도 저희 집 가족 모두 스마트폰으로 시청합니다.

변화의 궁극적 방향은 어떤 것입니까?
지금 상황은 정확히 대중에서 군중으로, 군중에서 개인으로 가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은 군중에서 개인으로 가고 있는 과정에 놓인 셈이죠. 아주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존의 매스미디어에만 의존했던 조직은 큰 위기에 봉착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광고는 매스가 아니라 세그먼트화, 카테고리화 시켜 나갈 수 밖에 없습니다. 더 나아가서는 각 개인에게 맞는 광고를 해야 할 것입니다.

기획과 전략이 달라져야 할 내용들은 어떤 게 있습니까?
전통 광고방식을 탈피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매체 특성과 소비자의 접촉 습관 등 이런 것들에 따라 전략이 완전히 달라져야 합니다. 그에 따라 카피도 메시지도 달라져야 하고요. 단순 이미지 광고 보다는 프로그램 사이 사이에 이뤄지는 관심분야에 대한 스토리 마케팅이나 입소문 마케팅 등이 매우 중요한 상황입니다. 이젠 광고와 마케팅이 구분이 안 되는 시대가 됐습니다.

-가상광고, 3D 광고 등 새로운 광고기법의 등장이 광고업계를 활성화 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겠는지요?
분명 비주얼적인 효과는 있습니다. 매체 분야에서 많은 검토가 있을 겁니다. 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 봤을 때 효과에 대한 분석은 그렇게 높지 않을 것으로 봅니다. 축구장 내에 가상광고를 한다고 해서 축구에 관심이 있지 광고에 얼마나 관심을 가질까요? 결국 소비자 입장에서는 잠깐 지나가는 광고일 뿐입니다. 잔상이 남을 수는 있겠지요. 과연 기억하고 상기해서 제품 구매에까지 연결될 수 있을까 생각해 본다면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뉴미디어에 대한 기대는 높지만 효과에 대한 분석은 아직 미미한 상황입니다.

앞으로의 광고는 효과측정이 뒤따라야 된다는 말인지요?
광고 효과 측정을 보면 모 방송국이 월드컵 프로그램 시청률을 그대로 광고시청률로 적용하는 우를 범하듯이 ATL과 BTL도 마찬가지로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인터넷 경우도 클릭 수에 따라 광고효과를 측정하고 또 주문 수에 따라 측정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지만 모두 허수가 많습니다. 노출이 많다고 해서 소비자가 제대로 인식하는 건 아니라는 겁니다. 물론 이미지를 좋게 하거나 인지도를 높이기 위한 광고도 필요하겠지요.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제 광고는 구매과정까지 관리돼야 합니다. 최근 광고회사 모두 IMC(통합마케팅커뮤니케이션)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바로 그런 이유에서 입니다.

IMC를 어떻게 적용 시켜야 하는지요?
소셜미디어로 매체가 이동되고 군중에서 개인으로 이동되는 상황에서는 과거처럼 기억만 오랫동안 하고 또 인지하고 그런 개념은 없어지고 그 즉시 구매와 연동되는 그런 광고로 전환돼야 합니다. 고객의 DB를 모바일 툴과 연동시켜 판매에 도움이 되고 직결되는 방향으로 발전시켜야 하겠지요.

변화를 주도하는 광고 매체는 무엇이고 현재 영향력은 어떻게 보십니까?
변화의 주체는 역시 스마트폰이죠. 아이폰 등장 이후 모든 게 바뀌고 있으니까요. 패션이나 젊은층 대상 제품은 이미 매스에서 개인 타깃으로 절반 이상이 넘어간 상태입니다.

4대 전통매체의 방향은 어떻게 보십니까?
트위터 카페 블로그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나이 많은 층들은 별로 없습니다. 결국 20~30대 중심이라고 봐야 겠지요. 그런 측면에서 가처분 소득이 있는 소비계층들은 모두 40~50대 층이라고 볼 때 아직 매스미디어로 가고 있다고 봐야 겠죠. 현재 광고대행사들의 주요 수입원이기도 하고요.

한국 광고시장의 비전은 무엇인가요?
해외 광고시장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글로벌 시장의 관점에서 보면 안테나샵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신제품이 나오면 한국에서 먼저 CF를 선보이고 성공하면 글로벌로 확장시키는 전략을 펼치고 있으니까요. 그만큼 역동적인 시장이 바로 한국 광고시장입니다. 광고시장의 허브 역할을 하는 만큼 자신감을 가지고 준비할 필요가 있어요.

한국 광고가 해외에서도 인정받기 위해 준비해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라면?
자본 보다는 아이디어입니다. 크리에이티브에 대한 아이디어, 매체와 관련된 아이디어, 뉴미디어와 관련된 아이디어 같은 거죠. 우리나라에서 했는데 성공적이었다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건 문제도 아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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